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IMSpir e Dition X Mar 10. 2024

[e] 엄마가 아프게 낳아서 미안해.®

■ 남자를 사랑하는 법은 알았지만, 아이를 사랑하는 법을 몰랐기에...


난 네가 태어나기 전에 더 행복했어. 너도 알지?

매일 아침 이런 소원을 빌어. 여기가 프랑스였으면 좋겠다.라고... <영화. 케빈에 대하여.>




https// : 아이가 1살이 되면  그제서야 엄마도 한 살이 된다. com


어릴 적 아토피가 너무 심했다. 특히 여름에는 잠을 잘 수 없을 정도로 너무 힘들어했는데,  

그 모습을 보고  엄마가 “아프게 낳아서 미안해 “ "건강하게 못 낳아줘서 미안해."라고 한참을 울으셨다. 

- 조세호와 어머니의 애달픈 에피소드 - 


엄마는 자식의 고통을 자신의 탓으로 안다. 엄마의 모성애는 이리도 한눈을 팔지 않는다. 청춘을 희생으로 그을린 삶을 이해한다는 건 어쩌면 불가능한 일인지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성에게 모성애는 태어나는 것이라고 몰아세우는 건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라고 볼 수 있다. 


어느 광고에서 이제 갓 엄마가 된 사람들을 인터뷰를 하는데 공통적으로 하는 말이 있었다. 아이를 키우는 과정에서 자신이 엄마로서 부족하다고 느낀다는 것이다. 즉. 자신의 모성애가 부족하다고 느끼는 것이다. 하지만 그녀들이 모르는 사실이 있다. 


시 수업이었다. 선생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선생님이 깜짝 놀랄 말한 시를 봤어. 그 시를 보자마자 우리 반 아이들은 이 시를 읽는다면 나랑 같은 생각을 할까? 과연 너희들이 공감할 수 있을까? 생각이 들더라고 그래서 그 시를 소개하려 해.  < 예능, 학교 다녀오겠습니다 >


꽃게가 간장 속에 

반쯤 몸을 담그고 엎드려 있다. 

등판에 간장이 울컥울컥 쏟아질 때 

꽃게는 뱃속의 알을 껴안으려고 

꿈틀거리다가 더 낮게 

더 바닥 쪽으로 웅크렸으리라 


버둥거렸으리라 버둥거리다가 

어찌할 수 없어서 

살 속으로 스며드는 것을 

한때의 어스름을 

꽃게는 천천히 받아들였으리라 

껍질이 먹먹해지기 전에 

가만히 알들에게 말했으리라 


저녁이야. 

불 끄고 잘 시간이야. - 스며드는 것. 안도현- 


교실에는 여학생들이 가득했지만 시의 주제 : "모성애"를 느낀 사람은 배우 홍은희 씨와 선생님 단 두 사람뿐이었다. 그녀들은 엄마로서 오랜 세월을 살아왔기에 모성애라는 감정을 느낄 준비가 되어 있었지만 여학생들에게 준비가 되지 않았다. 


그녀 또한 그랬을 것이다. 

남자를 사랑하는 법은 알았지만, 아이를 사랑하는 법을 모르고 살아왔을 그녀였기에...

그렇다. "아이가 1살이 되면, 그제서야 엄마도 한 살이 된다." 



엄마. 바닥에 토를 해서 미안해.  



아가. 괜찮아. 어쩔 수 없는 거잖아. 





작가의 이전글 [e] 내가 쪽팔려. 그거 사랑하는거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