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인천시에서 주민참여예산제를 진행하였다.
반드시 참여해야 하는 3번의 일정에 수업이 있어 참여하지 못했고,
'
운영위원으로 참여를 했다.
그러던 중 분과장을 하셨던 분이 도중에 그만두시는 바람에 분과장 자리가 공석이 되어버렸다.
얼떨결에 내가 맡아 민관협치를 진행하였고, 사업의 목적과 특성에 따라
나는 내 시간을 사용하면서 그에 대한 보수를 받는 일은 없었다.
여기까진 이해했고, 불만이 없었다.
내가 고민하고 가다듬어 만든 정책을 실현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요즘 유행어를 빌려 지금의 내 심정을 말하자면, ‘철이 없었죠. 제가 주민참여예산을 한다는 게’ 딱 이거다.
코로나로 인해 중간에 제안했던 정책의 제안을 수정까지 했는데, 이제 정말 실행만 남았다고 생각했는데,
말도 안 되는 일이 일어났다.
공무원들이 새롭게 발령 나고 업무 담당자가 바뀌고.
이건 뭐 내가 관여할 일은 아니지만. 여하튼 그러면서 어이없는 말을 센터를 통해 들었다.
시에서 뜬금없는 정책으로 바꾸려고 한 거.
남 시간 뺏고 뭐하는 짓인가 싶더라.
내가 미쳤지. 뭘 하겠다고 이딴 일에 시간을 쏟았나.
중간 보고서를 내야 한다고, 인터뷰를 줌으로 해야 한다는데
사업의 방향도 아직도 안 정해졌는데 무슨 인터뷰.
나는 인터뷰 비용도 안 받고 마지막 중간보고서를 서면으로 직접 써서 줬다.
거기에 내 입장을 세세히 썼다고 생각했고, 시에서 알아 들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안 읽었나 보더라.
한 달 전엔가? 시에서 전화 왔다.
사업 진행될 껀데 함께 해주시는 거냐고.
내가 정색 잘 안 하는데 유선상으로 똑똑하게 말했다.
난 이미 작년에 보고서에 썼고, 그 사업이 어떻게 되는지 들은 바도 없다.
그래서 참여 안 한다고.
공무원 업무가 많을 수 있지.
그래서 놓칠 수 있지.
그럼 난? 난 돈도 안 받고 시간 버린 셈인데?
내가 우습나 싶더라.
정말 모든 거에 정이 딱 떨어지는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