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맥키의 스토리> 中 11장 장면분석과 연결 지어 알아보자
나는 오늘 좀 실험적인 글을 써보려고 한다.
그것은 바로 내 현재 마음 상태 및 상황이 담긴 짧은 에세이와,현재 작가지망생으로서 읽고 있던 시나리오 작법서 속의 개념 설명을 연결 지어 스스로의 마음 해설을 하고자 한다.
내 마음도 추스르고, 작법서의 설명도 더 쏙쏙 이해할 수 있도록 나만의 융합 일기를 써보려고 한다.
이것은 마음 해설일 수도 있고, 그저 일기형 에세이일 수도 있고, 누군가에겐 작법 이론을 가장 쉽게 접할 수도 있는 글이 되길 바란다.
따라서 이 글의 장르는, 에세이도, 리뷰도, 독후감도, 일기도 아닌...
'마음 해설 작법 이론'
by. 김나목
이 글은 *<로버트 맥키의 스토리> 중 '11장 장면분석'(p. 378~) 챕터에 기반하여 해설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습니다.
*유명 시나리오 작법서
나목은 연애 시작 전에는 늘 쿨하다.
당신에게 관심이 있어도 당신에게 연락이 오지 않아도 괜찮으며, 당신의 시시콜콜한 일상이 궁금하지도 않고 당신이 목소리가 듣고 싶어 통화하자 하면 귀찮아 하기도 한다.
그런데 이런 나목의 쿨해보이는 태도도, 연애를 시작하고 상대를 알아가고 좋아할수록 점점 180도 달라진다.
완전히 비뚤어지는 것이다.
나목은 다 이해를 한다 생각하면서도 서럽다. 혹은 이해를 한다 착각할 수도 있고.
본인의 하루 일과를 전부 알아줄 필요는 없지만, 적어도 감정이 크게 동한 날에 있었던 사건 정도는 알아줬으면 좋겠고, 관심을 가지고 귀 기울여주면 좋겠으며, 상대에게 '웅웅' 같은 아무렇지 않은 것 같은 내용의 답신이 오면
지금 나만 열 나? 나만 속 타? 왜 이렇게 혼자 태평한 건데!
라고 되지도 않는 생각을 하며 실체 없는 분노에 혼자 소리를 지르기도 한다.
물론, 나목이 집에서 혼자 화를 낼 땐
"지금 나만 열 나? 나만 속 타? 왜 이렇게 혼자 태평한 건데!"
이 대사를 전부 입 밖으로 소리치며 화를 내진 않는다.
그저 단말마의 "으아악!" 하는 포효만 내지를 뿐이다.
포효를 내지르며 나목의 마음 속에는 위의 대사들이 둥둥 떠다닌다.
집에 홀로 있으니 머리를 말리던 수건을 던져버리거나, 찾던 옷이 안 나와 옷장 문을 일부러 세게 쾅 닫는 행동도 할 수 있다. 물론 죄 없는 사물들은 원 위치에 복구해둔다.
이는 로버트 맥키 아저씨가 말하는 텍스트와 서브텍스트의 개념과도 연결지어 볼 수 있다.
배우는 텍스트가 아니라 서브텍스트를 재료로 창작을 하는 예술가다. 내면으로부터 말로 드러나지 않은 무의식적인 생각과 감정을 행위의 표면으로 끌어내어 인물을 살아나게 하는 게 배우다. 장면에 지시된 대로 말하고 움직이지만 배우의 창작의 원천은 인물의 내면 생활이다. 이 내면 생활이 없다면, 아무것도 연기할 게 없기 때문에 연기가 불가능한 것이다.
11장 장면분석 중中
'텍스트와 서브텍스트' 개념은 이토록 우리의 일상생활에 대입하면 더욱이 이해가 쉽다.
위의 내 상황을 예시로 보자.
텍스트: 나목이 집에서 물건을 던지고, 소리를 지르고, 씩씩 댄다.
서브텍스트: 나목은 좋아하는 사람의 카톡 답장을 받긴 했지만 그의 태평해 보이는 답장에 무언가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
서브텍스트의 서브텍스트: 나목은 어젯밤 그 사람에게 서운하다는 장문의 카톡을 보냈고, 그의 답장이나 태도를 떠나 이미 그에게 돌이킬 수 없는 서운함이 생긴 상태이다.
서브텍스트의 서브텍스트의 서브텍스트: 나목이 그에게 서운한 것은 '자신을 신경 쓰지 않나? 자신을 생각보다 좋아하지 않나?' 하는 두려움에서 기인한 것이다.
물론, 이쯤까지 보면 '나목이 너무 복잡한 사람이네.'라고 생각하실 수 있다.
그리고 그 얘기는 어느 정도, 한 80프로는 맞다. (인정할 건 인정하는 사람이다.)
일상에서의 나목은 서브텍스트의 서브, 또 서브, 서서브까지 파고 들어갈 수 있다.
그러나 시나리오에는 텍스트와 서브텍스트, 두 겹이라는 거다.
시나리오가 우리의 현실보다 더 복잡하지 않을 수 있다.
일상에 대입하고 인물의 깊은 내면까지 들어가 보면 서브텍스트란 개념은 인물의 내면에 복잡하게 켜켜이 쌓여있는 것과 같다는 얘길 하고 있는 것이다.
나목은 어느새 찾아버렸다.
자신이 분노하는 마음이 어디에서 오는지.
그리고 평화로워졌다.
오늘 그 사람의 얼굴을 보아도 화를 내지 않을 수 있을 것 같다.
다음번에 다시 화가 나도 서브텍스트를 찾아보려 할 것 같다.
시나리오의 텍스트 개념에 대해서도 체화하게 되었다.
인물의 불안감을 드러내기 위해 내면 생활이 고려되지 않은 표면적인 행동을 하는 장면을 구성하진 않을 것이다.
서브텍스트 없이 카메라 앞에 배우가 서지 않게 하기 위해, 서브텍스트를 충분히 고려하는 나목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서브텍스트란 개념이 나목과 여러분의 삶에도, 글에도 적용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