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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이 운다

블루의 법칙들

by 임트리

달이 마음을 추스르고 눈물을 거두자

달무리가 짙어진 것은

멍든 달 속 그늘진 마음을 가려주고 싶어서.


달이 숨죽여 울자

까만 바닷빛 하늘도 덩달아 출렁이고

부두에 매어놓은 작은 배 한 척

달에게로 보내 달랠까 하다

달무리가 짙어지면

닿을 길 알 수 없어 초조만 하다.


아무도 달의 울음 그치게 할 이 없어

해가 어제보다 일찍 일어나 아침을 마중나온다.

달이 울고 바다가 동요하고

창가의 여자 아이는 얼굴에 달빛을 받아 환한데

바람만 어쩔 줄 몰라 이리저리 왔다 갔다,

왔다

갔다

왔다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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