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글의 첫 독자가 되는 설레임으로.

삶을 일구는 글쓰기 <읽고 쓰기> 모임이 끝나고.

by 연우




‘그래, 나도 언젠가는 좋은 글을 쓸 수 있을 거야.’





많은 과제들 중에 분명 내가 쓰기 힘든 내용도 있었지만 그럼에도 나는 글을 썼다.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았던 나의 열등감이 시작된 이야기들도 썼다. 쓰면서 그것은 여러 문장들이 더해진 글이 되었을 뿐이었다. ‘그뿐인 문장’들에 기대어 내 감정의 쓰라림도 조금 옅어져 갔다. 쓰면서 나를 들여다볼 수 있는 사람이 되어가고 있었다. 이제야 진정으로 ‘괜찮아’라고 말해줄 수 있게 되었다.



모임을 정리하면서 나는 이런 이야기를 남기고 싶다.



이 시간동안 나의 심리적인 변화는 컸다. 내가 어떤 생각을 하는지 더욱 깊이 들여다볼 수 있는 힘을 주었다. 나의 사소한 생각들에 마음이 머무르기 시작했다. 이제 나는 빈종이 앞에서 시간이 많이 흘러도 일단 점을 찍을 것이다. 이 모임은 내 글을 처음 읽는 나 스스로가 독자가 되어야 하는 이유를 안겨주었다. 내 삶을 쉽게 흘려보내지 않을 이유를 주었다. 이 이유들이 내가 글을 쓰는 사람이 되게 하는 힘을 준다. 점 하나를 찍으며 시작하게 될 글쓰기를 앞두고도 두려움보다는 두근거림을 마주하게 될 것이다.






- <읽고 쓰기> 모임을 마무리하는 후기 글. 중에서 일부입니다.




덧붙임.


모임이 끝나고, 아이가 피아노 학원에서 리듬에 온몸을 맡기는 짧은 시간은 제 시간입니다.

피아노 학원 바로 근처의 카페에 들렀습니다. 비가 와서 초록색 화분들의 싱그러움은 더 빛나고 있었습니다.

손님은 거의 없었고, 10여분이 지나자 그나마 있던 손님도 공간을 떠나서 저 홀로 있었습니다.

책은 <파랑새>를 들고 나섰고 너무나 좋은 시간에 입꼬리는 자꾸만 올라갔습니다.

카페에서는 음악이 흘러나왔고, 손님이 다시 조금 들어와서 커피 가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하였습니다.

이전같으면 눈여겨 보지 않았을 이 공간 구석구석에 시선이 머무릅니다.

한참 높은 층고는 원목으로 마감되었고 덩쿨 식물이 벽을 타고 올라가서 초록색을 더해주는 공간입니다.

책장에 놓여진 사물들과 수납함들의 뒷모습조차 그들이 맡은 역할을 다한 후의 이야기를 하는 것 같습니다.



후기의 글만 올리려다, 이렇게 즉석으로 덧붙여보는 글입니다.

이제는 제 글의 첫 독자가 되는 기쁨이자 설레임을 만끽해보려 합니다.

매 순간마다 쓰기는 괴로움을 동반하게 될지라도, 그리고 세상에 나오지 못할 글이 될지라도 더 이상은 안타까워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모임을 이끌어 준 이화정 선생님과 함께 한 이들에게 모두.



빗방울 부딪치며 내는 소리에 맞춰

타닥거리며 치는 키보드가 화음을 만들어내는 것 같은 날에.

2020.07.13 우연주 씀


-

함께한 이들에게 남기는 글입니다

매거진의 이전글늘 선생님이라고 부르고 싶었던 이들. 그리움을 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