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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멤버미 Jul 29. 2018

필사 다시 56일차

차심 - 손택수

2018.07.26

차심이라는 말 있지 
찻잔을 닦지 않아 물이끼가 끼었나 했더니 
차심으로 찻잔을 길들이는 거라 했지 
가마 속에서 흙과 유약이 다툴 때 그릇에 잔금이 생겨요 
뜨거운 찻물이 금 속을 파고 들어가 
그릇 색이 점점 바뀌는 겁니다 
차심 박힌 그릇의 금은 병균도 막아주고 
그릇을 더 단단하게 조여준다고....
불가마속의 고통을 다스리는 차심 
그게 차의 마음이라는 말처럼 들렸지 
수백년 동안 대를 이은 잔에선 
차심만 우려도 차맛이 난다는데 
갈라진 너와 나 사이에도 그런 빛깔을 우릴 수 있다면 
아픈 금 속으로 찻물을 내리면서 
금마저 몸의 일부인 양 

#1일1시
#100la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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