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HD를 진단받기 위해 찾았던 첫번째 정신과 의원
인터넷에서 새로 알게 된 정보: 좋은 정신과를 찾는 법:
1. 집에서 가까울 것.
2. 관련 학회 소속 회원인 곳.
1, 2를 합쳐보니, 내가 가야 할 곳은 **시립 정신병원이었다.
전화하니, 일단 오라고 했다.
동네 병원에 가고 싶었던 소망과는 다르게 제법 먼 곳이었지만, 더 이상 가릴 처지가 아니었다.
버스를 타고 한참을 가서, 내려서도 한참 비탈길을 올라갔다.
쨍쨍 내리쬐는 햇살 아래 열심히 걸었던 기억이 지금도 선명하다.
비탈길을 올라가는데, 어쩐지 풍경이 여사옵지 않았다.
넓디넓은 텃밭과 손님 없이 한적한 식당들, 원생은 아무도 보이지 않는 직업교육 시설….
산 중턱에 있는 병원은 어쩐지 한산했다.
로비에는 젊은 남자와 그의 보호자로 보이는 중년 남자가 있을 뿐이었다.
간호사는 단단히 화가 나서 입원을 받아줄 수 없다고 매섭게 말했고, 젊은 남자는 멍한 얼굴로 가만히 듣기만 하고 있었다. 사회복지사쯤으로 보이는 중년 남자는 한숨을 쉬며 로비 밖으로 나가 어디론가 전화를 했다.
나는 로비 구석에 가만히 앉아서 그 이야기를 듣고 있으려니, 괜스레 혼자 비장해지고 말았다.
시립 또는 국립 정신과 병원은 입원환자를 주로 보는 곳으로 ADHD 등의 비교적 가벼운 환자는 잘 보지 않는다.
초보 정신과 환자인 내가 몰랐을 뿐이었다.
내가 모르는 세계는 아주, 아주 넓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