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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set or Not?"

# 만약 인생에도 리셋 버튼이 있다면

 "Reset or Not?" 


마치 기계를 리셋하듯이 우리의 삶을 리셋할수 있다면 

당신은 어떤 선택을 하시겠어요?


며칠전.

그러니까 정확하게는 저번 주 토요일에

나는 뜻하지 않게 이 질문을 마주했다.

그리고 이 질문보다 나를 더 놀라게 했던건 바로 이 질문 이었다.

인생 최악의 순간이 언제인가요?

강남에는 1인 가구 를 위한 커뮤니케 센터가 있다.

이곳에서는 1인가구와 멤버들을 위해 흥미롭고 유익한 특강을 종종 기획한다.

마침 시간도 되고 강의 주제도 "Reset or Not?" 이라는 도발적 주제인지라 냉큼 신청!


평일엔 일하느라 바빠 집에 있지 않고

집에 오면 내일 일 준비한다고 바쁘고

주말인데 6살 짜리 아들을 놓고 나가냐는 신랑의 눈총을 느끼며

털모자를 푹 눌러쓰고 종종걸음으로 향했다. 

이렇게 보면 되게 이기적인 사람처럼 보이지만 믿거나 말거나 나는 꽤 괜찮은 사람이다. 하하


이 강연을 위해 무려 제주도에서 비행기를 타고 왔다는 강사님

그리고 각기 개별 신청한 4명의 멤버와 함께 인생을 마주하는 이야기들이 오갔다.

생각해보면 쉽게 꺼내기 어려운 내밀한 자신의 속 이야기였지만

마스크를 쓰고 있어서인지 온 얼굴을 마주하지 않아도 되니 부담이 덜하고 

표정이 가려지니 한결 말하기가 편했다.


나의 오늘, 어제, 내일, 그리고 죽음의 프로세스로 이어지는 이야기들.

오늘에 대한 짧막한 그림 그리기 시간이 지나고 

그리고 ... 곧이어 어제로 갔다.

....

"자, 그럼 지금 내 인생에서 최악의 순간을 떠올려보세요"

"단어나 날짜, 그림 등 어떤 것이든 됩니다"
....

'가만있자...언제였더라...?'

그동안 살면서 힘든날이 왜 없었을까. 많았지. 아주 많았지.

질풍 노도의 사춘기 시절도 있었고

군인인 아빠를 따라 전학을 많이 다녀서 학교 적응도 어려웠고

실연의 슬픔이야 당연히 있었고...

그래서 마음이 너무 아파 밥을 먹을 수 없던 날도

속상해서 눈물을 펑펑 쏟았던 날도

억울하고 분해서 며칠째 잠이 오지 않았던 날도

사는게 싫다는 생각이 든 날도 분명히 있었던 것 같은데

....

아무것도 적을수가 없었다.

...

왜일까?

"차라리 오늘 있었던 제일 속상한 일을 적어보세요"라고 했으면 더 쉬웠을까?


'이별의 기억....?'

'아니, 지금 이렇게 행복하게 살고 있는데?'


'엄마의 암 수술?'

'지금 건강하시잖아'


'그때 그 열받았던 일...?'

'그정도 쯤이야...'


허허~ 이러니 적을게 없다.


남편과 싸워서 냉전이 며칠간 이어지게 되면

때때로 나는 '우리가 뭐 때문에 싸웠더라?' 하고 다툼의 원인을 기억하지 못한다.

머리가 나쁜건가 싶기도 하지만

나쁜 일을 오래 담아 놓지 않는 성격 탓인것 같기도 하다.


네명의 참가자 중 나만 최악의 날을 적지 못했다.

아니, 분명히 있었을텐데 기억을 못하는 거겠지


내가 수십년간 살아오며 최악의 날을 떠올리지 못한다는 걸 알게되자

앞으로 언제 닥칠지 모르는 어려운 순간도 (아직 오지도 않았지만) '별것 아닌것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오호~ 이거 괜찮네.


'당시에는 죽을것 처럼 힘들었어도

이것봐. 지나고 나니 기억도 안날만큼 별일 아니잖아!"


"This, too, shall pass away(이 또한 지나가리라)."


"오늘.

어떤 하루를 보내셨나요?

혹시 요즘 힘든 일이 있으신가요?"


만약 그렇다면 지금은 되게 힘들꺼에요

그래서 무기력하고 또 이상한 생각을 하게 될지도 모르죠

그런데 말이에요

낙관적인 사람과 비관적인 사람은 생각하는 방식이 다르다고 해요.


[낙관주의자 vs. 비관주의자]


비관주의자는 나쁜 일이 생기면 '개인성', '영속성', '보편성'의 세 가지 패턴으로,

낙관주의자는 '비개인성', '일시성', '특수성'의 패턴으로 세상을 바라다 본다고 하죠.


먼저 비관주의자는  어떤 일에 실패했을때  개인성의 측면으로"왜 나만 실패했을까?"라며 괴로워 하지만

하지만 낙관주의자는 같은 상황에서도 비개인성을 적용해 "나만 실패하는 것은 아니다. 실패는 누구나 할 수 있다." 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비관주의자가 영속성을 가지고 "왜 나는 항상 실패할까?" 라고 자신을 괴롭힐 때

낙관주의자는 일시성을 적용해 "이번엔 어쩌다 운이 나빠 실패한 것일 뿐이다." 라고 해석하지요.


마지막으로 비관주의자가 실패를 직면하고 "왜 내가 하는 일들은 다 이모양일까?" 라고 생각할 때

낙관주의자는 "난 이것만 실패했을 뿐 다른 일들은 잘하고 있다."라고 자신을 격려합니다.


여기까지 듣고 나니까 어떠세요?

여러분은 낙관주의자인가요? 아니면 비관주의자인가요?

저는 아마도 낙관주의자인것 같아요

처음부터 그랬던건 아니었는데 낙관주의자가 되기위해 노력하다보니

정말 낙관주의자가 되어 버린거 있죠?

제가 해냈으니 여러분도 하실수 있을꺼에요.


일상의 작은 일부터 긍정적인 방향으로 생각을 바꿔보세요.

더 좋은 쪽으로. 의식적으로 하다보니 어느순간 무의식적으로 생각이 바뀌었어요.

수십년을 살아오면서 나쁜기억을 떠올리지 못한다는걸 꼭 좋게만 보지 않을수도 있겠지만

우리 그 기억을 안고 살기보다는 일상속에서 일어나는 작은 기쁜것들에 집중하기로 해요


지하철에 생각보다 자리가 빨리 났고

우연히 들어간 식당에 좋아하는 음식이 나왔고

11월인데도 햇살이 가을처럼 따듯한 한낮에서 즐거움을 느끼는 것

이런게 소.확.행. 아니겠어요? 


어찌되었던 중요한 건

지나고 나면 다 별것 아닐 수 있다는 것

그러기에 지금 조금 더 잘 버텨보라는 것.

이말을 하고 싶었어요.

 

"당신의 인생. Reset 하시겠습니까?

아니면 지금 이대로도 괜찮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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