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빛 도서관의 수호자

프롤로그 : 전학생의 비밀

by 시더로즈




#프롤로그: 전학생의 비밀




봄바람이 살랑살랑 불던 4월의 어느 날, 진해고등학교에는 한 명의 전학생이 도착했다.


“안녕하세요. 저는 스타입니다.”


교실 앞에 선 소녀는 무릎까지 내려오는 긴 은발과 큰 파란 눈을 가지고 있었다. 햇살이 창문을 통해 들어와 그녀의 머리카락을 비추자, 마치 별가루가 흩날리는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우와, 진짜 예쁘다…”

“모델인가?”

“머리색 진짜 은발이네?”


교실 여기저기서 웅성거림이 들려왔지만, 스타는 담담한 표정을 유지했다. 사실 그녀에게는 더 중요한 고민이 있었다.


‘여기서도 괜찮을까… 또 이상한 일이 일어나지는 않을까?’


스타는 지금까지 여러 번 전학을 다녔다. 그때마다 설명할 수 없는 일들이 일어났다. 갑자기 꽃이 시들었다가 다시 피어나거나, 깨진 물건이 저절로 고쳐지거나, 어둠 속에서 희미한 빛이 나는 것 같은… 그런 일들.


그럴 때마다 사람들은 그녀를 이상한 눈으로 보기 시작했고, 결국 이사를 가야 했다.


“스타 양은 저 뒤쪽 자리에 앉으세요.”


선생님이 가리킨 자리는 창가 맨 뒷줄이었다. 스타는 조용히 그 자리로 향했다. 다행히 이곳에서는 평범하게 지낼 수 있기를…


점심시간이 되자, 옆 자리의 활발해 보이는 여학생이 말을 걸었다.


“안녕! 나는 미나야. 김미나! 너 정말 신비로운 분위기다. 어디서 왔어?”


“저는… 여기저기 많이 다녔어요.” 스타는 애매하게 대답했다.


“아, 부모님 일 때문에? 그럼 적응하기 힘들었겠다. 괜찮아, 내가 학교 구경시켜줄게!”


미나의 밝은 미소에 스타의 마음이 조금 따뜻해졌다. 오랜만에 만나는 친절한 사람이었다.


“고마워요.”


“어! 그런데 방과 후에 뭐 해? 같이 놀지 않을래?”


“아… 저는 아르바이트를 해요. 도서관에서요.”


“도서관? 시립도서관 말하는 거야? 거기 조용하고 좋긴 한데, 아르바이트까지…”


미나는 신기하다는 듯 스타를 바라봤다. 요즘 고등학생들이 도서관에서 아르바이트를 한다는 게 흔한 일은 아니었으니까.


“책을 좋아해서요. 그리고…” 스타는 잠시 망설이다가 말했다. “거기 있으면 마음이 편해져서요.”


사실 그게 전부는 아니었다. 스타는 어릴 적부터 도서관에 있으면 묘한 기분을 느꼈다. 마치 집에 온 것 같은 안정감과, 동시에 무언가를 기다리고 있는 것 같은 설렘. 설명할 수 없는 그 감정 때문에 어디를 가든 도서관을 찾게 되었다.


방과 후, 스타는 시립도서관으로 향했다. 작지만 아담한 3층 건물로, 1990년대에 지어진 것 같은 고풍스러운 외관이 마음에 들었다.


“안녕하세요, 관장님.”


“아, 스타 양! 오늘도 와줘서 고마워요. 다른 아이들은 스마트폰만 보느라 도서관에 오지도 않는데…”


60대의 자상한 관장 할아버지가 반갑게 맞아주었다. 스타는 이곳에서 일한 지 겨우 일주일이었지만, 벌써 할아버지와 친해졌다.


“책 정리부터 시작할게요.”


“그래, 그래. 참, 오늘은 일찍 가도 돼. 날씨도 좋고, 젊은 애가 저녁까지 여기 있을 필요 없어.”


“괜찮아요. 여기 있는 게 좋거든요.”


스타는 정말 그랬다. 도서관의 고요한 분위기, 책들이 가득한 서가들, 창문으로 들어오는 부드러운 햇살… 모든 것이 완벽했다.


시간이 흘러 해가 지고, 관장님도 퇴근하고 나서 스타 혼자 남게 되었을 때였다.


“흠흠… 이제 정말 조용해졌네.”


스타는 마지막 책들을 정리하며 혼잣말을 했다. 그런데 그 순간,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마치 누군가가 자신을 지켜보고 있는 것 같은…


“기분 탓이겠지.”


하지만 그때, 책상 위에 놓여 있던 낡은 책갈피가 희미하게 반짝이는 것을 보았다.


“어라?”


스타가 책갈피에 손을 뻗는 순간, 갑자기 도서관 전체의 책들이 한꺼번에 빛나기 시작했다.


“뭐… 뭐지?”


그리고 그 빛 속에서, 작고 귀여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 드디어… 드디어 찾았다!”


스타의 평범한(?) 고등학교 생활은 이렇게 끝이 났다. 아니, 정확히는 진짜 이야기가 이제 시작된 것이었다.


창밖으로 별들이 하나둘씩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마치 오늘 밤을 기다렸다는 듯이.






화, 금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