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의 끝에서
새벽이 밝아오는 시각, 스타와 친구들은 보이드 마스터의 근거지로 향했다. 어둠에 잠긴 옛 왕궁의 폐허, 그곳에서 모든 것이 시작되었고 모든 것이 끝날 예정이었다.
"정말 여기가 맞아?" 미나가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 공기가 너무 차가워..." 루미도 몸을 움츠렸다.
스타는 스타 코어의 빛으로 주변을 비췄다. 폐허가 된 왕궁 곳곳에는 시간이 일그러진 흔적들이 남아있었다. 어떤 곳은 과거의 모습 그대로 멈춰있고, 어떤 곳은 미래의 폐허 모습이 겹쳐 보였다.
왕좌의 방에 들어서자, 보이드 마스터가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고 그 옆에는...
"언니!"
레이나가 이레이저 퀸의 모습으로 서 있었지만, 그녀의 눈에는 더 이상 적의가 없었다. 대신 깊은 슬픔만이 남아있었다.
"왔구나, 루나스텔라." 보이드 마스터가 차가운 미소를 지었다. "완벽한 타이밍이야."
"언니를 놓아줘!"
"놓아준다고?" 보이드 마스터가 웃었다. "그녀는 내가 억지로 붙잡고 있는 게 아니야. 스스로 선택한 거지."
"무슨 소리야?"
그때 레이나가 입을 열었다. "루나스텔라... 미안해. 하지만 이게 최선이야."
"언니, 무슨 말이야?"
보이드 마스터가 손을 들자, 왕좌 뒤로 거대한 시간의 문이 나타났다. 그 문 너머로는 우주의 모든 시간대가 소용돌이치고 있었다.
"자, 이제 진짜 진실을 말해주마." 보이드 마스터의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나는... 너희들의 아버지다."
"뭐?!"
스타와 레이나는 동시에 소리쳤다.
"전 국왕은 시간 마법을 연구하다가 실패했어. 그 결과 나는 시간의 틈새에 갇혀 감정을 잃었지. 그리고 깨달았어. 감정이야말로 모든 고통의 근원이라는 걸."
스타는 믿을 수 없었다. "거짓말이야! 아빠는 우리를 사랑했어!"
"사랑?" 보이드 마스터가 쓴웃음을 지었다. "그 사랑 때문에 왕국이 멸망했어. 사랑 때문에 레이나가 고통받았고, 너도 평생 죄책감에 시달리게 되었지."
"그래도... 그래도 감정이 없는 세상은 틀렸어!"
"과연 그럴까?" 보이드 마스터가 손을 뻗자, 시간의 문에서 빛이 쏟아져 나왔다. "자매가 함께 절망할 때, 시간의 근원이 열린다. 그리고 나는 모든 걸 처음으로 되돌릴 거야."
그때 레이나가 앞으로 나섰다. "루나스텔라, 도망쳐."
"언니?"
"나는... 이미 선택했어." 레이나의 눈에서 눈물이 흘렀다. "아빠가 맞아. 감정 때문에 우리는 고통받았어. 차라리 아무것도 느끼지 않는 게 나을지도..."
"안돼!" 스타가 레이나에게 달려갔다. "언니, 그건 언니가 아니야!"
"미안해..." 레이나가 이레이저 퀸의 힘으로 스타를 밀어냈다.
스타가 바닥에 쓰러지자, 미나와 루미가 달려왔다.
"스타야!"
"☆ 일어나!"
하지만 스타는 일어나지 못했다. 언니의 거부에 마음이 너무 아팠기 때문이었다.
"완벽해." 보이드 마스터가 만족스러워했다. "자매의 절망이 시간의 문을 활성화시키고 있어."
실제로 시간의 문이 점점 더 밝게 빛나기 시작했다. 우주의 모든 시간이 역류하기 시작하는 것 같았다.
그때였다.
"☆ 잠깐! 스타야!" 루미가 갑자기 소리쳤다. "기억해! 감정이 나쁜 것만은 아니잖아!"
"맞아!" 미나도 외쳤다. "언니를 사랑하는 마음, 친구들과의 우정, 이런 것들도 감정이잖아!"
스타가 고개를 들었다. "맞아... 내가 언니를 사랑하는 것도 감정이야."
레이나가 흔들렸다. "하지만... 사랑 때문에 고통도..."
"고통이 있어도 괜찮아!" 스타가 일어섰다. "언니, 고통이 있어야 기쁨도 더 소중한 거야. 슬픔이 있어야 행복도 더 빛나는 거고!"
"루나스텔라..."
"언니가 나를 구하려고 희생한 것도 사랑이었잖아. 그 사랑이 없었다면 나는 지금 여기에 없었을 거야!"
스타가 스타 코어의 힘을 끌어올렸다. 하지만 이번에는 공격하기 위해서가 아니었다.
"내 사랑을 받아줘, 언니!"
빛이 레이나를 감쌌다. 하지만 그것은 공격이 아니라 따뜻한 포옹이었다.
"스타..." 레이나의 눈에서 이레이저 퀸의 어둠이 걷히기 시작했다.
"안돼!" 보이드 마스터가 소리쳤다. "계획이 틀어지고 있어!"
"아빠." 레이나가 원래 모습으로 돌아와 말했다. "감정을 잃으면 우리는 더 이상 인간이 아니야. 아빠도 알고 있잖아."
"나는 더 이상 너희의 아버지가 아니야!"
보이드 마스터가 시간의 힘을 발동시켰다. 하지만 이번에는 스타와 레이나가 함께였다.
"우리가 함께라면!" 스타가 외쳤다.
"뭐든 할 수 있어!" 레이나가 이어받았다.
자매의 힘이 합쳐지자, 스타 코어가 찬란하게 빛났다. 그 빛은 시간의 문을 밀어내며 보이드 마스터를 감쌌다.
"이런... 이럴 수는 없어..."
"아빠, 다시 돌아와." 레이나가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 "우리는 아빠를 기다릴게. 감정을 되찾을 때까지."
빛이 사라지고, 보이드 마스터는 사라졌다. 하지만 완전히 소멸한 것은 아니었다. 어딘가 시간의 틈새에서 다시 자신을 찾고 있을 것이다.
시간의 문도 닫혔다. 모든 것이 원래대로 돌아왔다.
"언니..." 스타가 레이나를 꼭 안았다.
"미안해, 루나스텔라. 너를 의심해서."
"괜찮아. 언니가 돌아왔으니까."
미나와 루미도 달려와 함께 안았다.
"☆ 드디어 끝났구나!"
"정말 다행이야!"
그로부터 한 달 후, 왕국은 평화를 되찾았다. 스타와 레이나는 함께 왕국을 재건하기 시작했고, 미나와 루미는 여전히 최고의 친구들이었다.
"언니, 오늘 뭐 할까?" 스타가 물었다.
"음... 왕국 시찰?" 레이나가 웃었다.
"☆ 우리도 갈래!" 루미가 뛰어왔다.
"나도!" 미나도 따라왔다.
네 사람은 함께 웃으며 성 밖으로 나갔다. 하늘에는 평화로운 구름이 떠있었고, 새들이 지저귀고 있었다.
"그런데 언니."
"응?"
"아빠는 언젠가 돌아올까?"
레이나가 하늘을 바라보며 말했다. "언젠가는. 그때까지 우리가 기다려주자."
"응!"
그들은 희망을 잃지 않았다. 언젠가는 모든 가족이 함께할 수 있을 거라는 믿음을 가지고.
감정이 있어서 아프기도 하지만, 감정이 있어서 행복할 수도 있다는 걸 알았으니까.
6개월 후 "스타야, 여기 새로운 책이 또 생겼어!" 미나가 기쁜 목소리로 외쳤다. 시립도서관은 이제 완전히 다른 모습이었다. 보이드 마스터의 사건 이후, 이곳에는 매일같이 새로운 '이야기 책'들이 나타났다. 사람들의 꿈과 희망이 실제 책의 형태로 구현되는 신기한 일이 계속 일어나고 있었다.
"어떤 이야기야?" 스타가 책을 받아보며 물었다.
"7살 준수가 쓴 '우주비행사가 되고 싶어요'래!"
"와, 정말 귀엽네. 이걸 꿈의 서가에 보관해둬야겠다."
스타는 이제 정식으로 도서관의 관리사가 되었다.
관장 할아버지는 "자네가 이 도서관의 진짜 주인"이라며 기꺼이 자리를 넘겨주었다.
"스타, 오늘은 일찍 끝내. 언니랑 약속 있잖아." 레이나가 나타나며 말했다.
요즘 레이나는 '루나'라는 이름으로 도서관 근처에서 작은 카페를 운영하고 있었다.
'문라이트 카페'라는 이름의 그 카페는 밤에만 문을 열었고, 상처받은 사람들이 마음을 치유할 수 있는 특별한 공간이 되었다.
"언니, 오늘 카페에 손님 많이 왔어?"
"응. 특히 고등학생들이 많이 와. 시험 스트레스 때문에 힘들어하더라." 레이나가 웃었다.
"네가 만든 '희망차'가 인기야."
'희망차'는 스타의 별빛 마법을 살짝 넣은 특별한 차였다. 마시면 마음이 따뜻해지고 희망이 생기는 신기한 효과가 있었다.
"☆ 나도 도와줬는데 내 이름은 안 붙여주고!"
루미가 삐진 목소리로 말했다.
"그럼 다음에는 '루미 쿠키'를 만들어줄게."
스타가 웃으며 루미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때 미나가 급하게 뛰어왔다.
"스타야! 큰일이야!"
"왜? 무슨 일이야?"
"뉴스 봤어? 다른 나라에서도 이상한 일들이 일어나고 있대!"
미나가 보여준 스마트폰 화면에는 충격적인 뉴스가 나오고 있었다.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에서 그림들이 움직이기 시작해"
"영국 대영도서관에서 책들이 스스로 정리된다는 목격담"
"일본 도쿄에서 별 모양의 신비한 빛이 목격돼"
"☆ 이건...!" 루미가 놀랐다. "다른 스타시드들이 깨어나고 있는 거야."
스타가 중얼거렸다. 레이나가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
"아버지가 말씀하시길, 예전에 여러 행성에 스타시드들을 보냈다고 하셨어. 우리뿐만 아니라."
"그럼 지금 그 사람들이..."
"응. 각자의 별빛을 되찾고 있는 거야."
그때 갑자기 도서관에 따뜻한 빛이 감돌았다. 공중에서 홀로그램 같은 영상이 나타났다.
"안녕, 지구의 스타시드들."
화면에는 아름다운 여성이 나타났다. 긴 금발과 따뜻한 미소를 가진 그녀는 분명히...
"어머니!"
스타와 레이나가 동시에 외쳤다.
"놀랐지? 나는 지금 새로운 별빛 왕국에서 메시지를 보내고 있어. 너희들이 보이드 마스터를 정화시킨 덕분에, 다른 차원에 피신해 있던 왕국 사람들이 모두 돌아올 수 있게 되었단다."
"어머니, 정말 살아계셨군요!"
레이나의 눈에 눈물이 맺혔다.
"물론이야, 내 딸들. 그리고 이제 너희에게 새로운 임무를 주려고 해."
"새로운 임무?"
"우주 곳곳에 흩어진 스타시드들을 도와주는 거야. 그들도 각자의 세계에서 어둠과 싸우고 있거든."
스타의 가슴이 설렜다. 새로운 모험이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걱정하지 마. 지구를 떠나라는 게 아니야. 이곳을 본거지로 삼아서, 필요할 때마다 다른 세계로 여행을 하는 거지."
"와..." 미나가 감탄했다.
"우주 여행이야?" "미나도 함께 갈 수 있어. 너희는 이제 '스텔라 가디언즈'야.
우주의 평화를 지키는 별빛 수호자들." 어머니의 모습이 서서히 사라지기 시작했다.
"곧 첫 번째 임무가 주어질 거야. 준비해두렴."
"어머니!"
"사랑한다, 내 딸들. 그리고... 좋은 친구들을 만났구나."
홀로그램이 완전히 사라지자, 도서관에 정적이 흘렀다.
"우주 여행..."
스타가 중얼거렸다.
"새로운 스타시드들..." 레이나가 덧붙였다.
"대박!" 미나가 신나서 외쳤다.
"진짜 우주로 갈 수 있는 거야?"
"☆ 이제 진짜 모험이 시작되는구나!"
스타는 창밖의 별들을 바라봤다. 이제 그 별들은 단순한 점들이 아니었다.
각각이 도움을 기다리는 세계였고, 새로운 친구들이 살고 있는 곳이었다.
"두려우면서도 기대돼." 스타가 솔직하게 말했다.
"괜찮아." 레이나가 동생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
"우리는 함께니까."
"그래!" 미나가 밝게 웃었다.
"우리는 최고의 팀이야!"
"☆ 스텔라 가디언즈!"
그날 밤, 네 사람은 도서관 옥상에서 별을 바라보며 새로운 다짐을 했다.
"앞으로 어떤 일이 있어도 서로를 지키자."
"우주 어디를 가더라도 우리의 우정은 변하지 않는다."
"그리고 모든 세계에 사랑과 희망을 전해주자."
별들이 평소보다 더 밝게 반짝이며 그들의 약속에 화답했다.
1주일 후
"스타야, 이상한 신호가 잡혔어!"
미나가 새로 설치한 우주 통신기를 들고 뛰어왔다.
"어디서?"
"안드로메다 은하에서! 누군가 도움을 요청하고 있어!"
스타와 레이나는 서로를 바라봤다.
"준비됐어?"
레이나가 물었다.
"언제나!"
스타가 대답했다.
"그럼 출발하자! 스텔라 가디언즈, 첫 번째 미션!"
도서관에 황금빛 포털이 열렸다. 그 너머로는 미지의 세계가 기다리고 있었다.
"자, 가볼까?"
스타가 첫 발을 내딛었다.
"새로운 모험이 시작이야!" 미나가 따라갔다.
"☆ 우주 최고의 팀, 출동!"
별빛 도서관의 수호자들은 이제 우주의 수호자가 되어 새로운 모험을 떠났다. 그리고 이것은 더 큰 이야기의 시작에 불과했다.
〈별빛 도서관의 수호자 - 시즌 1 완결〉 스타와 친구들의 모험은 계속됩니다.
시즌 2 '스텔라 가디언즈: 은하수를 건너서'에서 더욱 웅장한 우주 모험이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