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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확행 May 02. 2024

30점짜리 시험 점수를 보며

어떻게 하면 널 도울 수 있을까?

아이가 학원 일일 테스트에서 30점을 받아왔다. 내 생에 처음 목격하는 점수다. 아무리 <연립방정식의 활용>이 까다롭다 하더라도 시험지에 이렇게 소나기가 내리니, 이걸 어찌해야 할까 걱정의 비도 함께 쏟아진다.




요즘 들어 아이가 아침 일찍 일어나는 걸 힘들어한다. 아침에 일어나 샤워를 하고 나와도 여전히 잠이 깨지 않는다. 책상에 앉아 책을 펴고 연필을 들기까지 족히 20분은 더 걸리는 것 같다. 6시에 일어났는데 벌써 6시 반이 넘어간다. 내 속도 타들어간다.



"엄마! 잠이 안 깨서 바람 좀 쐬고 올게요"

새벽 댓바람부터 동네를 싸돌아다니는 중딩이 이상해 보일까 봐 같이 걸어준다.

이렇게 도 아침 공기 쐬면, 조금이라도 빨리 잠이 깰까. 한 문제라도 더 정확하게 빨리 풀게 하고 싶은 마음이 솟구친다. 아이는 그것도 모른 채 짧은 산책 시간 동안 공부를 제외한 꽤나 다양한 이야기를 술술 풀어놓는다. 나도 이 시간만큼은 절대 공부 이야기 꺼내지 않으려 최선을 다 한다.




30점 점수도 큰 문제이지만 어떤 파트에 구멍이 났는지는 학습자 스스로 찾아보려 애써야 하건만, 우리 집에 사는  학습자는 그런 열의를 좀처럼 보여주지 않는다. 그저 숙제를 할 뿐.



시험지 속에서 쏟아지는 저 장대비의 원인을 찾아야 한다, 배워서 풀었든, 스스로 깨우쳐 풀었든, 찍어서 맞췄든 간에 말이다. 다음번에 그 문제들을 다시 풀었을 때는 정확하게 풀어내야 하기 때문이다.




아이가 공부하는 과정 속에서 마주해야만 하는 실패와 시행착오를, 성장과 실력의 자양분으로 삼게 하려면 엄마인 나는 어떻게 도움을 주어야 할까?



30점 시험 점수를 받아 들었을 때의 당황스러움은 이미 사라진 지 오래다.



이 문제가 더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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