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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입니다. 잘 지내나요?
이 간단한 말을 띄우는 데에 얼마나 오랜 시간이 걸렸는지.
저는 어릴 때부터 조금 늦된 아이였어요. 생일도 빠르고 또래보다 덩치가 작아서 늘 키 순서대로 줄을 서면 앞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아이였죠. 가끔 학교에서 글을 쓰라고 한 시간을 주면, 뭘 쓸지를 고민하다 10분을 채 남기지 못하고 글을 시작해서 결국 시간 내에 끝을 맺지 못하던 아이. 굳이 남들보다 두 세배의 시간을 더 들여야 겨우 무엇을 완성할 수 있는 아이요. 심리학에선 그걸 불안한 완벽주의자라고 부르더군요. 맞아요, 제가 바로 그 불안한 완벽주의자들 중 하나입니다.
언젠가부터 글을 쓰는 일이 재미가 없어졌어요. 그저 다른 삶에 치여 관성을 잃은 걸 수도 있고요. 포스팅의 사이가 점점 늘어날수록 글이 더 무거워지는 기분이랄까.
독자에게 직접 다가가는 편지를 쓰고 싶다고 마음먹은 지는 꽤 오래되었는데요, 이제야 오픈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이름을 잘 짓고, 로고를 잘 만들고, 한 번에 짠 하고 보여주고 싶었어요. 처음부터 잘하고 싶은 마음, 다들 아시죠? 일주일만 더, 한 달만 더, 하다 여기까지 왔습니다. 그동안 여름이 지나가버렸고요. 유럽은 이미 섬머타임이 끝나 밤이 긴 겨울이 되었습니다.
이러다 영영 시작할 수 없을까 봐 공지를 먼저 올려봅니다. 이렇게 적어두면 뒷일은 미래의 제가 하겠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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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조금 더 허리끈을 졸라 매고 준비에 박차를 가해 돌아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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