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란다 풀장에서 물놀이? 우리 집이 위험하다!
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의 여파로 집에 머물며 휴가를 즐기는 ‘홈캉스’가 트렌드로 떠올랐습니다. 옥상이나 베란다에 풀장을 설치하고 집에서 물놀이를 즐기는 사람도 늘어났는데요, ‘옥터파크(옥상+워터파크), 베터파크(베란다+워터파크)’라고 부르며 여름을 보내고 있습니다. 집에서 즐기는 물놀이라니 상상만 해도 좋지만 무턱대고 집터파크를 개장했다가는 아주 위험한 일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데요, 어떤 점을 주의해야 하는지 한번 알아볼까요?
보통 아이들이 들어가는 큰 튜브 같은 풀장을 생각하고 ‘풀장 설치하는 게 뭐가 문제야’라는 분이 많겠지만, 요즘은 성인 여러 명이 들어가도 충분할 정도로 큰 사이즈를 사용합니다. 이렇게 큰 풀장에 들어가는 물의 무게가 바로 큰 문제가 됩니다.
요즘 집에 많이 설치하는 형태의 풀장모든 건축물은 건축법을 준수하여 만들어집니다. 건축법은 내용이 아주 많고 복잡합니다. 안전과 직결된 사항이기 때문이죠. 여러 가지 건축법 중 오늘 우리가 주목해야 할 부분은 적재하중입니다.
적재하중이란 구조물 내부에 실리는 점유물의 무게로 가변성이 크고 반영구적이거나 일시적인 하중을 말합니다. 즉, 건축물의 재료 등 설계할 때의 무게를 제외하고 받는 힘을 말하는데 우리가 집 안에 배치하는 가구, 사람의 무게 등 모든 것들을 포함합니다.
건축물의 구조기준 등에 관한 규칙[시행 2005. 4. 6.] [건설교통부령 제433호] 캡처건축물의 구조기준 등에 관한 규칙(건설교통부령 제433호)에서 건축물의 용도별로 적용하는 등분포적재하중 기준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주택의 주거용 건축물 거실, 공용실, 복도는 2 kN/㎡, 공동주택의 발코니는 3kN/㎡로 규정되어 있습니다. 정원 및 집회 용도로 만든 옥상은 5 kN/㎡입니다.
1kN은 약 100㎏정도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풀장을 주로 설치하는 발코니의 적재하중은 300㎏, 옥상은 500㎏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규칙은 2005년 4월 6일 개정된 내용이며 그 이전 기준은 거실·마루·옥상 200㎏, 발코니 300㎏입니다. 2005년 이전에 지어진 건축물이라면 이 기준에 따랐을 테니 적재하중이 더욱 낮은 것이죠.
업체에서 안내한 300 x 200 x 75㎝ 사이즈 풀장의 물 수용량은 3,834ℓ다특대형으로 대형마트에서 많이 판매된 300 x 200 x 75㎝ 사이즈 풀장의 물 수용량은 3,834ℓ입니다. 이 풀장의 면적은 6㎡로 최대까지 채웠을 경우 ㎡ 당 639ℓ/㎡의 물이 들어가 있는 셈입니다. 보통 물 온도에 따라 무게가 조금씩은 달라지겠지만 1ℓ =1㎏으로 계산하면 1㎡당 639㎏의 무게가 가해진다고 볼 수 있습니다. 여기에 들어간 사람의 무게와 기존에 있는 가구 등을 생각하면 하중은 더욱 늘어날 것입니다. 이 풀장을 발코니에 설치했을 때 기준보다 약 3배, 옥상에 설치했을 때 기준보다 약 1.2배의 무게가 더 실리고 있는 것입니다.
이 정도 사이즈 풀장에서 안전하게 물놀이를 하려면 베란다에서는 전체 1/3정도(25㎝)까지, 옥상에서는 4/5 정도(60㎝)까지만 물을 받아야 한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하지만 들어가는 사람의 무게 등을 고려하면 이보다 더 낮은 수위를 권장합니다.
하중산정은 이론과 계산에 의한 것이라 실제 건축 시공이 그 무게를 온전히 버틸 수 있는 지 여부도 논란이 됩니다. 얼마 전 의정부의 실내수영장 물탱크가 터져 건물 외벽이 무너진 사고가 있었습니다. 엄청난 수압으로 인한 사고였던 만큼 많은 양의 물을 사용하는 풀장을 사용할 때도 주의가 필요합니다. 안전을 위해서 건축물 내부에는 풀장을 설치하지 않는 것을 추천하고 풀장을 사용해야 한다면 적재하중을 고려하여 적당한 사이즈를 선택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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