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내 읽다가 늙었습니다』2020 세종도서 선정
어느덧 2020년 12월 28일이다. 2020년도 사흘밖에 남지 않은 오늘, 나는 2019년 12월 29일에 펴냈던 책의 소식을 전하고자 한다. 출간된 지 정확히 1년이 된 『내내 읽다가 늙었습니다』의 이야기다.
책이 나온 후 1년이라…. 지난 1년 동안 나도 여러 궤적을 통과했고, 이 책도 마찬가지다. 앞으로 책에 관련된 이런저런 소식을 이곳에도 전할 수 있기를 바라며….
몇 달 전 괜히 남세스럽고 민망해 소식을 공유하진 않았지만, <내내 읽다가 늙었습니다>는 올해 세종도서 교양 부문에 선정되었다. 그래서 이 책은 3쇄를 찍었고, 지금도 꾸준하게 많은 분들께 사랑을 받고 있다.
출간 직전에 큰 교통사고가 나서 책을 알리는 데 에너지를 내진 못했건만, 지금도 일주일에 몇 건씩 여기저기 올라오는 책덕들의 훈훈한 리뷰들을 보면... 파주-대구를 열 번 넘게 오가며 이 프로젝트를 하길 역시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책을 만드는 데도 1년이 걸렸다. 박홍규 교수님께 처음으로 메일을 드린 날을 방금 검색해보니, 2018년 8월 29일이었다.
책이란 과연 어떻게 알려지는 건지... 어떻게 계속 읽히는 것인지. 수원에서 마그앤그레 책방의 이소영 대표님의 말씀처럼, 책은 저마다의 운명이 있다고 생각하는 게 맞지 않나 싶다. 괜한 억지와 조바심을 낼 게 아니라...
어쨌든 <내내 읽다가 늙었습니다>는 국민대 정선태 교수가 유튜브에서 크게 상찬해주기도 했고, 한양대 박찬운 교수가 자신의 서평집 <궁극의 독서>에 한 꼭지를 실어주기도 했다. 어찌저찌 읽을 만한 사람들은 많이들 읽어주고 1952년생 박홍규의 일평생이 담긴 목소리를 계속 알려주고 계신 것 같다.
박홍규는 완벽한 사람도 아니고, 어느 정도는 '선언적인' 사람에 그칠 것이며, 그 나름의 수많은 한계를 갖고 있는 사람이다. 그래도 나는 그를 존경한다. 사실, 나는 자신의 세계를 활짝 보여주는 일에 거리낌이 없는 모든 저자들을 존경하는 것 같다.
책은 결국에 세상과 타인, 그리고 자기 자신을 향한 사랑의 기록, 비슷한 게 아닐까 싶다. 그 사랑에는 자신의 콤플렉스와 한계를 절절하게 인식하는 일도 포함되리라. 나도 매일 나의 그것들을 바라보고 있다. 어찌 됐든 세종도서에 선정됐던 건 기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