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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인천정 May 30. 2022

왜 내 피드에는 좋아요가 별로 안 눌리는 걸까?

에서 시작한 생각이 흐르고 흘러 그렇게 머얼리 떠났습니다.

 그러니까 SNS 란 것은 결국에야 유저 모수의 확보, 그리고 그 다음에는 체류 시간이란 것이 중요하다는 건 이제는 대 IT 시대의 기본 소양 아니겠습니까 그러니까 우리는 이 인스타그램이란 채널에 존나 오랫동안 붙어있어야 <메타>에 좋다는 것입니다. 왜냐면 그래야 우리가 광고를 존나 볼 수 있거든요. 이미지만 공유할 수 있던 '미니멀'한 인스타그램에 처음엔 1분 짜리 동영상을 공유할 수 있더니, 어느 순간엔 길이 제약이 훨씬 개선된 igtv가 생기더니, 어느 순간엔 다시 세로형 숏폼이 생기더니, 어느 순간엔 또 이게 다 통합이 되어서, 거의 무한히 새로운 동영상을 볼 수 있는 플랫폼이 되었습니다. 오늘도 체류시간과 그 방법의 효율에서 극한을 찾아가고 있는 중이죠. 아 이런 발단만 해도 드릉드릉~한 긴 글은...? 아마 그다지, 환영받지 못할 겁니다. 텍스트 길이와 피드 체류시간 사이에 상관관계가 솔직히 그다지 높지 않을 거 같거든요. 그러니까 알고리즘이 이미 그렇게 판단을 내렸을 텝니다.


 아 맞다.

혹시 말이에요. 옛날보다, 당신의 게시글에 좋아요나 댓글이 많이 안 달리는 거 같습니까? 내 콘텐츠가 매력이 없어졌나, 아니면 내 지인들이 나에게 이제 관심 없어졌나? 그런 생각들을 할 때가 있습니까? 그러니까 여기서 대략 유추해볼 수 있는 당신의 환경은 그렇습니다.

1. 사는 게 바뻐 SNS 자체에 접속하는 빈도 수가 줄었거나

2. 접속해서도 남의 스토리나 릴스를 많이 안 넘겨보았거나

3. 남의 피드를 보아도 좋아요나 댓글을 남기는 게 적거나


어쨌든 셋 다, 알고리즘이 당신을 체류시간도 적고, 인터랙티브도 떨어지는 유저라는 판단을 내리는 요소들입니다. 커뮤니티 플랫폼에 그다지 도움 되는 유저는 아니죠.


 이 판단 하에 알고리즘은 당신의 게시글에 대한 노출 수 자체를 의도적으로 줄였을 공산이 큽니다. 왜냐면 좀 더 충성 유저들에게 더 많은 노출 슬롯을 주기에도 모자랄 정도로 이미지의 포화 상황 아니겠습니까? 그러니까 이성적인 판단 하에 당신의 콘텐츠가 노출 우선순위에서 배제되는 것은 당연합니다. 당신은 딱히 '고품질'의 유저가 아니니까요.

 문득은 그런 생각이 들겁니다. 아 난 시간이 없어서 체류시간을 늘리긴 어려울 거 같고(하루 종일 폰 하면서 관심도 없는 남의 일상이나 숏폼 영상을 보면서 머리를 멍하게 두란 말이야?!?), 그럼 노출 수 자체를 늘리는 방법이 없나? 노출 수는 어떻게 높이지? 인스타그램이 광고를 돌려보라고 하네. 그러고 보니까 요즘은 브랜드가 아닌 개인 인스타들도 광고를 많이 돌리더라. 이런 사고 프로세스로 나가기가 '쉬울'겁니다.


감히 하는 생각이지만, 다시 한 번 알고리즘은 효율적으로 그런 의사결정이 쉽도록 환경을 만든 거겠죠?

그럼 나도 광고를 돌리고, 너도 광고를 돌리고, 모두가 광고를 돌립니다. 내가 팔로우하는 사람들의 피드만으로도 하루 종일 넘겨 볼 피드가 꽉 차는 사람도 있겠지만, 오로지 그 날 업로드한 게시글을 보는 것도 아니고, 그걸 제대로 파악하는 것 또한 거의 불가능에 가까울 것입니다. 왜냐면 중간 중간에 내가 봐줘야 할 광고가 존나게 많기 때문이죠.


다시 말해, 광고를 돌리지 않으면 앵간해서는 노출되기 어려운 상황이 놓여져 있습니다. 아 그렇다고 해서 광고만 노골적으로 노출되게는 안 할 거에요. 그러면 그 노골적임에 유저들이 또 떠나가지 않겠습니까. 페이스북에서의 실수가 떠오르겠죠. 유저가 떠나가지 않게 '순수'한 콘텐츠들을 섞으며 피드에 노출되는 광고 수를 아주 적절히 유지 중일 겁니다. 그런데 뭐 현대 소비자에게 대체제가,,, 있나,,,(있다면 그걸 또 메타가 인수할 것만 같은?) 싶으면 그것도 아니라,,, 그 노골적임을 오히려 더 발전시키는 쪽으로 진화하고 있는 거 같다는 생각도 듭디다.


요즘에는 뭐 유저 스토리 두 개 넘기면 광고입니다. 스토리가 처음 나왔을 때는 뭐 20개를 보든 30개를 보든 광고는 없었습니다. 생각해보면 그렇게 스토리를 올리는 사람도 없던 시절이 있긴 했었네요. 하여간에 시대는 변했고, 광고 알고리즘도 변했습니다. SNS에서 유저는 무엇보다 소비하는 주체로서 규격화되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아 난 생산자, 크리에이터라고요? 그러니까 앞서 말했든 크리에이터분께서는 보다 많은 노출을 위해선 광고상품을 소비하실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되었잖아요. 플랫폼 입장에서는 아주 훌륭한 고객이십니다. 인터랙티브를 유도하는 콘텐츠를 생산해내면서 돈도 쓰니까요. 아 물론 그렇게 개인도 돈 잘 버는 세상이고요. 근데 그 개인 크리에이터가 내세울 수 있는 효율과 가치란 거. 당연히, 양극화될 겁니다.


 그러니까 저는 뭐 그래서 이게 막 나쁘다, 죽창 들고 나서야 한다 그런 건 아닙니다. 그게 그냥 우리가 살고 있는 지금이라는 걸 다시 한 번 되새겨보자는 거지요. 낭중지추라고 하여, 콘텐츠 자체가 존나 쩐다? 그렇다면 알고리즘이고 뭐고 박살을 낼 수 있을 겁니다. 아 그게 아니면, 간혹 가다가는 알고리즘의 선택이라고 인터랙티브가 쩌는 게시글은 광고가 없어도 막 돋보기에서 자주 보이고 그렇지 않습니까? 그렇게도 가능하겠네요.

그러니까 광고 없이 노출&도달을 높여서 나를 알리는 방법으로는 존나 개쩌는 사각형 짜리 콘텐츠를 만들거나, 아니면 어그로로 인터랙티브 수치를 존나 끌어올려서 알고리즘의 선택을 받는 수가 있습니다. 

 하나는 어렵고, 하나는 막 쉽다고 하긴 어렵지만 그래도 앞선 것보다는 쉽습니다. 어그로는 생활이 되었죠. 아 피차일반입니다. 어떡하겠어요. 시대가 그렇습니다.


 비트코인이니 NFT니 하는 시대잖아요. 저는 웹3.0이니 블록체인이니에 대해 좀 더 세상에 대한 낙관이 있습니다. 뭐 대단한 낙관은 아니고요. 밀접히 연관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앞선 것들은 사실상 '내 다음 호구 찾기' 같고, 뒤에 것들은 좀 더 '분배의 윤리' 쪽에 가까운 거 같거든요.

 저는 플랫폼 기업에서 광고를 '소비'해주는 유저들을 위해 조금의 소득을 보장해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아니 이렇게 잘 만들어 놓았잖아요. 그러니까 유저들이 애써 하루종일 광고도 보고 있지 않습니까? 광고를 보는 건 우리고, 돈을 쓰는 것도 우리인데 왜 플랫폼이 광고 수수료를 '독점'하는 걸까요? 생각해보면 또 그렇지 않습니까. 우리가 그 광고상품의 가치를 결정하는 MAU 중 하나인데 말입니다. 그 가치에 우리도 꽤 많이 기여했다 이 말입니다. 여기서 그 거대한 파이의 한 조각을 나눔 받는 게 어려운 일일까요? 기존에는 기술의 한계가 있었지만, 이제 대 블록체인의 시대 아닙니까. 추적 가능하고, 기여도에 따라 자산 배분도 가능하지 않습니까?


 이런 관점이라면 정부 입장에서도 기본소득에 대한 논의가 좀 더 빨리 나올 수 있지 않겠습니까? 솔직히 앞으로의 자본주의 시스템을 유지하기 위해선, 생산 능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소비주체들에 대한 대처가 필요한 거  사실 아닙니까? 이게 좌파,우파 가릴 게 아니라 특정 정당이 이슈를 선점했나 못했냐 정도의 차이일 뿐 어차피 다들 그런 근미래를 생각하셨잖아요.

 그러니까 이왕 이렇게 된 거 플랫폼 기업이 좀 다이렉트로 유저에게 보상을 줍시다. 뭐 세금도 뜯고, 따로 기부도 하고 그래서 억울할 수 있겠는데요. 어차피 사람들이 그 돈 벌어서 뭐합니까. 부동산 사겠어요? 얼마 되지도 않을 돈으로. 그 돈으로 플랫폼에서 다시 광고 보고 뭐 살 건데요. 뭐.


 논리 전개가 길고 거칠었습니다만. 그냥 런 거죠.이런 생각도 있다 이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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