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번째
삶이 힘들고 답답한 시기가 있어요.
요즘 자주 그런 마음이 들었거든요.
그 마음을 마주해 봤어요.
뭐가 날 이렇게 답답하게 만드는 건지.
무엇이 날 이렇게 조급하게 만들고.,
무엇이 날 이렇게 화가 가득하게 만드는지.
그리고 깨닫게 된 것은,
조급 함이었어요.
상대성이라고 해야 할까요?
모두가 앞서가는데 저만 뒤로 처지는 기분.
언젠가 그런 말을 들었어요.
인류는 SNS 때문에 망할 수 있다고.
행복의 상대성.
SNS에 보이는 모두가 행복한데 나만 이런가.
SNS에 나오는 모두가 부유한데 나만 이런가.
그런 비교가 이어지면 끝이 없더라고요.
생각해 보면, 지금 여기 내가 누릴 수 있는 소소함이
어쩌면 행복으로 가는 길인데,
지금 내 앞에 있는 행복을 외면하고
어딘가 멀리 있는 행복을 찾는 것 같더라고요.
느려도 되는데.
천천히 해도 되는데.
틀려도 되는데.
수정하고 고치고, 개선하면서 나가면 되는데.
언젠가 이런 글을 브런치에 썼던 것 같네요.
뭐, 어떤가요?
쓰고 또 쓰면서,
그때보다 그 마음이 조금 강해지고,
조금은 더 여유를 찾게 되겠지요.
오늘,
잠시 가만히 한 자리에서,
멀리 있는 산을 봤어요.
멀리 있는 집을 봤고요.
바쁘게 산다는 핑계로,
산이 초록으로 변하고,
산이 갈색으로 변하는 모습을
못 보고 살았던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오늘.
이렇게 하루를 마감하며,
한번 더 다짐하려고요.
천천히 해도 괜찮고,
느려도 괜찮고.
틀려도 괜찮다고.
지금 내가 숨 쉬며 살아가는 것 모두가
너무도 사랑스러운 내 삶의 한 부분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