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가 쓴 이야기는 결국 우리 이야기였다
브런치 필명, 화양연화 문하연 작가의 북토크에 참여했다.
문하연 작가는 오마이뉴스 시민기자계의 대모라, 불리는 스타 작가이다.
옛 속담(?)에 '물 들어올 때 노 저어라'라는 말이 있다. 자신에게 주어진 기회를 놓치지 않고 결단을 내리고 어떻게든 앞으로 나아간 그녀에게 놀라울 만큼 눈부시고 영광스러운 결과물이 책으로, 명성으로 돌아왔다.
올해로 10년 동안 이룬 것들을 얘기하는 그녀의 목소리엔 아직 더 나아가 이뤄야 할 것들에 대한 뜨거운 열망이 묻어났다. 마치 워밍업 이제 막 끝났고,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뛰어갈 참이라는 듯이 몸을 푼다.
그녀는 40대 중반 나이에 오마이뉴스 시민 기자에 투고한 글을 시작으로 작가의 길로 처음 들어섰다고 했다.
우연히 은유 작가님의 글을 읽고 충격받았어요. 은유 작가님의 글쓰기 수업에 갔는데,
1/3은 국어국문을 전공하신 분이거나 교사, 1/3은 편집자, 나머지 1/3은 작가분들이셨어요.
저만 아무것도 쓴 게 없는 사람이었죠.
서른 명 정도 모여서 실시한 글쓰기 수업은 꽤 배울 점이 많았다고 했다. 그리고 당장 뭐라도 쓰라고 스스로를 종용했다. '시아버지의 일생'을 글로 풀어갔다. 주변 가족, 지인을 소재로 글을 쓸 때는 매우 조심해서 접근해야 한다고 작가는 주의를 주었다. 이점은 나 또한 에세이를 쓸 때 평소 많이 신경 쓰는 부분이기도 하다. 그래서 글 소재로 쓰기에 내 이야기가 가장 편하고 부담이 적다. 단, 자신의 이야기라 할지라도 어느 정도 선은 필요하다고 본다.
다시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얘기로 돌아가자. 문하연 작가는 '명랑한 중년'으로 자신의 일상 이야기를 오마이뉴스에 투고했다. 어느 날 생각지도 못한 전화 한 통을 받는다. 오마이뉴스 쪽에서 문하연 작가의 글을 게시했고, 확인하라는 내용이었다. 올해의 시민기자 대상을 받았다. 내 글이 돈이 되는, 글로소득의 시작이었다. 이 어마어마한 희열과 동기부여는 문하연 작가의 글이 또 다른 분야로 뻗어 나도록 했다. 평소 미술과 클래식 음악에 관심이 많았기에 그동안 쌓아둔 지식과 소양을 글로 풀어내기 시작했다. 계기는 어느 기자가 올린 '목을 자르는 유디트' 회화 그림에 관한 글을 읽고 나서 개인적 아쉬움을 느꼈기 때문이다. 그래서 미술에 관한 글을 투고했다. 그림을 보는 나의 입장, 해석이 다 다르고 받아들이는 소회 또한 상이하므로 새로운 관점에서 풀어가는 글을 지향했다. 관련 자료를 많이 찾아보고, 알려지지 않은 여성화가를 재조명해서 쓴 글이 좋은 호응을 이끌어냈다.
열심히 취미를 가지시라, 권유하고 싶어요. 이게 나중에 다 글 쓰는데 도움이 되거든요.
뒤늦게 봇물 터지듯이 창작에 대한 욕구가 꽉 채워졌다 못해 흘러넘치는 문하연 작가. 여러 장르로의 도전을 거침없이 시도했다. '아파트'라는 2인 창작 가극을 썼다. 아파트라는 공간을 통해 계급과 계층에 대한 풍자와 해학극이었다. 드라마, 영화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드라마 대본도 벌써 몇 편 썼는데 아직 제작된 것이 없다고 수줍게 얘기하셨다. 드라마작가교육원을 통해 배출된 유명한 작가들이 많은데 자신도 그들 중 한 명으로 경쟁하고 입봉의 기회를 얻기 위해 인턴에 도전하기도 했단다. 물론 지금도 계속 도전 중이라 하시니 향후 문하연 작가의 작품활동을 기대해 볼 만하다. 너무 슴슴하고 착한 내용이라는 평가를 받고, 작가의 전직이었던 간호사 경험을 바탕으로 매운맛을 가미한 범죄스릴러물도 써보셨다 한다. 흐흐, 나도 그런 평가를 받아본 입장으로 그럴 만.두.하.다. 흐흐. 드라마 영역은 철저히 시청률 숫자로 증명하는 자본주의 세계인지라 공감백배한다.
내가 북토크 대화창을 통해 작가님에게 질문했다.
작가님의 다작 비결은 무엇인가요?
이 질문은 솔직히 말하건대, 문하연 작가에 대한 시기와 질투심을 느낀, 나의 삐딱한 마음을 은근히 내비친 졸렬한 질문이었다. ㅋㅋㅋㅋ 아이고 배 아파, 배 아파.
다작의 비결은 그냥 미친 듯이 쓰는 거예요. 그것밖에 없죠. 하하하
우문현답, 이라는 말은 이때 쓰는 말이었다. 우리 모두가 아는 답이었다. 당장 뭐라도 치열하게 쓴 자만이 다작을 하는 것이 진리다. 참 어리석은 질문을 한 셈이다. 고로 나는 다른 이의 성과에 배 아픈 못난 바보.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게시판을 적극적으로 이용해 보세요. 잘만 하면 엄청난 파급력에 놀라실 거예요. 저도 그곳을 통해서 기회를 잡았고요. 많은 작가님들이 그 기회를 놓치지 않았으면 해요. 기사라는 생각에 너무 글의 결말을 계몽적이고, 가르치려고 하는 내용으로 쓰려하시는데, 제가 생각하기 론 그냥 나의 내밀한 생각과 이야기로 끝을 맺어야 먹힌다고 봐요. 참고로 브런치 작가이신, 포도송이 작가의 글을 읽어보시라 권하고 싶습니다.
오, 포도송이 작가님? 문하연 작가님이 '샤라웃'한 포도송이 작가님은 누구인가. 샤라웃 한 이유는 분명 있을 테니... 이분과 이분의 글방을 조만간 방문해서 글을 읽어볼 생각이다. 푸하하핫.
글감은 늘 우리 주변에 있어요. 우리의 감각이 깨어있어야 해요. 은유 작가님의 수업을 병행하며 2주에 1개씩 연재를 했어요. 대략 50~60번을 고쳐 쓰고, 고쳐 써서 최종본을 발행해요.
나는 얼마나 열심히 고치고, 고치나 생각해 보다가 깨달음을 얻었다. 아, 하는 바보 도 트이는 소리와 함께 부끄러움을 느꼈다. 대여섯 번 정도 고치면 대략 완성된다는 엄청난 착각을 했던 거다. 무슨 자신감으로 그랬는지 부끄럽다. 어쩌겠나, 내가 이런 사람인 걸. 깨달았으면 개선해야 한다. 문하연 작가님, 작가님의 치열함을 존경합니다. 하루에 잠도 네 시간 정도만 주무신다면서요. 그렇게 열심히 쓰시니 그 많은 책을 세상에 내놓으신 거겠지만, 건강을 위해 조금 더 수면 시간을 늘리시길 바라요.
화양연화 문하연 작가가 세상에 내놓은 책에 대해서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다락방 미술관>, <다락방 클래식>, <명랑한 중년, 웃긴데 왜 찡하지?>, <소풍을 빌려드립니다>을 출간한 작가의 작품을 나는 왜 아직 한 권도 읽지 않은 겐가. 아, 이 부분에서 내가 우물 안 개구리라는 생각을 아니할 수 없었다. 특히 '소풍을 빌려드립니다'라는 소설집은 반드시 읽어볼 생각이다. 온라인 줌 북토크를 통해 알게 된 그녀의 '어메이징 스토리'가 궁금하고, 소설이라는 장르를 사랑하는 문청으로서 문하연 작가의 책을 읽어봐야겠다는 결심을 했다. 본인의 친구 이야기를 모티브로 한 소설을 설명하다 울컥 감정이 북받쳐 문하연 작가가 물 한번 마시겠다고 잠깐 중단하는 모습을 봤다. 비록 모니터 화면으로 본모습이지만 인상적이었다. '아, 참 감수성이 풍부한 작가구나. 사람을 좋아하고 사랑하는 사람이다.'라고 생각했다. 소설의 내용이 궁금했다.
죄송해요. 친구를 생각하면 저도 모르게 울컥해요.
힘들고 고통스러운 기억이, 아픔이 글이 된다고 생각해요.
그래, 나도 그랬다. 아프니까 글을 쓰게 됐다. 말을 하면 됐지만, 차마 말을 할 수 없는 자신이 서러워서, 억울해서, 아파서 글을 쓴다. 이미 나도 경험해 봐서 안다. 그래서 글을 사랑하기도 하지만, 그래서 어렵기도 하다. 흔히들 기쁨 보다 슬픔의 감정이 더 오래, 진하게 기억된다고 했다. 사람들은 남의 고통에 무심한 것 같아도 가장 공감을 끌어내기 좋은 소재가 그 고통이라 하겠다. 공감과 연대가 우리 스스로를 구원한다.
당신이 겪었던 그 슬픔, 고통, 나도 겪었어요.
당신이 얼마나 아픈지, 얼마나 서러운지 알 것 같아요.
그녀의 이야기는 결국 우리 자신의 이야기이기도 했다. 지금도 특별한 이야기를 만드는데 몰두하는 나는, 결국 내 이야기에 내 생각을 투영하고 녹여내고 싶은 욕구를 가지고 있다. 에세이를 쓰기로 했으나 늘 주저하고 두려워하는 지점이 있었다. 나의 내밀한 이야기 중 무엇을, 어떻게, 어디까지 밝히면서 드러낼 수 있는가. 내게 그런 용기가 있을까. 그래서 모든 사람이 내 글을 읽을 수 있는 온라인 플랫폼에 올릴 수 있을까. 이것에 대한 고민을 좀 더 면밀히 따져보려 한다.
마지막으로 지금 브런치 작가 활동하시는 모든 분들에게 말씀드리고 싶어요. 기회는 항상 열려있으니 어디든지 두드리세요.
이제 북토크 후기를 마치고자 한다. 문하연 작가님, 진솔하고 내밀한 이야기까지 해주신 그 마음, 감사히 받을게요. 너무너무 뜻깊은 시간이었어요. 저도 작가님처럼 쓰면서 준비하는 사람이 되도록 노력할게요.
소위 김하진 작가에 이어 화양연화 문하연 작가님, 다음 배대웅 작가님까지, 이런 훌륭한 작가님들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볼 수 있는 북토크를 기획하고 진행해 주신 아호파파 B님, 환오 작가님, 꿈꾸는 나비 작가님 모든 분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어디 가서 이런 귀한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을까? 값어치를 매길 수 없다. 너무 뜻깊은 시간이었고, 같이 한 작가님들에게 감사를 전한다.
어색함을 견딜 수 없어 평소보다 방방 뜬 상태로 대화창에 시끄럽게 글로 떠드는 수다쟁이, IndigoB를 이쁘게 봐주세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