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청명 이영주 Jan 01. 2020

야구

친구 RS

HC, RS 그리고 몇 아이들은 야구며 축구를 좋아했다. 나는 운동신경도 둔한데다 룰도 잘 몰라서 대체로 인원수를 맞추거나 따돌리기 뭣해서 끼워주는 정도였(을 것이)다. 국민학교 상급학년 때부터 중학교와 고등학교를 거치며 우리는 같은 반이 되거나 혹은 다른 반이 되었다. HC는 늘 운동파였고 RS는 자라면서 더욱 공부파가 되어갔다. 특히 수학을 잘했다. 나는 수학을 꽤나 못했다. 그래도 국어는 그럭저럭 관심은 있었다. 해거름 판에 운동장에서 우리는 야구공이나 축구공이 보이지 않을 때까지 고함을 치면서 그렇게 간혹 놀았다. 다른 거의 모든 이들의 유년이 그러하듯이. 


각각 뿔뿔이 흩어져 대학으로 진학하고 얼마간 시간이 흐른 후 들려오는 소식에 따르면 그는 모 지방국립대학의 교수가 되었다고 했다. 유학을 갔었는지는 알 수 없다. 학위를 받자마자 교수가 되었을 것이다. 호리한 체격에 뿔테 안경을 쓴 그는 교수라는 이미지에 딱맞는 것 같았다. 그리고 삼십 삼 년 째 나는 그를 보지 못하고 있다. 다만 그리워 할 뿐. 그는 어떤지 그건 알 수 없다. 




매거진의 이전글 레코드 감상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