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인디스쿨 May 24. 2023

타인의 글쓰는 생활 엿보기

인디스쿨 [쓰는 생활 경험공유회] 후기

그 많은 사람들은 왜 남의 글쓰는 생활이 궁금했을까


지난 4월과 5월에 걸쳐 총 118명의 크루들과 함께 인디스쿨 [쓰는 교사] 프로젝트가 진행되었습니다. 쓰는 교사 프로젝트의 마지막 모임이었던 [쓰는 생활 경험 공유회] 후기를 작성하고 있는 저는 초.온.콘. 저자단의 매니저 차차차D입니다. 

쓰는 교사 프로젝트는 그 이름에서도 분명히 드러나듯, 회원의 글 쓰는 생활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입니다. 기존에 각각 운영되던 인디스쿨 글쓰기 프로그램인 ‘매일의 성찰을 기록하는 글쓰기_교단일기클럽’, ‘내가 정한 주제를 스스로 연구하는 글쓰기_탐구클럽’, ‘신규 교사를 위한 경험 지식 글쓰기_초등교사 온보딩 콘텐츠 저자단’ 3개의 클럽이 연합하여, 개별 클럽의 리워드를 확장하고 크루 간의 교류의 기회를 확대한 새로운 실험이었습니다.  


쓰는 교사 프로젝트의 끝맺음으로 크루들의 완주를 축하하면서도 이 프로그램을 경험하지 못한 분들께도 쓰는 생활을 알리고 독려하고 싶었습니다. 그렇게 쓰는 교사의 마무리 프로그램으로 [쓰는 생활 경험 공유회]를 마련하였고, 5/17 수요일 저녁 각 클럽에서 완주의 경험을 나누어주실 세 분의 선생님이 발표를 준비하시고 스물 네 분이 참석하신 가운데 경험 공유회가 열렸습니다. 



탐구클럽 티처쏭 선생님의 발표 화면



쓰는 교사 크루 3인의 쓰는 생활

 

첫 번째 경험 공유 발표는 탐구클럽의 티처쏭 선생님께서 평소 좋아했던 최진영 작가의 작품을 다시 읽으며 새로운 관점으로 작가의 세계를 탐구하신 경험을 발표 해주셨습니다. 

 최진영 작가가 그리는 사랑, 시련을 극복하고 일어서며 단단해지는 내면 세계에 다시 한번 이입하고 재해석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탐구클럽에 참여하여 읽고 쓰면서 소위 ‘최진영' 덕질을 해본 셈이었는데요, 다양한 책을 읽은 경험은 많지만, 한 작가의 작품을 이렇게 집중하여 읽고 소화하는 경험은 처음이었어요. 내가 좋아하는 것을 찾고 그것으로 온전히 자신에게 몰입할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덕질로 문학 감상하기_티처쏭-


두 번째 발표는 교단일기클럽의 플랫 선생님께서 매일 쓰기의 힘에 대해 나누어주셨습니다. 

 ‘매일’ 한 편을 쓴다는 것은 나를 덮쳐오는 각종 이벤트와 피로감으로부터 스스로와의 약속을 지켜내는 정말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매일 쓰지는 못했지만 완주 마지노선을 지켜내듯 쓰면서 학생과 학급 운영에 대한 고민을 털어놓고, 쓰면서 힌트를 얻고, 댓글로 랜선 동학년 샘들과 소통하며 얻은 것이 참 많았습니다. 아이들에게 글똥누기를 시키면서 그 교육 효과를 알고는 있었지만 경험하지는 못했는데, 어른인 나도 매일 글로 똥을 눠보니 정말 시원했습니다. 교단일기클럽에서 매일 쓰는 생활 습관이 생기고, 쓰면서 내 마음을 돌보며 삶이 기록된 나만의 책 한권을 얻었어요. 함께해요. 교단일기! 
 
-매일 쓰기, 돌아보기, 시원해지기_플랫-


세 번째 발표는 초.온.콘. 저자단, 모든순간이꽃봉오리 선생님께서 교직 철학을 세우던 분투의 과정을 한 편의 글로 만드신 경험을 전해주셨습니다. 

 초.온.콘 저자단 참여하기 전에는 글 쓰자는 생각만 하고 있었지만 무엇을 어떻게 써야 할지 몰랐습니다. 그러다 언젠가 1학년을 지도하면서 겪은 시행착오와 얻은 노하우를 글로 정리해 게시판에 올렸더니 정말 많은 분이 좋아해주셨어요. 그 후 저자단에 참여하게 되었고 제 경험 중 신규 선생님들에게 도움 될 만한 것을 두 편의 글로 써보게 되었어요. 저는 이번이 두 번째 참여인데요, 이번 글은 제가 스스로 했던 다섯 가지 질문을 정리해서 신규 선생님들이 교직 철학을 세우는 데 도움되면 좋겠다고 생각하며 작업했어요. 그런데 동료 저자님들과의 끈질긴 피드백 과정 중에 오히려 제가 다시 한번 제 교직 철학을 점검하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내 안에 이야기가 있다는 믿음,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는 믿음_모든순간이꽃봉오리-



어른인 나도 매일 글로 똥을 눠보니 정말 시원했습니다.



쓰는 교사는 여러분의 글쓰기에 어떤 역할을 하였을까요?


발표 후에는 모든 참여자에게 쓰는 생활을 돌아보는 질문 두 가지와 쓰는 생활을 다짐 해보는 질문 세 가지를 드리며 [돌아보고, 나아가기 코너]를 진행했습니다. 패들렛에 무심히 던져진 이 질문들에 서른 명의 참여자들이 십여 분간 고요히 돌아보고 다짐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쓰는 교사에 참여 해주신 크루분들은 공통으로 ‘쓰는 것으로 표현하고자 하는 욕구’가 충만한 분들이셨고, 쓰는 교사를 욕구 실현의 ‘도구나 도움’으로 활용하셨더군요.  


다른 사람들과의 약속이라고 생각하니 잊지 않고 쓸 수 있게 되었다.
‘긍정적인 자극을 받을 수 있도록 주변을 변화시켜라’ 라는 테드 강연을 듣고나서 쓰는 교사에 참여하였다.
매일 써야 한다든지, 일주일 단위로 탐구해야 한다든지 하는 외부의 조건에 나를 맞춰서 해 나갔다. 
완주하여 참가비를 환급받겠다는 짠순이 기질을 발휘하였다.
완주하면 책을 받을 수 있다는 강력한 동기와 글을 꾸준히 써보고 싶다는 마음이 어우러졌다.


쓰는 교사에 참여하는 분들은 이미 정말 다양한 글감 목록을 가지고 계셨어요. 게다가 자신만의 솔직하고 대담한 글쓰기 목표도 마음 한 켠에 품고 계셨습니다. 함께 쓰는 동료를 마련 해드리고, 과정 중에 멈추지 않도록 작은 독려를 했던 것이 선생님의 쓰는 생활을 이어가는 데 도움을 드렸다니, 앞으로도 쓰는 교사는 선생님들의 쓰는 생활을 격려하는 외부 자극의 역할을 충실히 해야겠다고 다짐 합니다.


쓰는 생활 경험 공유회 중 진행된 돌아보고, 나아가기 코너



우리들의 일상은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요? 


그렇다면 긴 글쓰기 여정을 지나오며 참가자 선생님들은 저마다 어떤 변화를 겪으셨을까요. 클럽마다 글쓰기 목표는 조금씩 달랐지만, 쓰는 행위로 우리의 삶을 정리정돈하고 일상의 호기심을 일깨우고 성장과 성숙하는 시간이 되기를 바랐습니다. 


오늘의 글감은 무엇으로 할까, 일상을 세밀하게 관찰하는 습관이 생겼다.
스트레스 상황에서 짜증을 내는 대신, 어떻게 이 상황을 재미있게 표현할까를 고민하는 습관이 생겼다. 
다른 사람은 어떤 의도와 형식으로 썼는지 살피게 되었어요.
글쓰기가 전보다 가깝게 느껴집니다. 
많은 사람에게 보여주고 싶은 나의 글쓰기 욕망을 알게되었고, 계속 글을 써나갈 동기가 생겼다. 
교단일기0기를 시작으로 매일 글을 쓰기 시작해서 독서 모임에서 2권의 문집을 내고 독립출판으로 1권의 책을 내게 되었습니다. 
새로운 나를 발견하게 되었다, 나는 생각보다 ‘사랑'이 중요한 사람이었다. 앞으로 ‘쓰기'를 더욱 사랑하는 사람이 되겠다. 
교단일기 마치고 100일 글쓰기를 시작했습니다. 요새는 뭘 쓸까 고민하는 시간이 행복합니다. 


그 바람대로 많은 크루분들이 쓰는 생활하시면서 글감을 찾기 위해 일상을 새롭게 바라보고, 사건을 재해석하고, 자신을 발견하는 변화를 겪으셨다고 하셨어요. 하지만 높은 확률로, 완주의 성취감을 느낀 크루들이 경험공유회에 오셨을 테니 이 질문은 긍정적 변화가 전제되었고 전체 크루를 대변하기 어려운 응답이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글쓰는 생활을 지원하는 쓰는 교사 프로젝트가 크루 한 분 한 분에게 긍정적 변화를 만들고, 그 변화가 모여 인디스쿨의 문화를 만들어 갈 수 있다면 퍽 의미가 있는 메시지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스트레스 상황에서 짜증을 내는 대신,
'어떻게 이 상황을 재미있게 표현할까'를 고민하는 습관이 생겼다. 



당신의 글쓰기 목표는 무엇입니까? 


모든 프로젝트가 끝난 후, 우리의 글쓰기는 어디로 향해야 할까요? 

어디쯤을 목표지점으로 잡아야 하는 걸까요? 

클럽 종료와 함께 여러분의 쓰는 생활도 종료되지 않았으면 합니다. 그래서 이 코너의 마지막에는 우리의 글쓰기 열정의 온도를 낮추지 않고 지속할 수 있도록 나의 글쓰기 목적과 목표를 적어보았습니다. 그리고 그 목적과 목표를 이루기 위해 매일매일 할 수 있는 ‘가장 작은 행동’들을 써보았습니다. 좋아하는 만년필과 공책을 준비하기, 하루에 10분은 책상에 앉기, 무엇이든 붙잡아 메모하기, 동지 모으기, 책상 물걸레질하기 등 성실함을 담은 작은 단위의 행동을 계획 해보는 것으로 [돌아보고 나아가기 코너]를 마쳤습니다. 




쓰는 교사는 선생님의 괜찮은 삶을 응원합니다.


쓰는 생활은 분주한 우리의 일상을 멈추고, 생각하고, 다음의 행동을 선택할 수 있게 하는 삶의 한 방식 입니다. 우리는 쓰는 생활을 통해 좀 더 나은 결정과 그것들이 가져올 좀 더 괜찮은 결과가 있는 삶을 만들고 싶습니다. 인디스쿨 쓰는 교사 프로젝트로 선생님의 괜찮은 삶을 응원합니다. 

쓰는 교사는 여름에 돌아오겠습니다.   



2023. 5. 17 (수)
글 : 인디스쿨 사무국 김소영


매거진의 이전글 달라지는 인디스쿨 교사인증:D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