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귀 준비
끝이 없을 것 같았던 육아휴직도 이제 마무리되어 간다. 지난달 인사과에서 전화가 왔다.
"과장님, 복귀하실 거죠?"
"네, 그럼요. 복귀해야죠."
회사를 그만둔다고 하고 시작된 육아휴직이라 내가 복귀하지 않을까 봐 걱정이 되었나 보다. 나 하나 빠진다고 그 큰 회사에 무슨 일이 있기야 하겠느냐만 복귀를 물어봐주는 저 질문도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 회사를 그만두겠다는 그때의 마음은 이제 거의 희석되었다. 사실 회사를 그만두겠다고 했을 때, 가장 걱정되었던 것은 시간이 지나서 내가 그 결정을 후회할 수도 있다는 사실이었다. 그래서 1년 전 나에게는 육아휴직이 가장 좋은 선택이었다.
그렇게 시간이 이제 1년이라는 시간이 거의 다 지나가고 있다. 그저께 회사 팀장에게 전화가 와서 다음 주 월요일 출근을 확인하고 그때 보자고 얘기를 나누었다.
다시 회사에 가려고하니 이런저런 생각들이 든다. 육아휴직을 선택할 당시의 막막했던 마음, 휴직 기간동안 아이들과 함께했던 시간들, 제주 여행 등등
참 이 나이때 정말 필요했던 시간들이었다. 만약 그 때 내가 그냥 참고 견디며 회사를 계속 다녔다면 지금 어떻게 되었을까? 쓸모없는 가정이지만 지금보다 더 좋은 결말을 보기는 힘들지 않았을까? 물론 그냥 회사 잘 다녔을 수도 있지만 말이다.
다음주 월요일부터 출근을 해야하니 이번주에 하는 모든 일들이 육아휴직 중 마지막 일들이다. 아침에 스타벅스가서 커피마시며 책보고 브런치 글 쓰던일들, 주중에 혼자 마트가서 장보고 저녁식사 준비하던 일들, 아이들 학교 보내면서 마중하던 일들, 교문에서 애들 나오기를 기다리던 일들... 아마 1년 동안의 일상이 그리워 질 날이 또 오겠지...
나도 이제 1년의 충전 시간을 가졌으니 좀 더 단단해지지 않았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