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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진영 Mar 09. 2016

5부장이 되었다.

작년에는 아즐겁고더즐거운 교무실을 지키는 전담이었다. 


그리고 올해 남들은 다 몰라도 나만큼은 대충 예상되는 업무분장 발표날.

응?!



나는 예상대로(인사는 까봐야 안다는 그 절대적인 명제대로) 오부장(5학년부장)이 되었다. 



페북에 이 사실을 알리자 교사인 분들의 축하아닌 축하와 교사아닌 분들의 축하가 몰아쳤다. 



교사인 분들은 

"이제 부장하네? 축하해~ 고생하겠네? ㅋㅋㅋㅋ"


교사가 아닌 분들은

"우와~~ 부장이야? 축하해. 승진했네?!!!!" 


사실 학교에서의 부장은 수당+승진점수+책임감이 더해지는 업무이지 승진은 아니다. 


그런데 우리학교는 작은 학교라 부장은 6명까지만 수당+승진점수+책임감인데 나는 그 여섯명에는 포함이 되지 않으므로 나의 경우는 +책임감만 있다.


잠깐 이 이야기를 하자면 20학급(특수포함)인데 부장이 12명이다. ㅎ 부장이 평교사보다 많은 학교다. 

마지 전교사의 간부화?  부장회의를 하면 전 교직원의 반 이상이 모인다. 







작년까지는 전담을 하며 교무실에서 놀았다. 안바쁜 건 아니었지만 그래도 놀았다. 전담이 담임보다야 훨씬 한가하다는 걸 알았다. 그래도 초반에는 맨붕이었는데 올해는 담임과 부장도 한다. 


일주일 오부장생활을 지내다 보니 작년과는 다른 것들을 느낀다.,


1. 교육과정? 


 올해부터 뭔가 집어넣어야 하는 시수들이 많단다. 이것저것 넣다 보니 열심히 넣고 있다. 근데 넣다 보니 헷갈린다. 내가 있는 지역은 학급교육과정을 시수까지 짜는 동네는 아니다. (학급교육과정을 짜야 진정한 학급경영이 가능하다는 이야기도 듣기는 했는데 사실상 그렇게 움직일 수 있다면..... ) 그래서 처음 해보는 거라 정말 정신이 없다. 시수들을 넣어야 그 교육과정이 이루어지는지에 대한 한치도 의심은 없지만.......(뭐 그렇지만..) 


 그런데 이건 또 생각해보니 이제야 선배들이 했던 말들이 대충 이해가 가기도 한다. 창체에서 자율 몇시간, 뭐 몇시간. 수학여행에서 뭐 몇시간 빼라 이런 이야기들이 이제 조금씩 이해가 되어가고 있다. 



2. 동학년 

 

이게 좀 애매한 부분인데 학년부장의 가장 큰 미덕은 학년을 이끌어 나가는 것. 

이건 두가지 의미가 있는데 동학년 선생님들과 잘 화합하는것. 학년에 문제가 없도록 하는 것. 

근데 어렵다. 

 전에 체육부장을 1년 한 적이 있었다. 그때에는 계원분들이 나보다 나이와 경력이 훨씬 많으셔서 어려움이 좀 있었으나 이번에는 나이차는 많이 나지 않아서 좋으나 리더라는 개념은 익숙하지 않다. 우리반 뿐 아니라 다른 반도 챙겨야 하는 상황이지 않은가. 




 사실 나는 교육과정과 학년운영을 같이 하고 싶은데 이게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서는 떠넘기기로 보일까 살짝 걱정이다. 



3. 우리반. 

 언제든 담임이 되었을 때 꼭 첫날 다 해놓은게 몇가지 있었다. 그 중 하나는 얼굴과 이름을 매칭시키는 것인데 부장을 처음 해서인지 담임을 일년만에 다시 해서인지 잘 안외어 진다.... 늙은 건가?..... 교실에 있고 아이들과 분명 교실활동을 하는데도 보내놓고 나면 왠지 안한거 같다...... 


 사실 올해 부터는 기존에 해왔던 것들을 조금 바꾸기도 하였고 올 한해 내가 그동안 했던 것들을 정리도 하고 싶어서 다양한 방법들을 사용해보느라 아직 진도를 안나가고 있다. 

 그런데 금요일 오후에 여자아이 한명이 말한다.

 "선생님 그런데요. 우리 엄마가요. 너네 진도는 언제 나가냐고 물어보셔요"

 "............." 





일주일이라고는 하지만 사실 수목금 3일이라 이정도의 느낌만 있다. 

부디 올해 내가 우리 학년의 함정카드가 아니길 죽어라 빌어 본다. 




ps. 그렇다고 일주일동안 학년교육과정이 다 짜졌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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