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겁긴 뜨거웠다.
2일차
지난 밤 아니 새벽에 가이드가 아침 8시 만나자는 말을 남겼기에, 잠은 부족했지만 제 시간에 일어나 씻고 화장도 하고, 조식까지 부지런히 챙겨먹은 후에 거의 정확히 8시에 버스에 탑승했다.
어제 밤에 뵌 팀과 뵙지 못했던 다른 팀 여행객들 모두 인사를 하고 자리를 잡았다.
한국인 가이드는 오늘의 일정 안내와 이어서 본인의 간단한 이력을 소개해주었다.
둘째날인 오늘 우리는 오전에 방콕 왓포 사원과 선상투어 후 식사하고 파타야로 넘어가는 일정이다.
방콕도 러시아워에 차가 많이 밀려서 일찍 나서고자 시간을 잡은거라는데 그래도 꽤나 차가 많다.
한시간쯤 달렸을까, 식당 위치상 배를 먼저 타고 사원을 가는게 동선이 좋다고 한다.
버스에서 내리니 해가 뜨겁다. 여기서 부터는 현지인 가이드가 동행한다. 사원에 한국인 가이드는 들어갈수 없다고 한다. 자국민 아니면 관광객만 들어갈 수 있다는 것 같다. 태국인 현지 가이드는 한국말이 능숙했고 한국인 가이드를 오래했는지 한국인 가이드가 하는 말 패턴이 비슷하다.
현재 태국 왕이 라마10세 인데 한국 발음으로 ‘십세’가 욕으로도 들리니 ‘텐세’ 라며 농담조로 얘기한 것을 현지 가이드가 그대로 따라하던 건 좀 머라고 해야할까. 나로서는 헛웃음이 난다 해야할까. 암튼 그랬다.
우리를 위해서였을까, 그들의 왕을 위해서였을까.
배 타는 선착장까지 십여분 걸어서 도착, 서울의 한강과도 같은 ‘짜오프라야’ 강 투어를 하는 배에 올랐다. 배를 타고 가는 동안 수상가옥, 사원, 수상시장 등을 둘러 보고 배에서 1달러 짜리 빵을 사서는 물고기 밥으로 던져주기도 했다. 입도 크고 몸집도 큰 메기들이 어디선가 나타나 입을 쩍 벌리고 빵을 물고 갔다. 코로나 이전에는 수상시장도 꽤나 활성화 되었던거 같은데 두어척만 가옥 밑에 자리하고 있었다.
배에서 내려 사원으로 이동했다. 해가 점점 뜨거워진다. ‘왓 포’란 이름은 ‘왓’ 이 사원이란 의미고 ‘포’ 는 보리수 나무를 뜻한다고 했다. 사원안에 아주 오래된 보리수 나무 한 그루가 자리하고 있는데 불교국가인 태국에서도 보리수 나무를 귀하게 여기나보다 했다.
사원의 실제 이름은 ‘왓~~어쩌구 저쩌구’하는 엄청나게도 긴 이름이었다. 세상에, 두 글자로 줄여서 부르기 쉽게 만든게 얼마나 다행인지,
마지막날 쇼핑센터 가이드 분이 해준 이야기 중에 태국어는 왕실에서 일부로 어렵게 만들어서 일반 시민들이 쓰지 못하게 하려 했다는 얘길 들었는데 웬만해선 누구도 외우지 못할것 같았다. 아! 가이드는 직업정신때문인지 그 긴 이름을 두번이나 발음했다.
왓포사원의 가장 핵심은 태국에서 가장 크다는 와불상이다. 길이가 46, 높이가 15미터나 되서 전신을 한번에 찍기 어렵다. 불교국가의 면모가 그대로 드러나보인다. 기도할수 있게 불전이 곳곳에 있는데 나도 손을 모으고 잠깐 잠깐 기도하게 된다.
가이드가 발바닥 쪽에서 사진을 찍는 거라했는데, 발바닥이 예사롭지 않다. 와~ 크기에도 한번 놀랬지만 발바닥의 정밀한 자개 조각에도 사람들의 오랜 염원들이 담겨 있을것 같다.
이 사원은 사실 일종의 무덤같은 곳이다. 고대 우리나라 왕들의 무덤이 왕릉으로 발견되어 관광지가 되었듯, 사원 곳곳에 알록달록 이쁜 탑들이 바로 무덤이란다. 왕, 귀족, 부자들의 납골당인 것이다. 웅장하게 쌓아올린 탑의 타일(도자기)들은 밝은 색의 꽃장식들인데 화려하면서도 웬지 아기자기하고 밝은 느낌이 들었는데, 태국이란 나라의 취향을 바로 보여주는 듯 했다.
이 곳의 또하나 특징은 마사지 학교가 자리하고 있던 기록을 남겨놓았는데(현재는 다른 곳에 있다고한다.) 태국하면 마사지 아니겠는가. 석판에 인체모형과 혈자리 등을 표시해 놓은 그림들을 한쪽 건물에 그려져 있다.
왓포사원 관람을 마치고 점심은 인근 식당에서 태국의 대표 음식들인 똠양꿍, 새우볶음밥, 볶음국수, 그리고 말로만 들어봤던 태국식 김치(?) 솜땀. 솜땀 이거 내 입맛에 너무 잘 맞았는데, 이렇게 새로운 음식에 대한 경험을 늘려가는 재미가 좋다.
식사를 마쳤으니 이제 다음 행선지 ‘파타야’로 넘어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