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이 많을수록, 달빛이 흐릴수록.
반딧불이는 작은 몸으로 영롱한 빛을 뿜어낸다. 반딧불이가 유유히 날면서 빛을 뿜어내는 걸 보면, 마치 아주 정성스럽게 만들어진 크리스마스 트리에, 반짝이는 눈이 소복히 쌓여 가는 것만 같은 아름다운 감동이 느껴진다.
반딧불이 제대로 그 빛을 뿜어내려는 걸 보려면, 달이 너무 밝지 않은 날을 기다려야 한다. 달이 밝으면 밝을수록, 너무나 강한 달빛 때문에, 반딧불의 오묘한 빛깔이 그다지 눈에 띄지 않는다.
우리 모두는 작은 반딧불이다. 작고 초라하지만 언젠간 반드시 빛날 준비가 되어 있다. 반딧불이 빛나기에 가장 도움이 되는 건, 결국 '뿌옇게 내려앉은 구름'이다. 그렇기에 반딧불에게 흐리고 뿌연 구름은 가장 좋은 친구다. 달 아래 구름이 어스름히 낀 하늘이 펼쳐지면 반딧불이는 더욱 영롱히 빛나기 시작한다.
나는 언제나 빛날 수 있다. 어두울수록 빛난다. 구름이 끼고, 어둠이 몰려올수록, 나는 더 선명하게 빛난다.
나라는 반딧불이는, 달과 구름과 상관없이 그저 홀로 빛날 수 있다. 달이 힘이 세든, 구름이 사라졌든, 그저 나는 그 대로의 모습으로 그렇게 오묘하게 빛날 수 있다.
그래서 우리 모두는 '천연기념물'이다. 손 안에 소중히 담아야 하는, 가장 '소중한' 불빛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