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턴, 인디언과 차이 티

생강 듬뿍 차이 티

by 라니

인도 하이데라바드.

고등학교 친구 윤소가 퇴직하신 아버지와 한 달 동안 인도를 여행 다녀왔다고 오래전 들은 이후로, 한참을 잊고 있던 나라였다. 인도. India.


아랍 에미레이츠에는 50% 이상이 인도계 국민이다. 전체 인구의 약 19%만이 현지 아랍인이다. 처음 uae에 도착해서 입사 교육이 끝나고 인도 친구 네하와 두바이 몰로 구경을 갔었다. 아랍 에미레이츠에서 가장 큰 쇼핑몰로 해마다 이슬람교의 단식 기간이 끝나면 명품 세일로 발 디딜 틈 없는 곳. 두바이 거리를 나가면 검은 히잡과 새하얀 칸 두라를 온몸에 걸친 현지인들이 휘황찬란한 스포츠카를 몰고 다닐 것 같다는 막연한 생각은 곧 사그라들었다. 슈퍼나 시내 골목길에 가면 인도에 와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때로는 아랍인보다 인도인을 더 보기 쉬웠다.


인도의 수많은 도시들로 하루에도 수십대의 비행기가 출발하고 도착한다. 거리상 가까운 뭄바이는 아부다비에서 2시간 반, 스리랑카 옆에 붙은 콜카타는 5시간 왕복 총 10시간이 넘는 길고 긴 비행이다.


12월, 휴가가 끝나고 아부다비로 돌아가니 집에서 대기하는 스탠바이 3일이 인도 하이데라바드에서 체류하는 비행으로 바뀌어 있었다. 짧은 3시간 30 정도의 비행에, 도착해서 쉴 수 있는 비행이었다. 대부분이 턴어라운드라고 하여 공항 밖을 나가지 않고 다시 돌아오는 비행 스케줄이라, 인도 땅을 밟기는 오랜만이라 모처럼 새로운 곳으로 여행 가는 설렘이 들었다.


한 달 비행 스케줄에 안 나올 수 없는 인도 비행 턴. 서비스하면서 인도인들에게 수없이 들었던 차이. 차이 티의 명성을 익히 들어 알고 있었지만, 제대로 된 현지 차이 티를 마셔보진 못해서 신비롭고 성스러워 보이기까지 하는 존재였다.


숙소에 도착해서 호텔 식당으로 혼자 밥을 먹으러 내려갔다.

왼손으로 인디언 빵을 탄두리 치킨 소스에 발라 식사를 마쳐갈 즈음 차이 티를 주문했다. 생강과 시나몬, 카다몬을 넣어 깊이 우려낸 깊고 진한 맛의 차이 티에 설탕을 한 봉 털어 넣었다. 평소 설탕을 즐기지는 않지만, 비행기에서 인도인 손님들이 그토록 손에 쟁여 놓고 털어 넣던 설탕을 찻 잔에 부었다. 그들이 좋아하는 맛을 느껴보고 싶었다.




처음 마셔본 인도 현지의 차이 티는 홍차보다 훨씬 더 깊고 깊은 맛이었다. 에스프레소의 씁쓸한 맛보다 여운이 길고, 홍차보다는 진하게 우려진 깊이감이 느껴지는 차이 티를 마시며, 언젠가 이 차이 티가 그리워지면 어디에 가서 마시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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