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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진행 작가 Jan 21. 2023

나는 영화감독이다!!

올해는 영화제작 꼭 한다!


모든 것이 멈춰 버린 듯했다. 나가서 활동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한다. 세워 놓은 계획을 실행하지 못할까 봐 안절부절못한 상황이 이어졌다. 2020년 2월! 코로나로 인해 세상은 멈춰버렸다. 더불어 영화제작을 위한 꿈도 무너져 버린 것 같았다. 가만히 있을 수만은 없었다. 시나리오라도 적어야 했다. 끄적끄적한다. 그러다가 현실로 인해 멈추는 일이 반복되었다. 시나리오만 쓰면 뭐 해! 코로나는 갈수록 심해지는데.... 언제 끝날지 모를 코로나를 원망도 했다. 영화제작에 걸림돌이 생겼다. 영화 주인공으로 결정한 장애인 개그맨 기명이도 이런 상황을 말하니 이리 말한다.



“형! 낙심만 하지 말고 일단 기획부터 해요! 코로나 좀 있으면 사그라질 거예요!”



기명이는 항상 긍정적이었다. 기명이 말이 힘을 주었다. 영화 제작하려고 펀딩으로 자금도 모아놨다. 기명이는 펀딩해 놓은 것 중 일부만 출연료로 달라는 말을 장난처럼 말했다. 하지만 제작 전에 지출하고 싶은 마음이 없었다. 통장에 그냥 넣어놓고 지출하지 않았다. 그렇게 코로나를 지나가고 있었다. 시나리오는 쓰다가 말다가를 지속하고 있었다. 2023년 이제 서서히 코로나 확진자 수가 줄어들고 있다. 정부에서는 조만간 실내에서도 마스크를 벗으려는 움직임을 보인다. 현 상황을 보고 이러고 있으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통장에 돈을 그냥 둘 수만은 없었다. 기명에게 전화를 걸었다.



“기명아! 만나자!”



만나는 이유도 말하지 않고 식사하자는 말을 덧붙였다. 홍대에서 만났다. 홍대역 7번 출구에서 만나 식사할 데를 찾아다녔다. 지나가다가 순댓국집이 보여 들어갔다. 순댓국을 주문 후, 얘기하다가 준비해 간 봉투를 꺼내 기명에게 주었다. 기명이는 어리둥절했다.



“영화 출연료야! 미리 주려고, 원해 영화제작 후 주려고 했는데 오래 끌면 안 될 것 같아서! 이 돈 개인적으로 일단 써!”



기명이는 잘 쓰겠다면서 좋은 영화 만들어보자는 말을 했다. 서로 도움 주며 잘해 보자는 말도 했다. 카페로 옮겨 영화에 대한 기획을 작성해 달라고 했다. 사실 그냥 기명이 삶을 사실 그대로 찍는 다큐멘터리 영화를 제작하려고 했기에 기획 작성은 생각도 하지 않고 있었다. 나는 기획서류 작성하는 걸 어색해한다. 회사 다닐 적에는 기획서류 작성할 때에는 시간이 오래 걸렸다. 그래서 기획 관련해 서류는 작성하는 것이 힘들다. 기독교방송국에서 하는 모니터링 보고서는 그럭저럭 할 만하다. 하지만 기획서류 작성은 다르다. 그래도 작성해 봐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사실 나는 영화 보는 건 좋아하지만 제작은 꿈도 꾸지 않았다. 내가 영화를 제작한다구? 할 수 없을 거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코로나 전, 매년 속초에서 열린 ‘속초국제장애인영화제’에 자원봉사를 2년 동안 했다. 2년 차 자원봉사 때, 영화제 관계자께서 나에게 영화 한번 만들어보라 했다. 당시 ‘에이. 제가 어떻게?’라며 손사래를 쳤던 기억이 난다. 그랬는데 어디서 용기가 났는지 생각에 생각을 거듭하다가 해 보겠다고 해서 햇빛이 강렬했던 여름에 인천 센터럴파크에서 핸드폰으로 촬영을 했다. 그렇게 촬영한 영상을 편집도 못 했다. 자동적으로 제출도 하지 못 했다. 그렇게 나는 영화제에 참석했다. 자원봉사 2년 차 폐막식에서 우연찮게 ‘영화제작지원금 100만원’을 받았다. 영화제작 한번 해 보라는 주최 측에 준 기회였다. 뜨거운 날씨에 영화를 찍었지만, 제출을 못했다. 그게 오히려 영화제작의 기회로 돌아왔다. 받은 돈으로 영화제작을 위한 회의도 하고 시나리오도 썼다. 하지만 이번에도 썼다 지웠다를 반복했다. 제출일은 다가오는데 영화는 만들어지지 않았다. 그래서 지인과 만난 자리에서 영화제작 이야기를 꺼냈더니 자기 사무실에서 찍어보자는 말을 하는 것이다. 스탭들은 자기가 알아본다고 한다. 당시 제출한 영화는 단 1시간 만에 촬영해 편집한 영화이다. 10명 가까이 모인 사람들이 즉흥적으로 만든 영화다. 그렇게 제출한 영화는 선정이 되지 않았다. 기명이와 댄스공연을 간 적이 있는데, 보기 전 영화제 관계자에게 연락을 받았다. 이번에 내 영화를 추가하기로 했다고.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영화제에 감독과 배우로 참석해 극진의 대우를 받았다. 영화제 스탭들과 다른 숙소에서 잠을 잤다. 그리고 속초 메가박스에서 25분 동안 내 영화가 상영되는 영광을 얻었다. 관객은 몇 명 되지 않았다. 하지만 영화 상영 후, 관객과의 대화 시간은 잊지 못한다. 그날 최고의 날이었다. 영화제작에 관심이 없었다. 하지만 관계자의 독려와 제작지원금이 나에게 영화제작을 향한 꿈을 꾸게 하였다.

2023년 이제 코로나는 점점 사라질 것이다. 올해 영화제가 열리는 여부는 모른다. 안 열리더라도 영화제작은 해야 한다. 장애가 있으니 영화제작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영화제에 출품된 다른 영화를 보면서 저들도 저렇게 만드는데 나라고 못 할까 하는 마음으로 도전을 했다. 영화 제작해 시사회도 할 것이다. 영화관 후원해 주는 데가 나타나면 좋겠다. 영화관에서 내 영화가 다시 상영될 날을 고대해본다. 나는 장애인 영화감독이다!!




                                             "지금은 글쓰기 연습중입니다"



저의 공저 신간입니다. 제목은 <글쓰기를 시작합니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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