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 집단 무의식:따돌림은 어둠의 원형이다.

집단 무의식을 통해 보는 따돌림1- 따돌림은 어둠의 원형이다.

by 이시스

따돌림의 원형은 집단 무의식의 어두운 부분이다.


스위스의 심리학자 칼 G. 융은 집단 무의식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집단 무의식의 구조 안에는 인간 심리의 원형적 건축 자재들이 저장되어 있으며 인류 전체에 집합적 기억이 축적되어 있다. 각기 다른 문화와 시대에 있었던 상징들, 이미지, 신화 등이 놀랍도록 비슷할뿐더러 환자의 꿈에 나타난 이미지들과도 비슷하다는 사실은 그 점을 증명해준다.”


칼 융의 집단 무의식 이론을 토대로 저자가 십 수년간 최면분석을 통한 심리상담을 진행해 오며 알게 된 것을 간략하게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한 개인에게는 의식과 무의식이 있다. 의식이란 의식의 초점을 두어 그 순간 인식하고 있는 모든 행동, 언어, 생각, 감정, 느낌 등을 의미하는 것이고 무의식은 그 순간 의식의 초점밖에 있는 것을 말한다. 자주 의식의 초점 권에 들지 못한 행동, 언어, 생각, 감정, 느낌, 습관 등은 점차 깊은 기억 속으로 가라앉게 된다.


기억은 가라앉아 있는 깊음의 정도에 따라, 의식적으로 좀처럼 기억을 하지 못하는 데부터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다시 기억할 수 있는 데까지 다양한 무의식의 영역권을 형성하게 된다.

그런데 한 개인의 무의식은 깊은 바닥으로 들어가면 가까이 교류하던 모든 존재들의 무의식과 합류하게 되고 더 깊은 곳에서는 함께 그 시대의 생활권이나 생존 영역 혹은 지적 정보를 공유하는 사람들의 무의식과도 합류하게 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것은 바다를 비유로 생각해 볼 수 있다. 눈으로 볼 수 있는 바다는 그냥 움푹 파인 낮은 땅에 고여 있는 물의 집합체처럼 보인다. 그러나 시야를 확장해 보면 수많은 강들이 바다로 흘러들어와 합류한다. 그리고 더 확장하면 한 대륙의 바다는 그 대륙에만 한정되어 있는 게 아니라, 다른 대륙의 바다와도 연결되어 실상 지구상의 바다는 하나로 연결되어 있는 것과 같다.


그래서 한 개인의 무의식은 곧 지구 인류 전체와 교류한다고도 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그 이전에 살았던 모든 인류와 동식물, 광물의 기억까지 그 모든 것과 교류하고 연결되어 있다고 보는 것 또한 가능할 것이다.


거대한 밤 바다 위에 촛불 한 개 켜 놓은 것처럼, 우린 이런 방대한 무의식을 수시로 깜박 거리는 촛불 같은 미미한 의식으로 바라보고 느끼며 살아가고 있다. 그래서 칼 G. 융은 ‘"무의식을 의식화하지 않으면 무의식이 우리 삶의 방향을 결정하게 되는데, 우리는 바로 이런 것을 두고 운명이라고 부른다"’라고 말했다. 인간이란 실로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일 수가 없는 것이다. 또한 한 인간의 크기 역시 눈에 보이는 전부가 다라고 볼 수 없다.


누군가를 해치고 모함하고 폭력을 행할 때 무의식의 긍정적 기억과 에너지가 아닌 어두운 기억과 에너지에 접하게 된다. 인류는 상징적으로 무의식의 어두운 기억과 에너지를 ‘어둠의 원형’ 그리고 긍정적이고 밝은 부분을 ‘빛의 원형’이라고 이야기 속에 상징적으로 그려왔다.


어둠의 원형이나 빛의 원형 어느 쪽에 접하는가, 또 어느 쪽의 에너지를 사용하는가 하는 것은 전적으로 그 자신의 의식과 인지의 힘에 달려있다. 그것은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그 자신의 선택이다.

(주, 참고로 원형에 대해 간략하게 설명하고 넘어가고자 한다. 원형이란 칼 융이 말한 것으로서 집합적 기억의 본질을 말한다. 개인의 경험을 넘어서서 그 자신과 집단 전체의 무의식으로서 바뀌거나 변하지 않은 모든 집합적 기억의 본질이다. 필자는 이 원형이 생각과 반응 느낌과 정서의 틀을 만든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원형은 곧 현실을 만들어 내는 틀이 되는 것이다. )


가해자가 누군가를 미워하고 따돌리기 시작하는 때부터 그는 어둠의 원형에 접속하게 되고 어둠의 에너지가 그를 통해 흘러들어와 ‘은밀하게 혹은 가급적 드러나지 않게 혐오감을 퍼트려 희생자를 고립시켜가면서, 그 정신과 저항을 붕괴시킨 후 죽거나 사라지게 만드는 행위’인 따돌림의 전철을 밟아 가기 시작한다.


어둠의 원형은 인간 내면에 잠재된 부정적 힘의 원천이다. 그러므로 따돌림은 사람들 마음속에 잠재된 ‘두려움’을 가장 강력하게 건드리고 이용한다.


두려움이란 그 개체를 보호하기 위한 보호본능 프로그램이다. 하지만 두려움을 바탕에 두고 하는 행동은 많은 경우 부정적으로 드러난다. 그리하여 자기 존재에 어떤 해가 될지도 모른다는 느낌을 느끼게 되면 그 힘에 압도당하고 지배당하게 된다. 두려움은 사람들의 정신과 마음을 사로잡아 마비시키고 조종할 수 있게 만든다. 사람들 마음 안에 있는 두려움이야 말로 고대에 마녀나 마법사들이 마법이나 주술을 거는 원천이었던 것이다.


가해자들은 중간인들과 희생자에게 지속적으로 두려움을 주입하려 애쓴다. 그들은 희생자를 고립시키기 위해 중간인들의 마음속에 은밀하게 두려움이 생기도록 하여 희생자를 돕거나 친구가 되지 못하도록 한다. 그들은 중간인들이 상황 파악을 할 수 없도록 왜곡된 해석과 판단을 끊임없이 제공하고 강제하며, 자기들의 말을 따르면 자신들이 그들을 보호하며 친구가 되어줄 것이다. 그러나 희생자와 이야기하거나 희생자를 돕는다면 너도 희생자처럼 똑같이 당하게 될 것이고 더 많은 불이익과 고통을 당하게 될 것 이란 압박을 그들의 마음에 심어놓는다.


여기까지 일이 성공적으로 진행되면 가해자들은 희생자를 우리 속에 든 동물처럼 마음껏 괴롭히고 희롱할 수 있게 된다. 그리하여 따돌림이란 특별한 연습이나 학습을 하지 않아도 가능하게 되며 그토록 강력한 파괴력이 있는 방향으로 나아가게 되는 것이다.


근원적인 그러나 어두운 힘의 영역에 뿌리를 내리고 그 힘을 사용하는 이런 원시적이며 무의식적인 파괴력이 그 기제에 들어 있기에 따돌림은 그토록 강력한 힘을 갖는 것이다. 모든 사람들의 내면에는 부정적 측면이 있고 두려움이 있으며 나라는 개체 보존을 위한 보호 프로그램이 있기에 그것을 파괴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이렇게 가능해진다.


그래서 따돌림은, 인간이라면 현대에서도 누구나 언제든 사용할 수 있는 근원적이며 원시적인 강력한 주술이며 마법이 된다. 그러나 부정적인 흑마법이다. 그리고 그것은 타인과 그 자신을 차례로 파괴하며 세상을 더욱 살아가기 힘든 정글로 만들어 가는 것이다.


(주: 이 글은 성격상 집단 무의식을 통해 보는 따돌림 1,2,3편이 모두 연결되어야 전체적인 흐름과 메시지과 분명해집니다. 2,3,4편을 연결선상에서 같이 보아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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