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의 기층 문학을 묻다: ‘SNS 문학’의 제안

by 장원희

현대의 기층 문학을 묻다: ‘SNS 문학’의 제안


Ⅰ. 서론

1. 연구 배경 및 목적

2. 연구 대상 및 방법


Ⅱ. 이론적 배경

1. 문학의 정의

2. 한국문학의 큰 갈래

3. 한국문학 영역의 구비문학


Ⅲ. 큰 갈래를 기준으로 한 SNS 유형별 분석

1. 서정적 게시글

2. 서사적 게시글

3. 교술적 게시글

4. 희곡적 게시글


Ⅳ. 새로운 문학 영역으로서의 ‘SNS 문학’

1. ‘SNS 문학’의 성립 가능성

2. ‘SNS 문학’의 정의 및 조건

3. ‘SNS 문학’과 구비문학의 비교 및 대조


Ⅴ. 결론

1. 연구 결과 요약

2. 새로운 문학으로서의 SNS

3. 맺음말



Ⅰ. 서론


1. 연구 배경 및 목적


한국문학의 역사에서 가장 민중에 가까이 다가가 그들의 삶과 정서를 담아낸 작품은 구비문학(口碑文學)이라 할 수 있다. 기록 문자에서 배제된 이들을 말로써 어우르던 말의 총체는 어느 문학 영역보다 당대 민중의 목소리를 진솔하게 담아냈다. 이러한 구비문학은 근대에 들어 국문(國文)이 전 계층으로 보급되고 기록이 일상화되면서 예전과 같은 지위를 유지하기 어려워졌고, 그 양상은 현대에 이르러 더 심화되었다. 그렇다면 후대는 현대를 돌아볼 때 오늘의 가장 기층적이고 민중적인 문학을 무엇으로 볼 것인가. 본 연구는 이 질문에서 출발한다.

디지털 매체의 발달로 우리는 구두 언어뿐만 아니라 기록 문자를 통해서도 즉각적인 소통이 가능해졌다. 현대인의 일상은 그 어느 곳보다 개인의 SNS(사회관계망서비스) 위에 많은 발자취를 남긴다. 온라인상에서 이용자 간 인적 교류가 가능한 모든 서비스를 총칭하는 SNS는 형태와 유형이 매우 다양하며, 기본적으로 기록 문자에 기반한다. 그러나 그 기록의 대상과 방식은 기존의 문헌과 다르다. 규범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문체, 다양한 미디어와의 결합, 인간 경험 전반을 아우르는 주제 선택을 통해 우리의 삶은 그곳에 역동적으로 기록된다. 이 SNS에서 문학적 가능성을 이끌어낼 수 있다면, 그로부터 탄생할 ‘SNS 문학’은 현대의 기층적이고 민중적인 문학 영역이 될 가능성이 크다. 본 연구는 이러한 가능성을 탐구한다.


2. 연구 대상 및 방법


오늘날은 ‘SNS의 시대’라 불릴 만큼 방대한 양의 SNS 게시글이 존재한다. 본 연구는 이 가운데 ‘SNS 문학’의 가능성을 살펴볼 수 있는 대상을 선별하여 탐구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서는 새로운 영역으로 성립하기 위해 어떤 조건이 갖추어져야 하는지 먼저 따져볼 필요가 있다. 우선, 이 영역을 구성하는 대상들은 반드시 문학으로 간주될 수 있어야 한다. 또 이 영역은 이미 존재하는 특정 문학의 한 갈래로 환원되는 게 아니, 여러 갈래를 포괄하는 큰 범주로 기능할 수 있어야 한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 분석할 게시글은 문학성을 띠면서 여러 갈래의 성격이 드러나는 텍스트로 한정한다. 플랫폼은 인스타그램, 스레드, X(구 트위터), 네이버 블로그, 네이버 카페 등 성격이 다른 매체를 교차 선정하여 특정 플랫폼의 특성에 치우침을 피하고, SNS 글쓰기를 비교적 총괄적으로 다룬다.

먼저, 선별된 글을 한국문학의 큰 갈래를 기준으로 분류한 뒤, 각 텍스트의 문학성과 표현 양식을 중심으로 분석하여 기술한다. 다음으로, 이 결과를 토대로 ‘SNS 문학’의 문학 영역으로서의 가능성을 논하고, 영역의 정의 및 그에 해당하기 위한 게시글의 조건을 다시 한번 정리한다. 끝으로, 구비문학과의 비교 및 대조를 통해 공통적 요소와 차별점을 함께 검토하여, ‘SNS 문학’의 특성을 확인하고 이 영역이 어떤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지 밝힌다.


Ⅱ. 이론적 배경


1. 문학의 정의


문학으로의 가능성을 논하기 위해서는 먼저 ‘문학이란 무엇인가’를 살펴보아야 한다. 그러나 이 문제는 고대부터 현대까지 끊임없이 논의되어 온 주제이기도 하다. 『표준국어대사전』은 문학을 “시상이나 감정을 언어로 표현한 예술, 또는 그런 작품”으로 정의한다. 여기서 ‘시상’은 “시에 나타난 사상이나 감정”을 뜻하는데, 이는 시(poetry)가 문학의 원형이라는 인식 아래 시상과 감정을 구분해 제시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결국 이 정의에서 문학의 표현 대상은 감정, 곧 인간의 정서임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예술과 작품은 무엇인가. 예술은 “특별한 재료, 기교, 양식 따위로 감상의 대상이 되는 아름다움을 표현하려는 인간의 활동 및 그 작품”이며, 작품은 “만든 물품”을 가리킨다. 이를 종합하면 문학은 인간에 의해 만들어진 것 가운데, 인간의 정서가 드러난 언어 형식의 대상 전체라고 할 수 있다.

다만 이렇게 보면 문학의 범위가 다소 넓어 보인다. 그렇기에 앞서의 질문이 오늘날까지 계속되는 게 아닐까 한다. 최초의 본격적인 문학 이론서로 평가받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poetica)』은 예술의 특징으로 ‘모방(mimesis)’을 제시한다. 이 ‘모방’이란 단순히 현상이나 사물의 외관만을 복제하고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영혼을 형상화하는 행위이다. 다시 말하면, 개별적인 인간 외양을 넘어 보편적인 인간의 행동 양식을 담아냄을 뜻한다. 이를 위해 인간은 ‘일어날 수 있는 일’, 즉 개연성 또는 필연성에 따라 세계를 탐구한다. 현실을 있는 그대로 옮겨 적는 것이 아니라, ‘있을 수 있는 일’을 만들기 위해 중요한 요소를 선택하고 재구성하는 것이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문학이라는 예술은 인간의 보편적인 마음을 다루고, 인간에 관한 중요한 지식을 전달하게 된다. 요컨대 여기서도 결국 문학의 핵심은 인간의 정서를 대상으로 하는 것임을 알 수 있으며, 추가로 문학예술이 되기 위해서는 단순한 세계의 재현이 아니라 보편성을 향한 상상력과 창작성이 요구된다는 점을 시사한다.

그렇지만 두 정의를 함께 엮어 생각해 보면, 앞서의 사전적 정의는 문학의 정서적, 표현적 측면을, 『시학』은 그에 더불어 정서를 드러내기 위한 상상력과 재구성의 방식, 즉 창조적 특성을 과정으로써 제시한 형태이다. 인간의 정서를 언어로 재구성하기 위해서는, 결국 보편적인 마음을 포착하고 드러내기 위해 세계를 다시 배치하는 ‘모방’의 행위가 필요하다. 따라서 둘의 의미는 표현의 초점과 정도가 다를 뿐, 문학을 보편적인 정서를 다루는 예술로 보고, 그 과정에서 세계의 재인식과 창작성이 요구된다는 점에서 크게 다르지 않다고 할 수 있다.


2. 한국문학의 큰 갈래


한국문학의 큰 갈래를 살펴보기 전에 먼저 갈래와 큰 갈래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아볼 필요가 있다. 문학의 갈래란 장르(genre)와 같은 뜻을 가지며, 내용과 형식 등의 일정한 기준을 바탕으로 문학 작품을 유사한 것끼리 묶어 분류한 것이다. 이는 다시 작은 갈래와 큰 갈래로 나눌 수 있다. 작은 갈래는 특정한 시대의 개별적인 문학 형태를 구별하는 개념이다. 시조, 경기체가 등 역사적 실체로서 존재했었거나 현존하는 갈래로, 구체적인 작품으로 나타난다. 반면 큰 갈래란 이러한 작은 갈래들의 특성을 드러내고 포괄하는 상위 범주의 갈래이다. 이 큰 갈래는 국가나 지역 등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는 작은 갈래와 달리 세계 문학에 두루 통용되는 보편성을 지닌 개념이며, 문학의 기본적인 갈래라고 할 수 있다.

서구 갈래 이론에서는 문학의 큰 갈래를 서정(抒情), 서사(敍事), 희곡(戱曲)으로 나눈다. 그러나 이러한 큰 갈래로는 동아시아 문학의 중요한 작품 유형인 서(序), 발(跋), 기(記), 책(策), 서(書) 등을 적절히 담아내기 어렵다. 그렇기에 한국문학의 큰 갈래에서는 앞의 서정, 서사, 희곡에 더하여 교술(敎述)의 영역이 제시되었다. 조동일의 『한국문학의 갈래 이론』에 따르면 네 갈래를 나누는 기준은 다음과 같다. 서정은 작품의 내적 자아와 작품 내적 세계만으로 이루어질 수 있으며, 작품은 자아가 세계를 이긴 상태에서 시작되어 작품 속 화자를 통해 인간의 정서와 감정이 독자에게 전달된다. 서사는 서술자(narrator)가 존재하여 서술자를 통해 이야기가 전달되고, 작품은 자아와 세계가 어느 쪽이 이길지 모른 채 둘의 대결로 시작하여 이 대결 양상을 작품의 전개 과정에서 그려낸다. 교술은 실제 세계의 개입이 필요하며, 작품은 세계가 자아를 이긴 상태로 시작된다. 마지막으로 희곡은 서정과 마찬가지로 작품의 내적 자아와 작품 내적 세계만으로 구성될 수 있으나, 작품의 전개 양상은 서사와 마찬가지로 자아와 세계의 대결로 시작된다는 점에서 차이를 보인다.

판소리, 탈춤 등의 작은 갈래가 어느 하나의 큰 갈래에만 완벽히 부합하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하면, 큰 갈래를 어떤 현상적 실재로서 임의의 작은 갈래가 하나의 큰 갈래에만 속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 아닌, 작은 갈래가 지닌 특성들의 정도를 가리키는 개념적 장치, 곧 위치를 나타내는 좌표적 개념으로 이해하는 것이 합당하겠다. 이에 따라 큰 갈래를 범주로 바라보는 서정, 서사의 명사류의 술어 대신 좌표적 위치로 간주하는 서정적, 서사적의 관형어적 술어를 사용하여 문학의 성격을 나타내는 표현이 적절할 것이다.


3. 한국문학 영역의 구비문학


앞서 한국문학의 역사에서 과거의 민중성과 고유성을 담아낸 영역으로 구비문학을 언급하였다. 후대에 구비문학이 쇠퇴한 오늘날을 돌아보았을 때 현대의 기층적이고 민중적인, 곧 과거 구비문학과 유사한 역할을 수행할 문학 영역을 논하고 이를 구비문학과 견주어 보기 위해서는 먼저 구비문학이 무엇인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구비문학은 그 영문 표기인 Oral Literature에서도 알 수 있듯 말로 된 문학이다. 언어의 시초가 글자가 아닌 말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구비문학은 기록 문학의 근원이자 기반이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말로 이루어진 것은 모두 구비문학일까. 이 물음에 답하기 위해서는 ‘구비(口碑)’의 의미를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다. 구비는 비석에 새겨질 정도로 오랫동안 전승되어 온 말을 뜻한다. 또한 ‘구전심비(口傳心碑)’를 줄인 말이기도 한데, 이는 말로 전해짐을 넘어 비석에 새기듯 인간의 마음에 깊이 새겨질 정도로 세대를 거친 뿌리를 지녔음을 나타낸다.

구비문학은 입에서 입으로 전달되는 과정에서 내용이 핵심 위주로 단순해지고, 많은 이에게 반복적으로 검토되면서 다수가 공감할 만한 보편적인 특성을 갖추게 된다. 필연적으로 구연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사람과 사람이 만나 소통하는 현장이 필요하며, 이 과정에서 여러 인물이 형성에 참여하는 공동체적 성격을 띤다. 또, 중세에 국문문학이 쇠퇴한 이후 훈민정음 창제 이전에 한문을 알지 못하던 대부분의 피지배계층은 구비문학만이 문학을 향유할 수 있는 길이었다. 따라서 이 시기 구비문학에는 주요 담당층이었던 평민층 이하의 의식과 판단이 저변을 이루게 되었고, 이로써 기층적이고 민중적인 요소가 집중적으로 보존되기 시작하였다.

이 구비문학은 그 갈래 중 민요, 민담 등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민중의 가까이에서 진솔한 언어로 생활상을 담아내고 있다. 구비문학의 전승 과정, 보편성, 고유성, 주요 소재 등을 고려했을 때 이 구비문학은 당대의 문학 양상과 사회상을 밝히는 데 중요한 단서가 될 것이다.


Ⅲ. 큰 갈래를 기준으로 한 SNS 유형별 분석

(저작권 및 표기 방식 등의 문제로 사진은 제외하고 업로드 합니다.^^ 사진 분석에 대부분의 내용이 드러나있습니다. 감사합니다.)


1. 서정적 게시글


<사진 1>은 네이버 블로그 상의 글이다. 글은 글쓴이가 삶에서 느낀 감사를 제재로 삼고 있다. 이를 위해 글쓴이를 둘러싼 세계 속에서 춤 연습, 가족관계, 직업 등 다양한 요소를 유사한 문장 구조로 열거하여 언급했다. 즉, 정서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적절한 사례를 선택·재구성하는 창작 과정이 수반되었다. 글쓴이의 주 심리를 고려해 보면, 어떤 문학적 성취보다는 일상에서의 감사를 나누고, 일명 ‘감사일기’ 형태의 글을 비공개 일기가 아닌 공개적 장에 올림으로써 삶의 흔적을 남기고 불특정 다수의 독자에게 정서를 지시하려는 목적이 있었음을 추측해 볼 수 있다. 또한 휴일의 일상을 나타내는 사진을 병기하여 텍스트의 정서를 보강하고, 동시대적 삶의 장면성을 드러냈다.

<사진 2>는 인스타그램 상의 글이다. 글은 글쓴이의 행복을 추구하는 정서를 제재로 삼고 있다. 그 과정에서 일상에서 가진 사유를 설의적으로 드러낸 후 감정을 직접적으로 나타냈다. 삶에서 느낀 감정을 바탕으로 사고를 개연성 있게 배치하고 전개하여 읽는 이로 하여금 글쓴이의 의도와 정서가 진솔하게 느껴지도록 했다. 글쓴이는 이러한 생각을 개방성이 큰 인스타그램에 기재해 다수와의 소통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다소 행복해 보이는 자신의 영상을 첨부하여 글쓴이가 말하는 감정을 보다 자연스럽게 전달하고 있다.

<사진 3>은 X 상의 글이다. 글쓴이는 일상에의 소망을 제재로 삼아 글을 이어 간다. 소망이 이루어졌을 때의 삶을 가정하고 상상하여 열거로 나타냈다. ‘있을 법한 세계’에 대한 가능세계 구성을 통해 현실의 결핍을 비추고, 정서를 암시함으로써 사유와 공감을 유도한다. 글쓴이는 일상의 크고 작은 한탄에서 출발해 그 감정을 공유하고 같은 현대를 살아가고 있는 이들과 정서적 동시성을 얻는 것을 목적으로 글을 작성했다고 유추할 수 있다. 이 글은 현대인의 일상적 삶과 그 속 심리, 그리고 보편적 소망을 드러냈다.

<사진 4>는 스레드 상의 글이다. 글은 시의성 있는 사건에 대한 글쓴이의 사고와 우울과 분노의 정서를 제재로 삼고 있다. 사건과 관련된 심리와 추측으로 문제 요소를 드러내고, 설의·열거·대조를 통해 이를 효과적으로 전달한다. 실재 사건을 배경으로 하지만 자료의 취사선택과 관점화를 통해 독자가 사건을 몰라도 이해 가능하도록 하였다. 글쓴이는 시의성 있는 사건을 통해 일상의 문제점을 고발하고, 민중이 체감하는 부조리와 무력감이라는 보편적 정서를 환기하기 위해 글을 작성했다고 볼 수 있다.

위의 글들은 공통적으로 제재를 풀어 나가는 과정에서 의도에 맞게 삶의 요소를 선택하고 다시 보며 재배치하는 창작적 구성을 보였다. 이로 인해 글의 전개는 자연스럽고 개연성이 확보되며, 독자는 보편적 사고의 흐름을 따라 무리 없이 의미와 정서에 접근할 수 있다. 이러한 점에서 해당 텍스트들은 문학으로 간주되기 위한 핵심 조건, 즉 보편적 정서와 창작성을 충족한다고 판단했다.

또한 각 글은 시작 단계에서 제시된 정서(감사, 행복, 소망, 우울과 분노)가 전체 요소를 지배하며, 전개 과정에서도 이 정서가 글을 이끄는 중심 동력으로 기능한다. 일상을 사유하거나, 추구하는 정서를 바탕으로 삶을 전달하거나, 현실에서 취할 수 없는 모습을 근거로 소망을 토로하거나, 사회 문제에 대한 감정과 문제의식을 담아내는 글들 가운데서, 이러한 요건을 충족한 사례들은 서정적 특성이 나타나는 문학적 게시글로 분류할 수 있다.

아울러 특정 게시글에서는 사진이나 영상을 함께 사용하여 텍스트가 전달하는 정서를 보완하고 강조하는 매체적 특성이 나타난다. 이는 글의 장면성과 분위기를 명확히 하여 독자의 공감과 이해를 효과적으로 이끌어 내고, 동시에 정서의 폭과 깊이를 확장한다. 이러한 요소는 이후 구비문학과 비교, 대조의 과정에서 다룰 ‘SNS 문학’의 특성에서 다시 한번 다루겠다.


2. 서사적 게시글


<사진 5>는 네이버 카페 상의 글이다. 글은 글쓴이가 일상에서 겪은 당황스러웠던 상황을 제재로 삼고 있다. 사건을 시간의 흐름에 따라 서술하며 글쓴이가 그러한 심정을 갖게 된 실상을 나타내어 공감을 유도한다. 그 과정에서 있었던 일을 의도에 맞게 재구성하고 드러내는 창작의 단계를 거쳐 보편적인 정서의 흐름을 터득한다. 이 게시글은 제목이 존재하는데, 이 글 또한 제목에서부터 글의 목적을 유추할 수 있듯이 일상에서 겪은 사건의 공감과 위로를 얻기 위한 글이다. 따라서 다른 유형의 글보다도 일반적인 마음을 다루어 설득력 있게 전달할 필요가 있기에 사건을 어떻게 구성할지가 더 중요시된다고 할 수 있다.

<사진 6>은 스레드 상의 글이다. 글은 글쓴이가 가게를 운영하며 느낀 생각을 제재로 한다. 심적 변화를 유발한 타인의 행위를 짧은 대사 한 줄로 나타냈고, 그 앞뒤에 유사한 구조지만 상반된 의미의 문장을 배치했다. 또한 ‘11시’와 ‘오전 11시’를 상징적 어휘로 활용해 재치 있게 제재를 드러냈다. 이 과정에서 상황 변화를 잘 느낄 수 있도록 겪은 일을 개연성 있게 재구성하고, 보편적 심리를 떠올리게 하는 알맞은 문장을 창작한다. 글쓴이는 자신이 겪은 일을 생동감 있게 구성하여 독자와 정서를 나누고, 작은 재미를 주고자 한 것으로 보인다.

<사진 7>은 X 상의 글이다. 글은 동물과 관련된 기이한 일을 제재로 삼고 있다. 글에서는 글쓴이가 들었던 이야기를 구전하듯 서술하며, 일정 호흡마다 줄을 바꿔 서사적 긴장감을 유도하고 말로 전하는 듯한 효과를 가진다. 전해 들은 이야기를 자신의 말로 바꾸어 다시 공유하는 과정에서 이야기는 원본의 상태에서 벗어나 글쓴이의 관점에 맞추어 읽을 이에게 보다 잘 전달될 수 있도록 요약·강조·수정의 창작 단계를 거쳤다고 볼 수 있다. 이는 SNS 게시글의 종류 중 쉽게 찾아볼 수 있는 ‘괴담’의 형태로, 들은 이야기나 직접 경험을 서사적으로 전개해 독자의 긴장과 기이한 정서를 불러일으킨다. 글의 다른 특징으로는 SNS 플랫폼 X의 기능인 ‘인용하기’를 이용했다는 점이다. 다른 이의 글을 덧붙여 게시함으로써, 본문에서 직접 밝히지 않아도 동물 관련 기담임을 자연스럽게 환기한다.

<사진 8>은 인스타그램 상의 글이지만, 핵심은 SNS 플랫폼 상에 기재된 어떤 이의 리뷰 사진 자체이다. 리뷰 작성자는 해외여행 중 한 시설에서의 경험을 제재로 삼았다. 이 글은 특히 주목할 만한데, 언어만 통한다면 전 세계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타 SNS 게시글과 달리 이 리뷰는 동일 언어 사용자만을 대상으로 내용을 분기시키고 있다. 맞춤법을 지켜 작성한 앞부분과 번역기를 쓰기 어렵게 형태를 변형하여 작성한 뒷부분은 전혀 다른 메시지를 전달한다. 뒷부분을 읽어야 앞에서 그렇게 말할 수밖에 없었던 상황의 진상이 드러나며, 독자는 보다 명확한 공감에 이른다. 이 과정에서 작성자는 사례 중 핵심 요소를 선별하고 특수한 표기 방식을 통해 의미를 전달함으로써 더욱 자연스럽게 독자의 마음을 울린다. 이러한 방법은 이 글뿐만 아니라 동일 언어 사용자만을 대상으로 한 글에서 종종 찾아볼 수 있는 요소로,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하는 SNS 상에서도 특정 언어권의 고유성을 드러내고 강화하는 사례로 볼 수 있다.

위의 글들 또한 서정적 게시글의 사례와 마찬가지로, 글쓴이의 시각에서 사건을 재구성하고 의도에 맞게 창작 후 기술하여 읽는 이에게 자연스럽게 전달되도록 한다. 이렇듯 보편적 정서와 창작성을 지녀 문학으로 간주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또한 각 글은 사건의 방향이 결정되지 않은 채 시작되어, 그 전개가 글의 핵심을 이룬다. 대부분의 SNS 괴담이나, 공감, 위로를 얻기 위해서 또는 특정한 말을 전하기 위해 사건을 이야기하는 글들 가운데서, 이러한 요건을 충족한 사례들은 서사적 특성이 나타나는 문학적 게시글로 분류할 수 있다.


3. 교술적 게시글


<사진 9>는 스레드 상의 글이다. 글은 우리가 극복해야 하는 대상은 자기 자신임을 제재로 삼고 있다. 이를 드러내기 위해 “김연아님을 괴롭혔던 단 한 사람”이라는 문구로 독자의 관심을 환기한 뒤, 이어서 먹고 싶고, 자고 싶고, 놀고 싶은 일상의 욕구들을 열거하여 극복해야 할 대상이 결국 내 안의 나임을 밝혔다. 이 과정에서 글쓴이는 사례를 접한 후 얻은 깨달음을 공유하기 위해 기술할 욕구의 종류와 전개 방식을 창작하는 단계 혹은 전하려는 교훈을 효과적으로 알리기 위해 사례를 선별하고 내용을 짜는 단계를 거쳤으리라 유추할 수 있다. 이러한 창작 과정을 거쳐 글의 메시지는 더욱 자연스럽고 납득 가능하게 독자에게 전달된다. SNS 게시글에는 ‘좋아요’. ‘댓글’. ‘리포스트’ 등의 독자의 반응을 확인할 수 있는 요소들이 있는데, 반응 양상(1천개의 ‘좋아요’ 및 101개의 ‘리포스트’)을 통해서도 글이 보편적으로 독자에게 다가갔음을 알 수 있다.

<사진 10>은 X 상의 글이다. 글은 사실과 의견을 구분하는 태도를 제재로 삼고 있다. 책을 읽다 얻은 생각을 짧게 정리하며, 자신의 경험을 예시로 제시하여 의견을 부연하고 강화한다. 이 과정에서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드러내기 위해 책의 내용 일부를 선택하고 자신의 경험과 사고를 덧붙여 재구성하는 단계가 수반된다. 이 구성은 읽은 책을 바탕으로 짧게 덧붙이는 말이라는 점에서 ‘발(跋)’과 유사한 면을 보이며, 일상에서의 경계를 이야기하는 부분은 ‘잠(箴)’의 성격을 함께 보인다. 글쓴이는 책을 통해 깨달은 바람직한 태도를 전하며 동시에 제시한 책을 통해 사유를 해 볼 것을 권장하는 목적에서 글을 작성했다고 볼 수 있다.

<사진 11>은 네이버 블로그 상의 글이다. 글은 여행이 준 깨달음을 제재로 삼고 있다. 여행 중 떠오른 생각과 감정을 차분한 문장으로 나열하여 진솔한 심정을 이야기하다가 마침내 얻은 깨달음을 명시한다. 이 과정에서 겪은 일을 그대로 적기보다, 일상에 적용할 몇 장면만을 선별하고 압축, 재구성하여 배치함으로써 보다 자연스럽게 메시지를 드러낸다. 이는 조선 시대의 기행 수필처럼, 길 위의 체험을 성찰로 정리해 독자에게 건네는 기록에 가깝다. 개인의 감상에 머물지 않고 여행에서 얻은 마음가짐을 일상의 태도로 권하는 어조가 드러나며, 공개된 자리에 이를 남김으로써 공유와 권면의 목적을 분명히 한다.

<사진 12>는 네이버 카페 상의 글이다. 글은 투표 참여와 시민 예의를 권하는 마음을 제재로 하고 있다. 글쓴이는 특정 후보의 선호를 드러내지 않은 채, 바람직한 행위를 하지 않았을 때의 일을 가정하여 질문형으로 제시함으로써 독자가 스스로 판단하도록 유도한다. 본문은 짧은 문장과 문장 부호, 이모티콘의 반복으로 부드럽게 호소하는 효과를 내고, 마지막에 “소중한 한표”의 표현을 배치해 메시지를 환기한다. 이 과정에서 글쓴이는 여러 판단 요소 가운데 필요한 것만 선별하고 재배치하여 읽는 이의 정서에 자연스럽게 다가갈 수 있도록 구성했고, 카페라는 공개된 자리에 올려 공동체의 행동을 촉구하고자 했다. 결과적으로 글은 참여를 독려하는 정서를 자연스럽게 전달하고 있다.

위의 글들 역시 앞선 사례들과 동일하게, 드러내고자 하는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의도에 맞는 내용을 선별하고 사건을 재구성하여 기술하는 창작적 단계가 요구된다. 그렇게 작성된 글은 일반적이고 자연스러운 정서의 흐름을 지녀 독자에게 글쓴이의 깨달음을 전한다. 이처럼 보편성과 창작적 구성을 갖춘 위의 글들을 문학으로 간주될 수 있다고 보았다.

또한 각 글은 현실에서 글쓴이가 전하고자 하는 교훈, 삶의 방식 등이 작품을 지배한 채로 시작한다. 자아와 작품의 다른 요소는 이 깨달음을 효과적으로 드러내기 위한 장치로 기능한다. 바람직한 마음가짐을 전하거나, 행위를 독려하거나, 깨달음을 드러내는 기행문, 또는 책을 매개로 성찰을 전하는 글들 가운데, 이러한 요건을 충족한 사례들은 교술적 특성을 가진 문학적 게시글로 볼 수 있다.


4. 희곡적 게시글


위의 두 게시글은 대화의 구조로 되어 있어 언뜻 보면 다른 게시글보다 희곡적 특성이 우세한 듯 보인다. 희곡적 성격을 가지려면 서사적 특성과 마찬가지로 자아와 세계의 대결로 시작하여 그 양상이 전개에서 나타나야 한다. 그러나 외부의 서술자가 이를 풀어내는 게 아닌 내부의 인물들로만 작품이 이루어져야 한다. 이 부분에서 위와 같은 형식의 게시글을 포함하여 SNS의 게시글은 희곡적 성격을 우세하게 가지기에 어려움이 있다.

게시글은 필연적으로 작성자가 존재한다. 모든 글은 작성자의 사고를 통해 드러나며 <사진 13>과 같이 대화 형식으로 이루어진 게시글이라 하더라도 이는 희곡적 성격보다는 대화가 중심이 되는 기존의 서사적 문학과 같이 글쓴이라는 서술자가 전개 과정에서 대화를 복기하여 대화 위주로 이야기를 진행한다는 점에서 서사적 성격에 가깝다.

마찬가지로 대화 형식이지만, 서술자가 풀어내는 것이 아닌 실제 채팅 메신저 캡처를 활용한 게시글이 있다. 이때는 두 경우로 나뉜다. 첫째, 실제 대화의 기록인 경우에는 내부 인물의 대사만으로 사건이 제시되지만, 창작적 개입이 미약하여 문학적 구성으로 보기 어렵다. 둘째, 의도적으로 만들어진 허구의 대화인 경우에는 대사와 상황을 구성하고 개연성 있게 이야기를 만드는 과정에서 창작성은 찾아볼 수 있으나, <사진 13>과 같은 사유로 이는 서술자가 대화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내는 서사적 게시글로 분류하는 편이 타당하다.

위와 같은 SNS 환경 상의 특징으로 게시글에서는 희곡적 특성보다 서사적 특성이 구조적으로 더 두드러진다. 따라서 현재로써는 희곡적 성격이 우세한 ‘SNS 문학’ 게시글을 찾기 어렵고, 이 범주는 추가 사례의 축적과 향후 별도 논의가 필요하다.


Ⅳ. 새로운 문학 영역으로서의 ‘SNS 문학’


1. ‘SNS 문학’의 성립 가능성


앞서 SNS 상의 게시글을 문학성과 갈래적 특성을 중심으로 살펴보았다. 이 분석을 바탕으로 ‘SNS 문학’이 하나의 영역으로 존재할 수 있을 가능성을 살펴보고자 한다.

먼저 문학으로의 성립 가능성이다. 이를 위해서는 글의 보편성과, 보편성을 확보하기 위한 상상력과 창작성이 요구되었다. 사례의 글들에서 공통적으로, 있었던 일의 단순 나열이 아닌 담고자 하는 내용을 위해 사건을 선별하고 재구성하며 때로는 허구적 요소를 더하는 창작성이 발견되었다. 그 결과 각자의 글에는 일반적인 사고의 흐름, 보편적인 인간의 마음이 담기고, 개인의 체험과 사유가 다수의 독자가 함께 받아들일 수 있는 정서로 자연스럽게 도달한다. 다시 말해, 짧은 SNS 글이라도 창작을 통해 보편성을 얻는 모습들이 실제로 확인된다.

다음은 갈래 포용성이다. 구비문학, 국문문학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이 영역은 하나의 특정한 갈래나 현상이 아닌 영역으로 그 내부에 큰 갈래들이 존재할 수 있어야 한다. 앞서 분석에서 확인했듯, SNS 게시글에는 우세한 큰 갈래적 특성이 서로 다른 양상들이 실재한다. 희곡적 특성의 경우 SNS의 구조상 작성자가 전제되므로 우세하게 나타나기 어려웠지만, 정서 위주의 서정적 게시글, 작성자가 사건을 전개하며 이야기를 들려주는 서사적 게시글, 삶의 태도나 규범을 제시하고 권하는 교술적 게시글을 SNS의 환경에서 찾아볼 수 있었다. 이러한 분포는 SNS 상의 글이 단일 장르가 아니라 여러 갈래를 함께 포괄하는 하나의 영역으로 볼 수 있다는 근거가 된다.

정리하면, 오늘의 SNS 글쓰기에서는 창작을 통한 보편성과 갈래의 폭넓은 포용이 동시에 드러난다. 이 두 축에서 볼 때 ‘SNS 문학’은 문학의 한 영역으로 성립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다.


2. ‘SNS 문학’의 정의 및 조건


그렇다면 새로이 정착할 ‘SNS 문학’이란 무엇인가. 우선 SNS 상의 글은 대개 국문으로 작성되었다. 또한, 양과 주제가 방대하여 시가, 소설과 같은 기존의 문학 영역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글도 다수 존재한다. SNS 상의 글 중 이러한 국문문학 영역의 게시글을 고려했을 때, 새로이 설정한 ‘SNS 문학’ 영역의 게시글 또한 그 양상이 기존의 국문문학과 차이가 있음에도 영역의 구분이 흐려질 가능성이 있기에 경계를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본 글에서 논한 ‘SNS 문학’은 오늘날 일상적으로, 자유로이 작성되는 글을 포괄적으로 다룬다. 국문문학은 기존 문학의 한 영역으로 작품의 제작 의도가 문학적 성취, 사유 등 작품이 만들어질 때부터 문학적인 목적과 의도에 따라 구조적으로 작성된 경우가 일반적이다.

따라서 SNS 글의 문학 영역을 가르는 기준으로는 작성 맥락의 판단이 필요하다. 앞서 분석한 사례들 역시 글의 목적이 문학적 성취에 있지 않았다. 삶의 정서와 소망, 일상에서의 깨달음, 어떤 행동을 촉구하는 말까지 다양한 소재를 다루며, 독자를 보다 가까이에 두고 쓰였다. 다만 이러한 심리와 맥락은 대체로 미묘하고 은근하게 드러나므로, 단번에 단정하기 어렵다. 이 점을 고려하여, 현 단계에서는 다음과 같은 심사 방식을 제안한다. 우선 SNS 게시글 중 작성자의 창작적 개입(무엇을 고르고, 어떻게 다시 보고, 어디에 배치할 것인가 등)이 확인되고, 그 과정을 통해 보편성을 터득한 대상을 1차로 모은다. 그다음, 그 가운데서 전통 국문문학으로 편입 가능한 작품을 제외한 후, 그 외의 글을 대상으로 ‘SNS 문학’으로의 성립 가능성을 심사한다.

결국 본고의 ‘SNS 문학’은, 일상의 자리에서 자유롭게 쓰인 글 가운데 창작을 거쳐 보편적 마음을 건드리는 글이면서, 동시에 전통 갈래로 포괄되기 어려운 SNS 고유의 쓰기를 가리킨다. 영역의 세부 경계는 사례의 축적과 비교를 통해 차후 더 정밀하게 다듬어야 할 과제로 남겨 둔다.


3. ‘SNS 문학’과 구비문학의 비교 및 대조


이제껏 구비문학과 같이 민중의 생활상을 가까이서 담아낼 오늘날의 문학 영역으로 ‘SNS 문학’의 가능성과 특성을 살폈다. 마무리에 앞서, 앞에서 정리한 요소들을 구비문학과 나란히 놓아 유사한 점과 차별점을 정리하고자 한다.

‘SNS 문학’이 구비문학과 공통적으로 보이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민중성이다. 다만 구비문학이 기록문자의 차별적 보급 속에서 자연스레 민중의 문학으로 굳어졌다면, ‘SNS 문학’은 디지털 매체의 보편화가 낳은 결과라는 점이 다르다. 오늘날 현대인의 삶 지척에 자리 잡은 SNS는 그들의 일상을 진솔하며 밀접하게 담아낸다. 이 점에서 ‘SNS 문학’은 시대의 생활상과 사회적 분위기를 현장감 있는 민중의 시선으로 드러낸다는 구비문학의 기능을 오늘의 방식으로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 오늘날 많은 이의 일상은 SNS 위에 있으며, 이 자유롭고 누구나 접근할 수 있는 ‘SNS 문학’이 민중적이고 기층적인 특성을 지녔음을 시사한다.

구비문학은 말로 된 문학 영역임에 비해 ‘SNS 문학’은 기록문자로 되어있다. 그러나 이 기록은 구술적인 특성을 지닌다. 이용자들은 현실에서 대화를 통해 소통할 때와 유사한 심리로 SNS에 글을 남기고 반응을 남긴다. 그렇기에 필연적으로 즉각적이고 일상적인 상호작용의 요소를 특성으로 가진다.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는 형태가, 디지털매체 매개를 통해 시공간적 제약을 초월하여 구술성을 띠는 “글에서 글로” 변화한 모습이다. SNS의 글은 글에 대한 반응을 남기고 확인할 수 있는 기능이 존재한다. 온라인에 기재하는 행위부터가 읽을 이를 상정한다고 볼 수 있으며, 이렇게 사람과 사람이 상호작용하는 과정에서 구비문학과 같은 현장감과 생동감을 느낄 수 있다.

구비문학은 타 문학 영역과 달리 구비문학이 가지고 있는 구술성과 현장성, 관념적으로 여겨진 문학의 형태로 보이지 않는다는 이유 등으로 초기문학연구사에서 경시되어왔으며 다른 문학의 영역보다 비문학적이고 보조적이라는 시선을 받았다. 오늘날 디지털 글쓰기도 여전히 비전문적이라는 편견을 마주한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구비문학의 위상이 달라졌듯, 충실히 민중의 삶과 시대를 담아내고 있는 ‘SNS 문학’ 또한 축적과 검토를 거치면 다른 영역과 어깨를 나란히 할 가능성이 충분하다.

앞서 언급했듯 SNS의 글은 기록문자이기에 기억에 의존하여 전승되는 구비문학과 달리 기본적으로 작성자를 확인할 수 있으며 원형이 존재한다. 기록된 형태가 없기에 말로써 오랫동안 전해져 각편이 만들어지는 구비문학의 뿌리를 이루는 단계가 필요하지 않아 하나의 게시글만으로도 작품이 이루어질 수 있다는 데에서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 또한, 구비문학은 창작에 있어 공동적인 특성을 보인다. 말에서 말로 전승되며 노동, 의식 등의 환경에서는 함께 불리어 여럿이 그 창작 과정에 참여하기 때문이다. 반면 SNS 글은 뚜렷한 작성자가 있다. 상호작용을 상정하나 이는 글에 대한 반응 및 의견에 관한 부분이기에 창작은 단일적으로 이루어진다. 이러한 점들은 ‘SNS 문학’이 보다 더 다양하고, 구체적이며 작성자의 위치에 따라 특화된 개별적인 요소들을 담아낼 수 있음을 보여준다. 따라서 ‘SNS 문학’은 구비문학에 비해 개인적이며 특수적인 성격을 지닌다. 또, SNS 상의 글은 기록문자로 이루어졌을 뿐만 아니라 디지털매체라는 환경적 특성에 의해 앞에서 살펴본 사례들과 같이 사진. 영상 등의 복합적인 매체를 활용하는 특징이 관찰된다. 이러한 매체 활용은 작성자가 글을 완성하는 과정의 창작성의 일부로 파악할 수 있다. 보조적인 매체 활용을 통해 보다 효과적으로 글의 의미와 정서를 드러내는 경향을 보인다.

요컨대 ‘SNS 문학’은 구비문학의 민중성, 현장성, 상호작용성을 오늘의 매체 환경에서 계승하면서, 개별 작성자의 선명한 목소리와 디지털 매체 결합이라는 차별점을 통해 더 개인적이고 세밀한 특성을 보인다. 이러한 계승과 변형의 공존이, ‘SNS 문학’을 과거의 전통과 단절된 신생물이 아니라 변화하는 시대상 속 동일한 축 위에서 다른 방식으로 형성된 현대의 기층 문학으로 바라보게 하는 근거가 된다.


Ⅴ. 결론


1. 연구 결과 요약


본 연구는 “오늘날 민중적이고 기층적 문학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서 출발해, SNS에서 생산 및 유통되는 글을 한국문학의 틀로 읽을 수 있는지 검토하였다. 이론적 배경에서 문학의 조건을 창작성을 통한 보편성 획득으로 상정하고, 한국문학의 큰 갈래 및 구비문학의 성격을 정리했다. 이를 바탕으로 실제 사례를 한국문학의 큰 갈래로 분류해 살펴보았고 각 글은 독자에게 보편적으로 다가가기 위해 창작 과정을 거친다는 점을 확인했다. 희곡적 특성이 우세한 글은 드물었으나, 서정적, 서사적, 교술적 성격이 우세한 게시글이 실재함을 보았다.

이 결과를 통해 SNS의 글쓰기는 하나의 장르라기보다 여러 갈래를 포괄하는 ‘영역’으로 읽힐 수 있음을 보았다. 정의 및 최소 경계를 마련해, SNS라는 공개적 장에서 자발적으로 생성된 글 가운데 창작을 거쳐 보편적 정서를 갖고, 기존의 문학 영역에 포괄되지 않는 텍스트를 ‘SNS 문학’의 대상으로 제안했다. 구비문학과의 비교에서는 민중성, 현장성, 상호작용을 계승하되, 구전성, 공동성 및 매체 결합 등에서 차별성이 드러났다. 요컨대 ‘SNS 문학’은 훗날 현대를 돌아보았을 때 동시대의 생활상과 정서를 가장 가까이에서 포착하는 오늘날의 기층 문학으로 읽힐 수 있음을 확인하였다.


2. 새로운 문학으로서의 SNS


새롭게 제안한 ‘SNS 문학’은 기존의 영역에 속하지 않은 채, 동시대의 생활과 마음을 가장 가까운 자리에서 기록하고 공유한다는 점에서 문학의 한 영역으로서 의미가 있다. 개별 작품은 짧고 가벼워 보일 수 있으나, 작성자가 무엇을 보여 줄지 고르고 다시 배치하는 과정이 분명하며, 그 결과 보편적인 인간의 마음이 글에 담긴다. 이는 작품 제작 단계에서부터 문학적 성취를 목표로 삼지 않았더라도, 결과적으로 문학으로 읽히는 형식과 효과를 얻을 수 있음을 보여 준다.

한국문학사적 의미로 보자면, ‘SNS 문학’은 구비문학이 담당했던 민중성, 현장성을 오늘의 매체 환경에서 다시 수행한다. 기록문자 기반임에도 문자 안의 심리는 구술성을 띠고, 공개된 자리에서 다수가 함께 읽고 반응하며 당대의 사회 풍조를 드러낸다. 동시에 명확한 작성자, 매체 결합에 의한 표현 확장 등은 과거와 다른 개별성과 특수성을 부여해, 공통의 정서와 개인의 특성을 함께 담아낼 수 있게 한다.

요컨대 SNS는 문학의 외곽이 아니라, 보편적 마음에 도달하는 창작이 일상 속에서 지속적으로 이루어지는 새로운 장(場)이다. 이 장에서 탄생하는 글들은 문학성과 더불어 큰 갈래의 특성으로 읽히는 양상을 보여주었고, 이러한 작품들은 향후 한국문학이 나아갈 새로운 영역으로의 근거가 된다. 이어질 맺음말에서는 이 제안의 한계와 후속 과제를 간단히 덧붙여, 논의를 마무리하고자 한다.


3. 맺음말


본 연구에서는 오늘날 일상에서 쓰이고 읽히는 SNS 글을 한국문학의 틀로 읽어 보고, ‘SNS 문학’의 성립 가능성을 논하였다. 그 결과, 문학적 목적을 두지 않고 쓰인 글이라도 무엇을 고르고 어떻게 풀어낼지와 관련한 고민이 있었고, 이를 통해 보편적이고 개연적인 인간의 정서를 갖는다면, 그 글은 문학성을 띨 수 있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또한 구비문학이 보여 온 민중성과 현장성이 오늘의 매체 환경 속 SNS 글로 이어지고 있음을 확인했다.

물론 한계가 있다. 첫째, 사례 선별은 언제나 부분적이다. 본 연구와 같은 단기간 연구 과정에서 플랫폼의 노출 구조와 일시적 유행이 사례의 탐색을 제한적으로 만들 수 있다. 둘째, 연구의 수월성과 명확성을 위해 짧고 단일한 게시글을 대상으로 했기에, 작성자의 더 넓은 맥락을 충분히 포착하지 못할 수 있다. 셋째, 사진 및 영상의 결합과 댓글 및 인용 등이 부여하는 의미는 더 자세한 분석이 필요하다.

따라서 다음 과제를 남긴다. 첫째, 플랫폼 및 갈래별로 균형 잡힌 표본을 설계하고, 장기적인 탐색 및 분석을 이어 나갈 것, 둘째, 단일한 게시글을 넘어 동일 작성자의 연속 글 및 인용, 댓글, 재게시의 흐름까지 함께 추적해 맥락의 층위를 넓힐 것, 셋째, 사진 및 영상의 결합과 댓글 및 인용 등이 의미에 미치는 영향을 살필 수 있는 분석 틀을 마련해, 그 역할을 구체적으로 논의할 것. 이런 과정을 거친다면, ‘SNS 문학’은 단발의 제안이 아니라, 오늘날을 담아내는 한국문학의 유효한 장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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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학기 과제로 썼던 소논문입니다.. 무언가 새로운 방향으로 써보고싶어 이런 주제를 잡게 되었었네요.^^ 소논문이어서도 있지만 내용이나 형식 상으로도 논문이라기보다는 과제물에 가깝습니다 ㅎ ㅎ

1학기에도 이 교수님의 수업을 들어 그때는 조선시대 시가를 주제로 한 편 썼었는데 그때도 참 즐거웠습니다. 교수님께서 정말 좋으시고, 또 세심하고 무척 학자같은 분이셔서 많은 걸 배우고 느끼는 유익한 1년이었습니다. 학생 한 명마다 개별메일로 한 학기에 대한 피드백과 개별과제에 대한 논평(대부분이 칭찬과 격려)을 보내주신답니다. 이걸 보실 일은 없겠지만 늘 감사합니다, 교수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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