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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정한코알라 Sep 17. 2023

엄마~ 난 대학생이 되면 유학을 가보고 싶어!

초등학교 4학년 딸아이는 나와 많이 다르다.

익숙한 것을 좋아하고, 계획적이고 체계적인 일상의 루틴에서 안정감을 느끼는 나와 달리

아이는 새로운 것을 좋아하고, 즉흥적이고 직관적이며 예기지 않은 상황에서 찾아오는 흥미를 즐긴다.



학교에서 일주일에 한 번씩 내주는 주제 글쓰기 노트가 있는데 이번주 주제는 "대학생이 되면 하고 싶은 일"이었다.

아이가 글쓰기를 하기 전 주제를 보고 어떤 걸 하고 싶어 할지 떠올려봤는데 여행하기, 남자친구랑 데이트해 보기, 엄마가 금지해서 못했던 유튜브 촬영해 보기 정도가 떠올랐다.

이후 아이의 작성한 글쓰기 노트를 보고 생각지 못한 유학이라는 단어의 등장에 멈칫했는데 유학을 가보고 싶다는 첫 문장에서 역시 아이다운 생각을 느껴볼 수 있었다.





주변에서 가끔 가족들이 주재원에 가게 되는 이야기를 들으면 아이는 꽤나 흥미로워하며

어느 나라로 가는지, 가서 학교는 어디를 다니는지, 그럼 그 나라의 모국어는 어떤 언어인지,

우리나라 학교와는 어떤 점이 다른지 등등을 궁금해하고 폭풍 질문을 쏟아냈다.



얼마 전에도 엄마 친구 가족이 인도 주재원으로 간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인도의 공용어는 무엇인지, 친구 가족은 어느 지역에 가서 살게 되는지, 그럼 대학교까지 해외에서

다니게 되는지 등을 물으며 호기심이 가득했다.

"해외에 가게 되면 환경이 낯설고 문화가 달라서 어려운 점도 많을 텐데 OO이도 해외에 갈 수 있는 기회가 생기면 어떨 거 같아?"라는 나의 물음에

"그건 가서 적응하면 되는 거고~ 가게 된다면 먼저 어디에 살지, 어느 학교를 다니게 될지 그런 것들이 궁금해! 새로운 경험을 많이 해볼 수 있고 외국 친구들도 사귀어 볼 수 있잖아"라며 신나게 대답하는 아이



그런 아이이기에 대학생이 되면 유학을 가보고 싶다는 글이 아이답다고 느껴지면서도

순간 쿨하지 못한 엄마는 질문을 한다

"근데 유학 가면 엄마랑 아빠 못 보고 떨어져서 혼자 지내야 하는  괜찮아?"라는 나의 질문에

"엄마~ 어차피 공부는 해야 하는 거잖아~ 공부하러 가는 건데 그건 어쩔 수 없지~ 그리고 보고 싶으면

영상통화하면 되고"

아~ 쿨하지 못한 엄마와 세상 쿨한 초등아이의 대화의 끝에서

나는 혼자 분리불안을 겪을 아이의 20대를 그려본다. 훗.



육아의 최종목표는 건강한 심리적, 물리적 독립이라는 것에 격하게 동의하는 나이지만

역시 육아는 이론과 현실이 따로 공존한다.

이 얘기를 들은 신랑은 말한다

"그러니까 나중에 우리 둘이 놀아야 한다니까, 얘는 어디든 가고 없을 거야"









쿨하지 못한 엄마는 또 한 번 아이에게 묻는다.

사실 11살 아이가 어디까지 현실적인 부분을 생각하는지도 궁금했다.

"근데 유학 가려면 아르바이트 엄청 많이 해야 할 텐데~ 그런 것도 생각해 봤어?"

"엄마~ 나 돌잡이 때 돈 잡았다고 했잖아~ 그러니까 난 뭘 하더라도 돈을 많이 벌게 될 거야~ 그래서 유학도 가고 기부도 할 거야"





#육아에세이

#엄마육아

#초등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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