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에서 화장품을 파는 유통사중 2위 업체에 상품을 공급할 때이다.
해외영업을 처음 시작할때, 홍콩의 유통사 중 일부에서는 갑질하는 분위기가 아직 남아 있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인식이 개선되면서 구매자의 위치에서 판매자를 무례하게 대하는 사람들이 많이 줄었다. 그런데 유독 이 회사의 담당자들은 자신이 필요한 것이 있으면, 앞뒤없이 무리하게 요구하고, 우리가 요청한 것에 대해서는 무시하는 뉘앙스가 심했다. 자신들이 갑회사에 일한다고 무례하게 구는 모습이 이해가 가지 않았다. 원인을 알아보니, 젊은 담당자들은 그런 태도로 파트너를 대하고 싶지 않은데, 프로젝트를 총괄 지휘하는 상급자의 압박으로 인해 그들도 어쩔 수 없이 그렇게 한다는 것을 알았다.
그와 같은 상황인 것을 파악하고 직접 연락하던 상대측 담당자들과의 소통 원칙을 정했다. ‘이슈에는 단호하게, 사람에게는 따뜻하게’라는 협상의 원리를 가져와서 상대 ‘회사’의 무리한 요구에는 단호하게 대처했다. 하지만 직접 상대하는 고객사의 개발, 구매 담당자들에게는 가능한 부드럽게 대하기로 했다.
담당자들이 이직하면 보통 동일산업내에서 움직인다. 관계를 잘 만들어 놓으면 그들은 새로운 거래처의 담당자가 되어 우리의 조력자가 될 수 있다. 이들을 최대한 우리편으로 만들어 놓는 것이 향후 영업 확장을 위해서 가치 있는 투자이기도 했다.
이들은 상사의 지시로 인해 자신이 생각해도 무리한 요구를 할 수밖에 없었다. 기분을 상하지 않게 하면서 부드러운 어조로 설득하는 방식으로 그들을 대했다. 그래서 그들과의 관계가 어떻게 됐는지 결론부터 말하자면, 매니저급을 포함해서 그 유통사에서 다른 회사로 이직한 사람중 한 명은 동종 업계 1위 기업으로 옮겨서 우리와의 거래 물꼬를 터줬다. 다른 한 명은 미국계 화장품 브랜드사에 입사 후 아시아 소싱 담당이 되어 우리와 신제품 개발을 주도했다. 나머지 한 명은 홍콩 로컬 중고가 브랜드사에 입사하여 또 신규 거래처를 개척하는데 주요 역할을 해줬다.
그들과 업무적으로 다시 연결되는 데에 있어, 여러 복합적인 요소가 작용했겠지만, 이 정도로 효과가 있다면 알아볼 만한 가치가 있지 않을까? 이 때, 종종 사용했던 화법이 상대의 마음에 공감을 표시하고 편한 선택을 유도하는 3F 화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