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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니마 Mar 06. 2024

수목원과 브런치-4

노래가 필요한 날

자기 자신을 향해 걸어 들어가는 일, 얼마나 나약한 인간인지 확인할 수 있는 곳이

너에게도 있을 거야.

절망이었다가 희망이었다가. 행복인가 하는 잠깐의 헷갈리는 지점.

꿈에서는 삶은 그런 거라 퉁치기로 했다지.

누군가의 심부름꾼, 누군가의 창녀, 누군가의 성모


씹어 대는 모든 감각의 것들이 입 밖으로 나오지 않게 단속해야 한단다.

정말 추한 일이라 생각해.

하긴 추함이었다가 아름다움이었다가 그게 삶이라고 꿈이 위로했지.


오물을 써보지 않았던 사람은 대책이 없어.

그 순수함이 다른 사람도 바보로 만들기 때문에.

가장 오지랖을 부릴 자격증 취득, 감춘 속내를 다 어찌 알겠냐만 너의 눈은 말하지.

상승해 본 기억이 있는지 너의 입술에 물어봐.


가벼운 삶으로 시작했다면 그것도 괜찮아.

고약한 말버릇이 글을 쓰는 데는 매우 유용해.

누군가를 상처 입혀 보았다면 탁월한 감각이 있다는 증거지.

말랑하고 매력 없는 지루한 말보단 훨씬 낫거든.

갈퀴를 휘두르다 보면 결국 너를 만날 거야. 그게 나을지 몰라.

잠깐, 그곳이 시작점이지.

다만 조금 순화시켜야 할 걸. 안 그러면 사람들은 너에게 방부제를 뿌리기 때문이야.

그들은 시들어가는 자신을 거부한 지 오래. 신이 되었나?  


생명을 키워야 하는 삶은 매우 무거워. 나약해지는 생명을 돌보는 삶도 너에겐 버겁지.

때론 추함이 있어야 아름다움이 귀해 보이잖아.

너에게 매일 달콤한 말들을 건네기엔 나도 식상하거든.

달콤한 말도 너를 바보로 만들 테니 조심해. 만만치 않거든. 호락 호락하지 않아.


저 깃발처럼 타인들의 말들을, 시선들을 우아하게 날려 보내.

우린 누구처럼 무책임하게 인연들을 버릴 순 없잖아. 고고한 척하지 못하지.

그래서 하루하루가 힘겹지.

너도 알고 나도 알지. 내일은 반쯤 잊어버리고 깨끗이 씻긴 아침 태양에 마음을 얹으리라는 걸.

오직 태양만이 긍정해. 네가 다시 시작하리란 걸.

네가 부정하더라도 별 수 없지. 너를 끌고 다시 하루를 올려 칠 거야.

다시 억세게 사랑해 보자.

누군가의 심부름꾼, 누군가의 창녀, 누군가의 성모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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