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내 월요일... 혼자 카페에 간다

이제 좀 살 것 같다

by 이니슨

오전의 카페는 분주하다. 테이크아웃한 음료를 들고 걸음을 바삐 움직이는 이들, 자녀들의 등교/등원 후 삼삼오오 모인 이들, 어린아이를 유아차에 태우고 와 여유롭지만 급한 마음으로 커피를 홀짝이는 이들, 노트북PC나 패드를 앞에 놓고 열중하는 이들. 저마다의 이유로 다양한 일상이 오고 간다.


마침내 월요일...혼자 카페에 간다


북적이지만 소란스럽지 않은 그곳에서, 구석이지만 어둡지 않은 곳에 자리 잡고 앉아 책을 편다. 이어폰 속 음악과 사람들의 소리가 섞여 있는 그 가운데 어디쯤, 가늠하기 힘든 영역에 청각이 머문다. 오가는 사람들 사이를 헤집으며 시각이 반응한다. 혼자여서 집중할 수 있는 감각들이다. 그리고 그 안에, 내가 있다.


살아있구나. 나는 여전히, 살아있구나.




마음 맞는 친구들을 만나는 날도 있지만 평소의 나는 대부분 혼자다. 바쁜 남편 대신 마주하는 상대라고는 아이들 뿐. 세상은 변함없이 빠르게 돌아가는데 늘 외딴섬에 홀로 있는 기분이다. 독박육아(이든 단독육아이든. 그 어떤 표현이든)란, 전업주부란, 그런 것이다.


"회식 좀 하고 싶다."는 내 바람은 헛소리가 아니다. 어른 사람들이 있는 곳에 속하고 싶다. 변하는 세상의 일부이고 싶다. 커피숍의 반가운 소란 속에서도 나는 혼자이지만, 혼자이길 자처하지만,

내 좁은 우물을 벗어나 넓은 바다에 조금은 닿은 듯한 소속감이 든다.

그것만으로도 숨이 쉬어진다.


마침내 월요일...혼자 카페에 간다


힘든 주말이었다. 나조차 알 수 없는 감정들이 낯설고 놀라워 더 괴로운 시간을 버텼다.


마침내, 월요일. 남편의 출근을 돕고, 등교하는 아이들을 배웅하고, 설거지를 하고 청소기를 돌리고 집을 나섰다. 늦기 전에 좋아하는 카페에 들어섰다. 음료를 테이크아웃해 가고, 삼삼오오 모여 속닥이고, 아이와 함께 차를 마시고, 패드에 열중하는 사람들 속에서 나는 여전히, 살아있다.




비록 눈에 보이는 수익 활동 없는 주부지만 세상의 일부라는 소속감을 가질 수 있어서, 제대로 숨을 쉴 수 있어서 굳이 혼자 카페에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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