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열한 사교육의 세계, 뭐가 가장 어려울까
이번주 회사에서 우리 프로그램 초등부를 운영하는 원장님들을 모시고 세미나를 했다. 준비하느라 고생했고 끝난 후에도 너무 피곤했지만 뿌듯하고 또 많이 배운다고 느끼는 부분들이 많아서 몇 가지를 기록해 본다. 이번 행사 때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우리 회사의 일원이었다가 현재 어학원을 인수해서 운영하고 계시는 원장님의 사례 발표였다.
이 원장님은 광고회사에서도 오랫동안 일하셨던 경력이 있고 마케팅 분야에만 25년을 계셨던 분이다. 우리 회사에 계실 때에도 워낙 스피치와 피티 베테랑이셨고 고객들이 원하는 수요에 대해 기가 막히게 파악해서 어필하셨던 기억이 난다. 그런 분이 커리큘럼 내용과 여러 운영사례를 보시고 직접 어학원을 인수하여 운영하신다니 안성맞춤이라 생각했는데 역시는 역시였다. 현장의 경험과 마케팅적 통찰을 잘 어울려 학원을 운영하시는 원장님의 이야기는 여러모로 유용했다.
1. 학원사업, 특히 초등 영어사교육은 전쟁터다.
어느 정도 예상 가능한 부분이겠지만 직접 운영하시면서 놀라셨던 부분은 별 걸 다 가지고 학원 경쟁력을 매긴다는 것이다. 영어학원이라고 해서 비슷한 원비 수준의 다른 영어학원과 비교하는 건 당연하고 다른 름과목 학원이랑도 꽤나 비교한다고. 등하원 차량을 배치하는 데 있어서 전후로 연계되는 루트를 가지고도 학부모들은 불만을 제기하고 자기들의 의견을 수용해 주길 바란다는 것이다.
2. 학원사업의 핵심은 사람관리인데 이게 가장 어렵다.
학원 사업 해 해 보신 분들은 누구나 하시는 말씀인 것 같다. 사업에 있어서 관리만큼 힘든 것이 없지만 학원은 가르치는 사람이 꼭 필요하고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교사 관리를 위해 각 교사의 특성을 잘 파악하고 이런저런 방법을 잘 쓰는 것이 참 중요하지만 결국 어느 순간에는 운이 작용하는 부분도 무시할 수는 없다고 한다. 본격적인 채용시즌 시작하기 전 미리 여기저기 컨택해서 확보하고 꾸준한 관리 케어 훈련만이 사람관리 잘하는 길이라고.
3. 학원사업이 어려운 큰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사용자와 구매자가 다르다는 것이다.
굉장히 마케팅적인 관점에서 주신 말씀이었고 학원사업의 핵심 부분이기도 한데, 이걸 시작하지 않았거나 커리큘럼이나 본인의 티칭에 너무 큰 자부심이 있는 사람들은 잘 모른다. 구매자인 학부모와 사용자인 학생이 원하는 것이 너무 달라서 결국 두 수요를 다 채워주기 위한 굉장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아이들은 재미있는 것, 맛있는 것, 연예인, 게임, 놀이 등등을 좋아하지만 학부모가 원하는 것은 높은 성적, 아웃풋, 긴 공부시간 등등을 원한다는 것. 나는 이 부분에서 내가 한다면? 의 대입을 하다가 지쳐버리기는 했다. 아이들 수준과 흥미에 맞는 수업과 과제를 내주어야 하지만 학부모에게는 아카데믹하게 안내해 주어야 하고 궁금해하기 전에 미리 업데이트해 주는 관리, 이 두 가지 동시에 할 수 있어야 경쟁력 있는 학원이 된다.
4. 과목마다 다를 순 있겠지만 영어만큼 복합적인 욕구충족을 해 주어야 하는 과목이 없다.
재미있어야 하고 학습적인 요소도 들어가야 하면서 아웃풋도 내줘야 하고 하이퀄리티라는 모양새도 보여 여줘야 하는 것이 바로 영어과목이다. 대한민국의 모든 사람들이 영어에 미쳐있기에 수요는 많지만 그들의 기대치는 높고 다양하다는 걸 알고 시작해야 한다. 예체능처럼 성과를 크게 내주기보다 흥미와 성실성으로 할 수 있는 과목이 아니라는 것. 이걸 모르면 학부모들의 욕구 충족이 안 되어어 재구매가 안 일어난다.
많은 원장님들이 공감이 되었고 답답함을 나눌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많은 과제가 해결되지 않은 채로 남아 있다는 걸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예비 학원창업자라면 꼭 알아야 하는 사항들, 영어학원을 운영하고 있지만 잘 되고 있지 않다면 한 번쯤 생각해 볼 만한 유용한 사항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