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일본을 공부해야 하는 이유
책 ‘메이지 유신을 설계한 최후의 사무라이들'을 읽고
동북아시아 3개국 한, 중, 일은 거리상으로 상당히 가깝지만 정치 체제, 경제 등 서로 다른 부분이 많아 때로는 너무나도 먼 나라처럼 느껴진다.
자유민주주의 대통령중심제 국가인 대한민국(GDP 13위), 입헌 군주제 국가이자 의원 내각제 국가인 일본(GDP 3위), 사회주의 국가이자 공산당 일당에 의해 운영되는 중국(GDP 2위)... 동북아시아 3개국은 서로 너무 다르다.
현재 미국과 중국을 G2라고 부르지만 우리가 중국을 선진국이라고 말하지는 않는다. 반면에 일본은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세상에서 가장 부요한 나라였다. 필자가 수개월간 북유럽을 여행하며 놀랐던 점은 일본 엔화는 북유럽 시내 중심 환전소에서도 쉽게 환전이 가능하다는 것이었다. 우리나라와 일본은 어떠한 시기를 거쳤기에 이렇게 다른 것일까? 어디에서 일본과 우리나라와의 격차가 벌어졌을까?
한, 일이 현재 위치로 오기까지 가장 많은 영향을 준 시기는, 개인적으로 1850년대부터 1950년대까지인 근대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그 시기의 일본을 살펴보기 위해 ‘메이지 유신을 설계한 최후의 사무라이들(서가명강 출판사, 서울대 동양사학과 박훈 교수)’을 읽게 되었고 흥미롭게 생각하는 점에 관하여 공유하고자 한다.
‘메이지 유신을 설계한 최후의 사무라이들’은
일본 내 모든 개화파들의 스승이자 세계 정복론자인 요시다 쇼인, 소프트 뱅크 손정의 회장이 가장 존경하는 사카모토 료마, 영화 ‘라스트 사무라이’의 모티브가 되는 사이고 다카모리, 근대 일본의 모든 행정적 체계를 만든 오오쿠보 도시미치 등 당시 하급 사무라이였던 이들이 어떻게 일본의 근대화를 이룩하였는지 보여준다.
개인적으로는 일본 만화 ‘바람의 검심’을 재미있게 읽었기 때문에 사이고 다카모리, 오오쿠보 도시미치, 가쓰라 고고로(기도 다카요시)인 유신 3 걸의 이름이 나올 때면 더욱 흥미롭게 읽었다.
여기서 필자가 유심히 보았던 점은 천황파였던 사쓰마번과 조슈번 대 막부파가 전쟁 시 서양 열강의 개입을 우려해 양측이 무력충돌을 피하는 타협의 방향을 결정했다는 것과 외세의 지원을 반대하는 것에 양측의 사회적 합의가 있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는 막부의 평화로운 대정봉환(쇼군의 권력을 천황에게 이양하는 것)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영국과 프랑스는 시민혁명, 미국은 독립전쟁, 중국은 국공내전(국민당과 공산당의 내전) 등 각 나라는 근대화를 이루면서 서로 간에 피를 부르는 내전이 있었지만 일본은 그것에 비해 가장 충격이 덜한 근대화를 이루었다.
(참고로 근대 우리나라를 살펴보면 왕실, 양이파, 급진 개화파, 온건 개화파가 러시아, 청나라, 일본, 미국, 중국 등을 시기에 따라 크게 의존했으며 독립 후에도 한국전쟁 시 미국과 중국에 의지하여 지금에 이르게 되었다.)
일본의 근대화에서 보게 된 점은
서로 간 의견 대립이 있더라도 어느 정도 지키는 선이 있었던 것인데,
무엇이 옳은가 보다는 상대방이 어디에 속해있느냐가 더 중요해진 요즘 대한민국 사회,
인터넷과 유튜브를 통하여 원색적인 비난과 거짓 프레임 씌우기가 난무하는 요즘 대한민국 사회,
정책의 철학보다는 표를 더 얻기 위한 정치공학적인 기교를 앞세운 요즘 대한민국 사회에
적지 않은 경종을 울린다.
정치적인 협의와 타협이 없어지고 자신만이 옳은 시대에서 대한민국의 건전한 앞날을 위하여 서로 간에 대화가 필요함을 절실히 느끼며 나부터가 양극화로 몰아가는 매체에 일희일비했음을 반성해 본다.
그 댓가는 모두 우리 시민이 치르는 것이다.
※ 마지막으로 부정적으로 상대방을 비난하는 것은 정신건강에 좋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