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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인기 Apr 06. 2017

스웨덴에서 우리 젊은이들의 미래를 엿보다.

부제 : 브런치 X 스터디인 스웨덴 ‘스웨덴을 경험하다.’ 참석후기

1. 스웨덴의 사회현상


음악을 좋아하는 나에게는 ACE OF BASE, THE REAL GROUP, ABBA의 나라인 스웨덴은 생각보다 우리의 삶에 깊이 관여해 있다.


노벨상을 만든 알프레드 노벨(Alfred Bernhard Nobel), 동식물 분류학을 집대성한 카를 본 린네(Carl von Linne), 섭씨 온도 개념을 만든 안데르스 셀시우스(AndersCelsius), 영화배우 잉그리드 버그만(Ingrid Bergman), 말괄량이 삐삐를 만든 아스트리드 린드그렌(Astrid Lindgren), 밀레니엄 3부작의 스티그 라르손(Stieg Larsson), 요즘 한창 주가를 높이고 있는 ‘오베라는 남자’의 프레드릭 배크만(FredrikBackman), 축구 선수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Zlatan Ibrahimovic) 등등 스웨덴 사람이었음을 잘 몰랐을 뿐이지 스웨덴에서 배출한 여러 유명인들을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


스웨덴의 기업으로는 H&M, IKEA, 구스타브스베리(Gustavsberg), 앱솔루트 보드카(Absolute), 세계적으로 존경받는 가문이자 기업인 발렌베리 가문(Wallenberg family)의 스카니아(Scania), SAS항공, 에릭슨(Ericsson), 일렉트로룩스(Electrolux), 아트라스(Atras), 아스트라제네카(AstraZeneca) 등 이미 우리가 아는 기업, 우리의 삶에 깊숙이 관여해 있는 기업들이 많다.



물론, 이제 갓 인구수 1천만명(서울 인구수와 비슷)이 넘은 스웨덴이지만 북유럽에서는 최대의 시장이며, 낙농/금융에 기반을 둔 덴마크, 북해산 브렌트유와 수산업에 기반을 둔 노르웨이와는 다른 제조업 기반의 산업이 발달하였다.


그리고, 수많은 스웨덴 기업들이 국제시장에 진출하였다. 하지만 이들에게도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바로 유럽 고질적인 문제인 인구 고령화와 제조업이라는 산업기반에 따른 노동인구 필요이다. 2015년 시리아 사태가 일어났을 때, 다른 유럽국가들의 반대에도 독일과 스웨덴은 시리아 난민 수용에 상당히 적극적이었다. 두 국가를 보면 제조업에 산업기반을 둔 국가가 인력을 필요로 한다는 것은 누구나 알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지식을 기반으로 브런치 팀에서 스웨덴 대사관저에서 진행하는 ‘브런치 X 스터디 인 스웨덴 : 스웨덴을 경험하다.’에 초청 메일을 받았다.




2. Study In Sweden


처음 메일을 받고 나서 대사관 싸이트에 들어가 보았다. “Study In Sweden”이라는 문구가 눈에 들어왔다. 요즈음 스웨덴이 유학생들 유치와 더불어 다양한 우수인력들을 찾고 있구나라는 생각과 더불어 위에서 생각한 “사람이 고프구나.”라는 생각이 각인되었다.


시간에 맞추어 대사관저에 도착했다. 안 회그룬드 대사의 간단한 환영의 말씀을 듣고, 우메오 대학의 그레그 닐리 교수의 스웨덴 교육시스템의 소개와 우수성을 간단히 들어보았다. 성적은 Fail/ Pass/Pass With Distinction으로 나뉘는 점, 대학에서는 한과목 한과목씩 공부를 하고 시험에 패스하면 다음 과목을 수강한다는 점, 절대평가 시험 그리고, 가장 충격적이었던 재시험 제도까지 이들은 학점과 등수를 매기는 것이 아닌 학생이 스스로 공부하고 그 과목에서 반드시 성공하여 성취감과 실력을 쌓을 수 있게 하는 진정성이 느껴졌다. 대학에서 교수라는 호칭을 생략하고 교수 또한 이름으로 부름으로써 권위주의를 타파하고 언제든지 쉽게 문의할 수있도록 학생들을 격려해 준다는 점들을 알게 되어 국가적인 노력들을 함을 볼 수 있었다.



이 후 이어진 두 명의 유학생, 교환학생 경험담에서는 그들이 스웨덴에서 공부하는 것이 얼마나 유익했는지 여러가지 생활상과 사례로써 알 수 있었다. 내 개인적으로는 웁살라와 예테보리에서 공부하는 내 친구들에게도 이미 많은 이야기들을 들었던 터이기에 그들의 행복감이 더욱더 마음에 와 닿았다.




3. Dinner & Networking   


모든 프레젠테이션을 마친 후 스웨덴 전통식 식사가 마련되었고 참석자들은 자유롭게 자리를 잡고 식사하며 이야기를 나누었다. 테이블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일하는 사람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의자를 직접 치우며, 테이블 세팅, 테이블 보를 덮는 것까지 대사께서는 직접 하셨다. 우리가 생각하는 대사와는 다른 모습을 보면서도 “검소하되 위엄을 잃지 않는…”이라는 북유럽 왕가의 모토가 생각났다. 왕가가 본을 보여주니 고위 공무원도 청렴하며 궂은 일도 손수하는 모습이 아름다워 보였다.  

   


식사시 우리 테이블에 자리가 있어서 안 회그룬드 대사께서 함께 했다. 나는 간략한 소개와 더불어 회사 퇴사 후 북유럽에서의 3개월 경험, 북극권 키루나에 살고있는 스웨덴 친구, 스웨덴 우주산업, 아비스코 왕의 길 등과 더불어 스웨덴 전반적인 사회현상과 문제점에 대하여 이야기를 나누었다. 스웨덴 대사께서는 상당히 친절하게 하나하나씩 대화에 응해주셨다. 우리 테이블에서 한 30여분을 이야기했을까… 다른 쪽 사람들이 자신을 필요로 할 것 같다고 웃으면서 자리를 옮기는 그 모습에서 ‘보통 한국의 리더라면 자신은 제일 앞자리에 앉고 사람들이 어련히 자신을 의전해주길 바랄 것 같은데…’ 이분은 직접 찾아가시는 뒷모습이 멋졌다.     


본 행사는 원래 계획했던 시간을 뛰어넘어 진행되었고, 내일을 위하여 종료하는 시간을 가졌다. 종료 후 대사께서는 ‘택시가 오기 전까지 집에 들어와서 기다리라’고 하시면서 택시는 제대로 타는지 등등 하나하나 신경 써주셨고 덕분에 좋은 시간을 가지고 돌아올 수 있었다.




4. Swedish Dream


내 개인적으로는 스웨덴에서 머물던 3주, 키루나에 사는 스웨덴 친구, 스웨덴에서 공부하는 두명의 유학생 친구 등 덕에 스웨덴에 대해서는 여러모로 좋은 마음이 있었으며, 퇴사는 했지만 스웨덴 법인으로 파견되는 회사후배들에게서 정보요청 연락을 계속 받는 터이라 가깝게 느껴지는 스웨덴관련 행사에 참석하게 된 것이 감사했다.


특히, 나 자신이 대기업 인재개발센터에서 오랫동안 근무했기에 관심분야인 우리나라의 청년들의 장기 미취업에 대한 새로운 활로를 찾은 것 같았다.



사실, 하루 전날인 4.4(화)에 어머니와 함께 한강에 갔었다. 평일 오후 2시인데도 젊은이들이 상당히 많았다. 나도 지금 쉬고 있기 때문에 떳떳하게 이야기 할 수는 없지만 이 젊은 친구들이 어딘가에서 크게 쓰임을 받아야할텐데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러한 물음에 다음날 진행된 브런치 행사는 상당한 해답을 주었다.


의류, IT, 의약 등 여러 분야에서 세계적인 기업이 많은 스웨덴, 하지만 고령화라는 문제와 제조업, 의약업 등의 산업기반으로 인하여 젊은 이들을 필요로 하는스웨덴,


반면, 높은 학구열로써 매년 상당히 우수한 인재들이 졸업하고 있음에도 취업, 재취업이 해소되지 않는 한국의 젊은이들,


어쩌면 서로가 정말 필요로 하는 것 같다. 젊은이들이 좋아하는 복지, 일과 삶의 밸런스, 해외에서의 경험 등에 대해서 스웨덴은 해답을 줄 수 있다.



얼마 전 국내 ㅇㅇ은행에서 일하는 후배를 만났다. 지금 일본의 노동력 수요는 많은데, 공급이 없기 때문에 본인은 회사 그만두고 일본가서 공부하고 일할 것이라고….


해외로 눈을 돌려보고 조금만 찾아보면 젊은 이들의 미래가 그리 어둡지만은 않다. 특히, 내가 학생일 때와는 다르게 글로벌화가 되면서 해외 유학, 교환학생, 해외인턴, 해외취업 등 해외로의 기회는 정말 많다. 젊은 이들이 조금만 더 주위의 기회를 살피길 당부 드린다.


“내가 10년만 젊었어도 갔을 것 같다.”




5. 한번쯤 짚어보자   


이제까지 스웨덴으로의 유학과 취업에 관하여 좋은 이야기들을 많이 했는데, 몇가지 점은 조심성있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     



□ Beyond The Next Step   


기존에 작성한 글인 ‘학생이라면 한번쯤 생각해 봤으면 하는 것들’이란 글에서도 이야기했지만 중요한 것은 유학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그 다음, 그 다음다음에 어떻게 할 것인지가 중요한 것 같다. 아쉽지만 우리나라 기업들은 린네, 셀시우스 등 스웨덴의 과학/공학이 학술적으로 강하다는 것을 모르는 경우가 많다. 대기업도 미국, 독일 등을 우선으로 생각할 것이다.     


그렇다면, 스웨덴에서의 삶은 어떠할까? 스웨덴 인구의 20%가 ‘부모가 스웨덴사람이 아닌’ 사회이다. 스웨덴 순수 북구 게르만 족보다는 외국인 비율이 늘고 있기 때문에 취업이나 업무에서 차별을 받는 사회는 점점 없어질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 공부하는 학생들의 경우 외국인 비율이 높고 그런만큼 스웨덴 내에서는 취업률이 높을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예상해 본다.     




□ 학비문제   


대략적으로 스웨덴에서 문과대생이 석사 4학기(2년)를 마치면 한화로 약 2,000만원이 든다. 그리고, 공대생의 경우 그것보다 많다.   


북유럽 여행을 한창 할 때에 핀란드에서 유학생을 만난 적 있다. 여러 이야기를 나누던 중 독일, 노르웨이, 핀란드는 학사, 석사, 박사와 관련 외국인 학생도 포함하여 학비를 내지 않고 약 40~80만원 정도의 학생회비 정도만 낸다고 한다. 이들 국가에서 유학 후 취업의 기회가 얼마나 보장될 지는 모르지만 한번쯤은 생각해 볼 만한 문제이다. 반면 스웨덴 정부로서는 진정으로 젊은 이민자들을 원한다면 학사/석사 과정에서도 학비면제 제도에 대해서 고려해 보았으면 좋겠다.     




□ 극우주의   


마지막으로 극우주의가 있다. 지금 세계사회는 미국을 선두로 한 극우주의 물결이 흐르고 있다. 특히, 복지가 좋은 유럽도 극우주의 정당과 사람들이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미국에서는 백인 노동자들의 소외감이 정치경제의 이슈이겠지만 복지가 좋은 유럽에서는 자신의 선배들이 쌓아놓은 부에 대한 혜택을 외국인들이 들어와서 받는다는 것에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2011년 노르웨이에서 77명을 살해한 브레이빅 사건은 극우주의의 극단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지금 그는 인권을 존중하는 노르웨이 감옥에서 호화생활을 하면 심지어는 대학까지 다니고 있다. 지금 세계 정치/문화의 물결이 극우주의로 치닫기 때문에 이 부분은 해외 유학 및 취업에 상당한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스웨덴 내부에서 외국인 이민이 높기 때문에 스웨덴 학교를 갈지, 아니면 학비가 없는 다른 학교를 갈지.... 극우주의자를 피해 한국에 남아있어야 할지 등 위에서 이야기한 부분은 변수들이기 때문에 구체적인 해답을 줄 수는 없을 것 같다. 정보는 줄 수 있지만 선택은 본인의 손에 맡긴다.     


학생들이 이 글에서 얼마나 도움을 얻을지 모르지만 적어도 나에게 유익한 생각을 하게 해 준 스웨덴 대사, 대사관 관련 분들과 브런치 팀, 그리고 두분의 유학생분들께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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