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학생들은 다 운동선수인가?

대체 왜 이렇게 스포츠에 진심인 거야

by Inkspire

미국은 스포츠에 정말 진심인 나라이어서 그런지, 스포츠의 문화는 학교에서부터 시작한다.

중고등학교에 진학하면서부터 운동부는 정말 운동선수 하거나 체대를 준비하는 게 아니라면 점점 하지 않는 우리나라와는 반대로, 미국의 고등학생들은 운동에 공부보다도 더 진심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지역별로, 그리고 주 별로 경기를 치르고, 스포츠 종목별로 시즌도 있다. 내가 있던 캘리포니아에서는 가을학기가 시작하고부터는 미식축구, 겨울이 되면 축구와 농구, 그리고 봄이 되면 야구였다. 그리고 전형적인 한국 남학생이었던 나는, 축구팀에 들어갔다.


각 스포츠 종목 별로 JV (Junior Varsity)와 Varsity 팀이 있다. 쉽게 말하면 Varsity는 1군, JV는 2 군이다. 총 4년인 미국 고등학교에서 9학년, 10학년은 보통 JV, 그리고 11학년 12학년은 Varsity 가 되며 9,10학년이어도 정말 잘한다면 1군, 그리고 고학년이어도 정말 못하면 2군으로 배정되는 경우도 있다.


나의 첫 미국 고등학교생활인 9학년이던 때에, 나는 학교 내 축구팀에 2군으로 들어갔다. 대충 학교 축구부 정도로 생각했던 나는 '그래도 우리나라보단 스포츠 좀 더 많이 하는구나' 정도로 생각했지만, 내 생각과는 전혀 달랐다.


축구 시즌이 시작되기도 전에, 프리시즌 훈련을 위해 팀 입단 희망자를 받고, 입단 테스트를 한다는 것이었다. 심지어 2 군인데? 축구화도 없었던 나는 동네 나이키 매장에 가서 $48 짜리 축구화를 하나 사들고 1차 소집에 향했다. 어느 축구 공원에서 모였는데, 감독과 코치 2명이 있었다. 놀라운 것은 이들은 고등학교 선생님이 아닌 실제 축구 감독과 코치였던 것이다. (한 명은 LA 갤럭시 팀의 코치 출신이었다.) 실제 선수들이 훈련하는 모습을 티브이로 보았던 것과 같은, 그와 비슷한 것들의 훈련을 진행하기 시작했다. 이후 나는 2군에 당당히(?) 선발되었고, 시즌 전 훈련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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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련은 방과 후 (미국 고등학교는 보통 3시면 모두 끝난다) 5시부터 8시까지 무려 3시간을 매일 하는 것이었다. 이 시간이면 아직 학교에 있을 한국 친구들과 달리 나는 매일 3시간을 운동을 했다.

분명 나는 학교 축구팀에 들어갔지만, 무려 약 한 달간 축구공을 건들지도 못했다. 본격 시즌 돌입 전 한 달 동안 체력을 기른다는 명목으로 매일 오래 달리기, 스프린트, 계단 오르기 (한발, 양발 모두) 등 훈련량이 어마어마했다. 처음 며칠은 대체 이게 뭐 하는 짓인가... 싶었다. 대체 어느 고등학생이 (일반고, 운동을 전문적으로 할 생각 없음) 한국에서 매일 3시간 축구 훈련을 할까?


시즌 중에는 다른 학교들과의 경기도 원정경기, 홈경기 등 빡빡한 일정을 치러야 했다. 워낙 넓은 땅덩어리에, 장거리 원정을 가는 경우엔 3박 4일로 가서 그 지역의 학교들과 경기를 연달아 진행하기도 했고, 토너먼트, 플레이오프 등 많은 경기를 치러야 했다. 시즌 중에는 정말 내가 축구하러 미국에 온 것만 같았다. 게다가 홈경기 때에는 경기가 보통 저녁에 진행됨에도 불구하고, 대체 멀리 사는 학생들이 왜 오는지 같은 학교 친구들이 가족단위로 와서 구경하고 응원하며 마치 프로 경기와 같은 열기를 보이고, 원정팀의 가족들도 모두 와서 원정팀 관중석이 별도로 있을 정도였다.


미국에서 비교적 인기가 없는 축구가 이 정도였으니 미식축구, 농구, 야구는 정말 더더욱 열기가 엄청나다. 그리고 이 인기에 맞춰, 실제로 좀 더 열정적인 친구들은 6시에 학교에 와서 운동하고 또다시 오후 훈련 3시간씩 매일을 했다.


중요한 건 다들 절대 운동선수를 목표하는 게 아니라는 것이다. 나와 같은 학년 중 정말 스포츠로 대학을 간 친구는 내가 알기론 단 한 명이었다. (이 친구는 정말 예외케이스인데, 미식축구로 대학까지 가서 활동하다가 결국 NFL 마이애미 돌핀스에 입단해 러닝백으로 활약했다)







CH.02는 미국 고등학교 생활을 다룹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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