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랑한 그림과 미술관들
사람마다 여행을 할 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들이 다를 것이다. 누군가는 그 지역 고유의 맛있는 음식을 먹어 보는 것이 중요할 수도 있고, 다른 누군가에겐 그림같이 멋진 도시나 자연을 직접 눈으로 보는 게 가장 즐거울 수 도 있다.
최근 몇 년간 나에겐 우선순위는 항상 미술관이었다. 혼자 여행을 가게 되는 경우엔 전체 일정은 미술관 중심으로 짜고 그날 동선은 미술관 위치에 따라 정해졌다.
사실 몇 년 전까지는 여행지에서 유명 미술관이나 박물관에 가는 것 자체를 이해하지 못했었다. 언제 또 올지도 모르는 곳에 가서, 왜 굳이 건물 안에서, 인터넷으로 찾아보면 금방 나오는 그림들을 보면서 아까운 시간을 보내야 하는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언제부터였는지는 잘 모르겠다. 마드리드에 놀러 갔다가 무료라길래 그냥 들어가 본 프라도 미술관이 너무나 아름답게 느껴졌던 몇 년 전 여름 이후였을까, 아니면 알랭 드 보통의 "Art as Theraphy"라는 말이 마음에 와닿기 시작한 뒤였을까. 어느새 나는 출장으로라도 새로운 곳에 가게 되면 주변에 어떤 미술관이 있는지부터 확인하는 사람이 되어 있었다.
그렇게 시큰둥했던 내가 왜 지금은 미술관을 좋아할까 종종 생각해본다. 아마도 그림을 단순히 눈으로 보는 수동적인 경험이 아니라 내 안으로 들여와 마음으로 읽는 능동적 경험으로 받아들이기 시작하면서 인것 같다. 새로운 선과 면과 색들로 재창조된 현실을 보며 그 안에 담긴 화가의 생각과 감정을 느끼고 그 것들이 내안의 생각과 감정들과 어떻게 상호작용을 일으키는지 관찰하는 그 즐거움이 날 미술관으로 이끄는 가장 큰 이유인것같다.
이 Museum Walk에서 어떤 그림이 나를 설레게 하고, 미술관에서 느끼는 어떤 경험이 나를 계속 그곳에 찾아가게 만드는지, 이곳에 그동안 인상 깊었던 그림과 미술관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