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래도 보내 줘야겠어.

-진담사주 기초정복 가이드(4)

by 취중진담

1-1. 신체엠페스(Empath)

-에피소드 2-2-


기통에 대해 이야기 좀 할게.


기통이란 앞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마음이 있는 곳에 흐르는 기가, 내 몸의 모든 혈맥을 막힘없이 통과하는 상태를 말해.

다시 말하면, 기경팔맥이 다 소통되는 상태인 거지.

기운의 고속도로가 뻥 뚫렸다고 할까.


이 글을 읽는 사람 중에 기경팔맥을 이해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비유를 들어볼게.

지구에도 위도와 경도라는 것이 있지?

이것은 실제로 지구 표면 위에 그려져 있거나 묻혀 있는 선은 아니잖아?

다만, 위치의 알림 기능을 위해 약속으로 정해놓은 무형의 선로인 거지.


사람의 몸도 마찬가지야.

각 장기와 장기를 잇는 선이 있단 말이야.

이건 위치를 알기 위한 것이 아니고 기가 흐르는 선로야. 그래야 장기들이 서로 상호보완해 가며 몸을 유지할 수 있으니까.


인체의 맥은 수도 없이 많은데 대표적으로 8개를 들어.

몸의 지줏대라 할 수 있는 충맥,

몸의 허리띠라 할 수 있는 대맥,

몸의 앞부분을 상하로 연결 짓는 임맥,

몸의 뒷부분을 상하로 연결 짓는 독맥,

그리고 다리와 팔 쪽으로 흐르는 교맥과 유맥이 있어.

이 중에서 교맥과 유맥은 내 교유맥, 외교유맥이 있어 모두 8개야.


기통이란 이 여덟 개의 맥이 뻥 뚫려서 기가 막힘없이 흐르는 상태인 거지.

기통을 하기 위해선 선행되어야 할 것들이 있는데 여기선 그걸 다루려는 게 아니야.

기통 후에 느끼는 몸의 상태에 대해 말하려는 거지.


기통 되는 순간에는 사람마다 좀 다른 경험을 하게 되는데 나 같은 경우는 며칠 전부터 머리가 어지러웠어.

아주 어지러워서 걸으면 빙빙 도는데도 쓰러지거나 운전에 지장은 없는 희한한 상태가 지속되었지.

두통도 무척 심했으며 구역질도 올라왔어.

또한 노궁이라고 하는 손바닥 가운데와 용천이라고 하는 발바닥 가운데가 확확 열나면서 빙글빙글 돌아가는데 심할 땐 숫제 통증이라고 할 정도였어.

이걸 이해하려면 불교 교단인 한마음선원을 창립한 대행스님의 일대기를 읽어보기를 권해.

대행스님도 기통이 되었을 때, 미친 사람처럼 온 산을 헤매며 벌벌 기었대잖아. 코로 귀로 피가 흐르고 아래로는 오물도 쏟아졌다고 하더라고.

작디작은 인간의 몸이 우주의 거대한 기운을 받기 위해 활짝 열리는데 어찌 그런 현상이 일어나지 않겠니?

그런 일이 있은 후 내 몸은 마치 안테나가 된 기분이었어.

명상에 깊숙이 들어가면 백회라고 하는 정수리 부분이 뻥! 뚫려서는 하늘로부터 내리는 기운이 폭포처럼 쏟아져 들어오는 거야. 온몸에 열이 나서 불덩이가 되지.

그럴 땐 옆에 있는 사람이 내 몸에 살짝 닿기라도 한 면 깜짝 놀라기도 했었어.

그런 내 몸을 난들 믿을 수 있었겠어?

아무튼 그 이후부터 내게는 어떤 능력들이 생겨나더라.

소녀 때 친구의 등을 따주다가 대신 꺽꺽 복통을 느낀 것과는 차원이 달라.

사람의 몸을 만지면 그가 아픈 부위를 내가 그대로 느끼는 거지.

그걸 대병이라고 하는데 대병 그 자체가 치유효과를 내는 거 있지. 상대는 통증이 거의 사라지는 희한한 일이 벌어졌으니까.

더 놀라운 건, 시간이 갈수록 몸을 만지지 않아도 알 수가 있게 된 거야.

명상 속에서 특정 대상을 떠올리면 그 사람의 아픈 곳을 느끼는 거지. 심지어 통화를 하면 그의 몸에 밴 냄새도 났었어.

예를 들면 생선장사를 하는 사람에게서 비린내가 난다거나, 된장국이 무척 좋아하는 사람에게서 된장냄새가 나는 거지.


이런 일이 있은 후, 사주를 대하는 시각이 달라졌어. 그전엔 글자로 해석하기에 급급했거든.

그런데 이젠 사주를 펼치면 그의 먼먼 숙생이 보이고 현생에 가장 영향을 끼친 전생이 보이고 현생은 물론, 현생을 통한 미래생도 보이는 거야.

물론 영상이나 그림으로 보이는 건 아냐.

그냥 글자를 보면 느껴져. 이건 설명할 수 있는 종류의 눈이 아니야.

어쨌거나 그런 타임라인상의 모습들은 다 인과로 얽혀서 아무리 발버둥 쳐서 벗어날 수 없는 그물이란 걸 알 수 있었어.

자기 한 사람을 보면 타임라인상의 문제지만, 프렉탈 차원으로 보면 세대를 잇는 유전학적 문제인 거야.

즉, 사주를 보면 그의 조상의 삶을 가늠할 수 있고, 그의 자녀들의 삶도 예측 가능하다는 거지.

말하자면 사주란 건, 한 사람을 넘어 그 가문의 DNA라는 걸 깨닫게 된 거야. 다른 말로 가문의 업이라고 할까?

어마어마하지 않아?


그 이후 내게 사주는 그저 재미있는 학문이 아니라 두렵고 엄중하며 경외스러운 학문이 되어 버렸어.

그러니까 인연 있어 이 글을 읽고 있는 그대도 그대가 겪고 있는 일, 겪고 있는 병이 있다면 그 모두가 업이라는 우주적 대차대조표에 의해 갚거나 받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좋겠어.


업은 +와 –로 계산해서 0이 되는 게 아냐.

지은 것은 지은 것대로 갚아야 하고, 갚은 것은 갚은 대로 감면받는 거야. 케이스 바이 케이스로 하나하나 적용받는 거지.

그런 걸 아는데 어떻게 얕은 공부로 한 가문의 유구한 DNA를 논할 수 있으며, 대신 아파 주는 것으로 생계를 도모하겠니?

사주한답시고 자칫 나도 어마한 업을 지을 수 있는데 말이야.

그래서 난 사주를 점학으로 접근하지 않기로 했어.

되도록 운도 보지 않으려고 해.

우주적 시각으로 접근하여 수많은 생을 살아오면서 쌓은 업, 그러니까 어긋난 영적 균형을 바로잡는 마음공부로 접근하게 된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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