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래도 보내줘야겠어.

-진담사주 기초정복 가이드(5)

by 취중진담

1-2. 마음 엠페스(Empath)

-에피소드 1-


기통이 된 이후 내게는 다른 사람의 마음을 읽는 요상한 능력이 생겼어.

상담실로 내담자가 찾아오면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그 사람의 마음이 읽혀.

아니나 다를까. 상담이 시작되면 내가 느낀 그대로의 고민이 술술 풀려나오는 거였어.


원래 나는 붓다의 가르침을 기반으로 하는 불교심리상담사였어.

그런데 거기다 내가 좋아하는 사주를 곁들이니 훨씬 재미있고 효능감이 높아졌지.

그 후 내 사주상담은 서양심리학에 붓다의 가르침, 기적인 요소까지 곁들여져서 참으로 풍성해지는 거야.

내담자의 만족도도 당연히 높아졌지.

문제는 나였어.

간혹 거짓을 말하는 사람들이 있어서지.

그런 경우 참 힘이 들었지. 속마음을 따로 두고 있는 걸 뻔히 아는데 빙빙 에둘러 말하는 걸 듣고 있으려니 그럴 수밖에 없었지.


사람의 마음을 읽는 능력을 불교에서는 타심통이라고 해.

타심통이 터진 게 좋은 것 같아도 그런 경우 참 괴로운 일이야.

사람뿐이면?

동물들의 마음도 어느 정도 캐치가 되더라구.

특히 고양이는 더.


나의 첫고양이는 초파일날 들른 조그만 암자에서 만나게 되었어.

마당 한구석에 라면상자가 있는데 그 안에 어미 고양이가 새끼고양이에게 젖을 물리고 있는 거야.

고등어 문양이 주를 이루는 아이들이었는데 낳은 지 얼마되지 않는 듯 했어.

어미는 평화스러운 듯 누워 젖을 물리고 있었지만 나는 이미 듣고 있었지.


너무 고단해.


야생 상태에서 본능에 의해 살아가는 암컷이었으니 얼마나 많은 임신을 했겠니?

몸이 만신창이가 되어 있는 게 분명했어.

외면하고 돌아섰어.

그때 스님이 뒤에서 부르는 거야.


“보살님! 저 고양이 손에 잡히는데 한 마리 데려가 키우지 않을래요?”


순간적인 혼란이 뇌우처럼 쏟아졌어.

아니라고.

내 몸 건사하기도 힘든 사람이 무슨.

못 들은 척 돌아서는데 레이저 같은 기운이 뒤통수로 날아와 꽂히는 거야.

그 예리한 기운에 나는 베이듯 돌아섰어.

어미 젖을 빠는 아가냥이들 사이에서 또렷한 눈망울 하나가 나를 뚫어지게 바라보고 있는 거야.

읽히는 거야.


“넌 내 꺼야.”


아니거든. 난 널 거둘 자신 없거든.


고갤 흔들며 몇 걸음 걸어 나왔지만 결국 다시 돌아서고 말았어.

똘망한 눈망울, 선명한 호피무늬 옷을 입은 녀석의 눈빛에 내 영혼은 순식간에 결박당해 버렸던 거야.


그렇게 느닷없이 집사가 되었고, 외둥이의 외로움을 달래주기 위해 둘째를 입양하는 두냥이 엄마가 되었다가 급기야 온 동네 고양이들의 엄마가 되고 말았어.

걔들도 나를 안 거지.

저 사람한테 가면 밥을 굶지 않겠다는 걸.

하나 둘, 찾아 드는데 묘수가 없었어.

배고픈 영혼이 먹을 걸 찾아 드는데 어찌 외면할 수가 있겠니?

나는 그렇게 전혀 계획하지 않았고, 예상조차 하지 않았던 캣맘이 되어 버린 거야.

진담사주 로고.png


작가의 이전글아무래도 보내 줘야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