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담사주 기초정복 가이드(6)-
1-2. 마음 엠페스(Empath)
-에피소드 2-
이번 에피소드는 약간 차원이 달라.
현실에 존재하는 대상이 아니거든. 명상 속에서 등장한 인물에게서 리딩되는 마음이야. 판타지적 요소가 강해서 자칫 꾸민 이야기 아니냐는 의구심이 들 수도 있어.
어차피 모든 것은 믿음의 유무에 따르는 것이니 믿지 않는다면 도리가 없겠지만 믿든 말든 그냥 한번 들어봐.
기치유 능력이 최고조에 이르렀을 때 얘기야. 40줄에 접어든 듯한 엄마가 상담을 받겠다며 찾아왔지.
엄마인지 미스인지 어떻게 아냐고?
말하지 않아도 다 알지. 자그마한 사람이 하늘하늘 예쁘게 차려입고 생글거리며 들어왔지만
나도 모르게 어휴! 소리가 나온 걸 뭐.
그 웃음 이면에 꾹꾹 눌러놓은 감정은 분노인데 폭발 일보 직전인 거 있지?
누구에 대한 분노?
자녀.
특히 아들.
“많이 힘드시죠?”
딱 한마디 물었을 뿐인데 내 앞에 풀썩 엎어지는 거야. 그리곤 왕방울만 한 눈에서 눈물이 뚝뚝 떨어지더라고.
그날은 가족의 사주를 펼쳐놓고 이런저런 이야길 들려주었어.
그것만으로도 입을 딱딱 벌리대.
그 엄마의 마음에 초점을 맞춰주다 보니 공감받는다는 만족감에 흡족했나 봐.
어디 털어놓을 데 없는 자식 흉을 이렇게라도 실컷 보고 나니 가슴이 뻥, 뚫린 것 같다며 엄마가 돌아간 그날 저녁, 약속시간에 명상에 들어갔어.
기치유를 위한 명상이었기 때문에 약속한 시간에 엄마도 명상을 하기로 했지. 물론 각자 자기 집에서 하는 거야.
모든 게 원격으로 이어지는 기의 문제라서 기적 능력이 민감한 사람은 내가 느끼거나 보는 걸 일부 느끼거나 보기도 해.
그 엄마에게 그런 능력이 있길 바라며 그러라고 했어.
명상은 일주일에 두 번 4주간 진행하기로 했어.
아주 놀라운 것들이 보여.
문제는 명상 속에 보이는 장면들이 사주 속 부호를 스토리로 풀었을 때와 기가 막히게 일치한다는 거야.
그렇다는 건 사주로도 충분히 큰 틀에서의 삶을 유추할 수 있다는 얘기이도 해.
이 챕터는 마음 엠파스의 경험을 이야기하고 있잖아? 그래서 많은 이야기들은 다음 기회로 두고 그 대목 하나를 이야기할게.
한 청년이 있었어.
청년이 사는 나라는 땅이 없어. 현재 바자우족처럼 말이야. 바자우족은 동남아 쪽의 바다를 떠돌며 배 위에서 살아가잖아?
명상에선 청년이 긴 작대기로 노를 저어 가는 모습이 보였는데 잠수해서 잡은 물고기를 팔러 가는 것 같았어.
그런데 청년의 마음이 몹시 불안해.
바자우족은 생계를 위해 인근 필리핀이나 인도네시아, 말레시이아 같은 나라의 항구에 내려서 고기를 팔거든. 아마 그 청년도 그런 상황인 것 같아.
잡은 고기를 팔려면 배에서 내려야 하는데 그건 엄밀히 말해 영토침범이다 이 말이야. 좋은 고기를 싸게 파는 청년에겐 당연히 시기하는 사람이 있겠지. 국토 소속 상인들이지.
그들이 신고를 하면 청년은 영토침입죄로 잡혀가 벌금을 물어야 해.
숨을 참아가며 잠수해서 잡은 물고기값을 벌금으로 고스란히 날릴지도 모르니 당연히 불안하겠지.
쨍쨍 내리쬐는 햇볕 아래 노를 젓는 청년의 그 마음.
두려움...
쓸쓸함...
깊은 결핍감...
자학에 가까운 분노심...
그런 감정은 곧 국토가 있는 민족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에 대한 동경과 부러움으로 바뀌었어.
명상하는 내 눈에 눈물이 고였다가 주르르 흐르는데 장면이 바뀌네.
이번에는 바다를 마당처럼 사용하는 어촌마을이 보여.
이어서 바다가 인접한 집이 보였고 그 집은 좀 부유했어.
그런데도 어느 한구석에서 굉장히 어둡고 침울한 기운이 흘러나와. 역시 일종의 분노기운인데 바다청년이 느끼는 것과는 좀 다른 느낌의 분노야.
명상 속 카메라가 그 기운의 진앙지점을 찾아 들어가네.
집안 깊숙한 골방이 보여. 골방은 입구가 보호창으로 되어 있어. 근데 그게 철창 같은 느낌이야.
깊은 안쪽에 한 소녀가 보여.
소녀는 몸이 묶여 있네. 친친 고정되어 묶인 게 아니고 어느 정도 움직일 순 있어. 묶여서 지내는 강아지와
비슷해.
소녀는 허리에 묶인 밧줄이 탱탱할 정도로 기어 나와 엎드린 채 멀리 바다를 보고 있어.
초점 없는 눈이야.
소녀의 눈 속에 먼 곳 장대노를 젓는 소년이 눈부처로 들어가 있어.
가고 싶어.
저곳으로 가고 싶어.
나도 바다로 가고 싶단 말이야.
훨훨, 날고 싶으니까.
명상에서 깨어난 후에도 한참 동안 소녀의 감정이 이입된 채 사라지지 않아서 혼났어. 배우가 작품이 끝났는데도 깊이 몰입한 역할에서 벗어나지 못해 힘들어하는 경우와 비슷했지.
마음 엠파스의 애환이랄까. 이런 경험들은 자꾸만 큰 물음표를 만들었어.
나는 왜 태어났을까?
내게 이런 일들이 일어난다는 건 내 자신의 현실적 부나 명예를 추구하는 삶은 아닌 것 같았어. 나보다는 타인을 위해 살아야 하는 달란트를 타고난 거겠지.
나는 그렇게 살기 싫었어.
학문연구 깊이 해서 학자가 되거나, 교사, 교수가 되거나, 또는 좋은 직장 얻어서 안정된 삶을 살고 싶었어. 알콩달콩 화목한 가정도 꾸리고 싶었지.
기치유를 그만두었어.
상담도 당분간 멈추기로 했어.
오로지 나를 파 보기로 한 거야.
하늘이 내게 준 진짜 달란트는 무엇일까.
꼭 이런 길을 가야 하는 걸까?
아님 또 다른 길이 있기는 할까.
그리고 시작한 공부가 지금까지 경험한 모든 것을 아우르는 나만의 사주체계를 갖추는 거였어.
물론 30년 공부한 내용을 기반으로 해서 말이야.
그렇게 체계화를 시작한 사주학이 진담사주야.
眞談四柱
사주학을 점학화하거나 술학으로 변질시켜 삿되게 행해지는 것에 대한 반기이자 쿠데타라고 해 준다면,
길길이 날뛰는 생각들을 잡아 한 꼬투리에 넣는 무자비한 작업에 대한 보상이 될 성도 싶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