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해 겨울
이미 해는 저물었는데
스산함이 깊어지는 을지로 공구 상가
모퉁이 골목길 손수레에 폐지 한가득
지키고 선 노인네 춥지도 않은지
움츠린 행인 눈빛 감춰 다가서자
손 내미는 노인네 시리지도 않은지
동전 몇 개 얹어주니 박스 한가득
암거래 따로 없다
거센 눈보라 지하철역 안내하자
형광 아래 박스더미 집 짓는다
갈 곳 찾는 강아지
달빛 아래 오드드 오드드
주로 당구의 음양을 담습니다. '인생육공당구육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