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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lato Won Nov 22. 2020

2-5.진리는 치열한 토론의 강을 건너야

진리는 치열한 토론의 강을 건너야

Plato Won作


비록 자기 생각이 옳다 하더라도 충분히, 자주, 기탄없이 토론을 벌이지 않을 경우 그것은 살아 있는 진리가 아니라 죽은 독단이 되고 만다. 자신이 진리라고 생각하는 것의 근거를 제대로 알지 못해서 소소한 비판에도 전혀 방어를 못하는데도, 그것이 아무 의심 없이 진리라고 받아들이는 사람이 있다. 이런 사람들은 권위 있는 사람들이 어떤

생각을 한번 심어 주고 나면 그에 대해 왈가왈부하는

것은 아무런 득이 되지 않고 해가 될 뿐이라고 여기게

된다.


그런데 그들이 고집하는 생각은 의외로 한순간에

꺾이게 된다. 확신에 바탕을 두지 않은 믿음은 토론이 시작되면 사소한 비판 앞에서도 쉽사리 무너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신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문제에

대해 자기 의견을  갖는 것은 인류의 지성과 판단력

개발에 도움이 된다.


그렇다면 지성을 단련시키는 가장 중요한 방법은

무엇일까? 이것에 대해 밀은 자기가 옳다고 생각하는

것의 근거를 학습하는 것이라고 했다. 사람들 각자

무엇을 믿든지 간에 적어도 상식적 수준에서 제기되는 비판에 대해서는 제대로 반박할 수 있어야 하고, 그들이

믿는 바의 근거를 가르쳐 주어야 한다.


수학의 진리는 특이한 성질을 지닌 까닭에 모든 주장이 한쪽으로 쏠린다. 그래서 반대가 없고, 또 반대에

대답할 필요도 없다.


그러나 불가피하게 생각의 차이가 생기는 분야에서는

서로 반대되는 두 의견을 종합적으로 판단한 다음

진리를 찾아야 한다. 심지어 자연 과학에서도 동일한

사실에 대해 다른 설명이 제기될 수 있다는 것은

지동설 대신 천동설을 주장한 사람이 있었던 사례를

봐도 알 수 있다.


이런 경우 왜 다른 주장이 진리가 될 수 없는지 증명해 보아야 하고, 이것이 증명되고 그 증명을 이해할 수 있을 때까지는 우리가 옳다고 믿는 것의 근거를 알 수 없다.


더구나 도덕이나 종교, 정치, 사회관계나 삶에 대한

문제 등 무한히 복잡한 주제를 다룰 때는 상황이 또 달라진다.


이 경우는 문제가 되는 주장을 지지하는 논리적 근거의 3/4를 자신과 입장이 다른 의견을 비판하는 데 집중

해야 한다고 밀은 말한다.


고대 로마의 위대한 사상가 키케로는 자기 문제에 대해

아는 것만큼이나 자신과 입장이 다른 사람들의 주장을 이해하는 데에도 힘을 기울였다. 어떤 경우에는 자기가 전공한 분야에 대해서만 알고 상대편의 것은 잘 모르는 경우가 있는데, 만약 상대방 주장의 근거가 무엇인지

아는 것이 별로 없다면, 그는 어느 쪽 의견도 선호할

근거를 가지고 있지 않은 것이다. 이때 그가 취할 합리적 입장은 판단을 유보하는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권위에 이끌리거나 기분 내키는 대로 선택하게 된다.


그런데 상대방의 주장을 진심으로 알고자 할 때도

상대방의 주장을 들을 때 자신과 같은 입장을 가진

사람들의 해석에만 의존해서 듣는 것은 효과가 없다.


그것은 진정한 토론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반대 논의를 실제로 믿고, 이를 성실하게 옹호하며, 그를 위해 온

힘을 기울여 주장을 펴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 봐야

한다. 다른 사람의 생각에 대해 충분히 연구하고

심각하게 검토하지 않으면 자신이 하는 말에 대해서도 실제로는 잘 모를 수도 있는 것이다.


그래서 서로 모순 관계에 있는 것처럼 보이는 어떤

측면이 알고 보면 같은 내용을 담고 있을 수도 있다.

따라서 팽팽하게 대립되는 두 주장 가운데서 왜

이것은 되고 저것은 안 되는지 판단하기가 어려워지는 경우도 생긴다고 밀은 말한다.


그렇다면 진리를 제대로 아는 방법은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대립되는 두 주장에 똑같이 귀를 기울이고 각각의 논거를 편견 없이 정확하게 이해하려는 토론이 필요하다. 진리는 치열한 토론의 강을 건넜을 때 그

모습을 나타낸다. 토론을 통해 검증되지 않은 진리는

진리가 아니라 편견일 수 있다.


Plato 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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