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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lato Won Nov 25. 2020

3-1. 진리와 오류 사이에 논쟁이 필요한 이유

Plato Won作
신이 인간에게 두 눈을 선사한 이유는 균형감각을 가지고 세상을 바라보라는 뜻이거늘 인간은 두 눈이 있는데도 한 쪽 눈으로만 세상을 보려고 발악을 하는구나

진리와 오류 사이에서 논쟁이 필요한 이유

서로 대립하는 의견들은 결합하고 화해시켜야 한다.

다양한 의견들을 바탕으로 진리와 오류 사이에 논쟁을 벌이는 것은 진리를 좀 더 분명히 이해하게 하고 깊이

깨닫게 한다.


지금까지 두 가지 가능성을 검토해 왔는데,

하나는 기존 통설이 거짓인 경우이고 다른 하나는 기존 통설이 진리인 경우이다.

통설이란 세간에 널리 알려지거나 두루 인정되어 있는 견해로 전통 신앙, 다수 의견 등을 모두 비슷한 의미로 사용하기로 하자. 서로 대립하는 두 주장도 어느 하나만 진리이고 하나는 틀린 것으로 확실히 구분되기보다는,

각각 어느 정도씩 진리를 담고 있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밀은 이럴 때 통설이 채우지 못하는 진리의 빈 곳을

채울 수 있도록 그 통설에 도전하는 이설의 존재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보았다. 여기서 이설이란 소수 의견, 이단, 다른 의견, 새로운 이견 등이 같은 의미로

해석된다.


다수가 받아들이는 의견이 비록 올바른 기초 위에 서 있을지라도 이처럼 부분적인 진리밖에 가지고 있지

않다면, 그런 통설이 빠뜨리고 있는 진리의 어떤 부분을 채우는 다른 모든 생각은 비록 그것이 많은 오류와

오용을 초래하더라도 마땅히 소중하게 다루어져야

한다.


루소의 사상을 통해 좀 더 이 문제를 살펴보자.

루소는 프랑스 사상가로 18세기 자유 인권 사상에 큰

영향을 준 인물로 “자연으로 돌아가라.”라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18세기 사람들은 대부분 문명이라는 것

그리고 근대 과학, 문학 및 철학의 위용에 흠뻑 젖어

있었다.


그들은 현대인과 고대인은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전제 아래, ‘현대가 고대보다 결정적으로 낫다.’라는

결론을 내렸다.


그러나 루소의 생각은 달랐다.

문명이 인간을 타락시키기 때문에 자연 상태의 인간이

더 우월하고 행복하다고 주장했다. 루소의 이 역설

이야말로 당시 통설이 빠뜨리고 있는 진리의 어떤

부분을 채우는 다른 생각이었다.


루소의 주장은 일방적인 의견을 가진 대중에게 자기

성찰의 기회를 주고, 그들의 생각이 좀 더 나은 형태로

다시 구성되도록 새로운 힘을 주었다. 루소의 이 이론

에는 당시 다수 의견이 빠뜨리고 있는 상당한 양의

진리가 들어 있다. 따라서 루소의 지적을 놓친다면

우리는 많은 것을 잃게 된다.


루소 이래 의식이 깨어 있는 사람들은 단순하고 소박한

삶이 어떤 귀한 가치를 지니는지, 그리고 인위적인 삶이 강요하는 속박과 위선이 얼마나 심각하게 우리의 도덕

을 해치고 활력을 빼앗는지 경각심을 높이려 애쓰고

있다.


여기서 역설이란 진리와 모순되는 것 같으나, 사실은

그 속에 일종의 리가 있는 말이다. 정치에서도 질서

또는 안정을 추구하는 정당과 진보 또는 개혁을 주장

하는 정당이 공존하는 것이 건전한 정치적 삶을 위해 중요하다.


밀은 이런 두 가지 상반된 인식의 틀이 있어야 하는

이유는 각자에게 서로 한계가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상대편이 존재해야 양쪽 모두 건강한 정신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 밀의 생각이었다.


민주주의와 귀족 정치, 재산과 평등, 협력과 경쟁,

사치와 절제, 사회성과 개별성, 자유와 규율 그리고 일상적인 삶에서 부딪치는 모든 상반된 주장들이 그

어떤 의견이든 자유롭게 표출될 수 있고 똑같은 비중

으로 가치를 인정받지 못한다면, 각 주장에 담긴 내용

들이 빛을 발할 기회를 얻지 못하게 된다.


그러므로 밀은 진리를 찾기 위해서는 서로 대립하는

것들을 화해시키고 결합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적대적인 깃발 아래 모인 양쪽이 서로 치고받는 과정

을 거쳐야 진리에 이를 수 있다.


논쟁을 거쳐 온 진리는 그래서 늘 아름답다.


작금의 대한민국 정치는 논쟁 자체를 거부하고

그 논쟁들을 화합하고 결합시키기는커녕 물어뜯고

후안무치는 권력의 망치로 내려치는 형상이니 실로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


밀은 아우렐리우스보다 현명하다고 자부하지

못한다면 감히 진리라고 말하지 마라고 충고했거늘,

우리 정치인들이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보다

현명하다고 자부하는가? 턱도 없는 씻나락  까먹는

소리다.


대한민국 정치인들이 존 스튜어트 밀의 자유론을 한 번이라고 정독할 것을 강권한다.


Plato 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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