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임없이 사유하고 치열하게 질문해야 하는 두 주제

by Plato Won
Plato Won 作

"인간은 산 정상에 올라

아름다운 광경에 넋을 잃고


풍랑이는 바다를 바라보면서

굽이치면서 흘러가는 강물을 바라보면서

세상을 휘몰아치는 큰 대양을 바라보면서

밤하늘을 가로지르는 별들의 운행을

바라보면서 넋을 잃지만


정작 인간 내면에 대해서는

진지하게 성찰하지 않는다."


르네상스 시대를 연 최초의

휴머니스트이자 인문주의자

프란체스코 페트라르카는

1336년 이탈리아 돌로미티 산맥 산 정상에 올라 아우구스티누스의 고백록을 읽고

정신적 충격을 받는다.


페트라르카는 어릴 적부터

그리스 로마시대의 인문고전을 탐독하여

문학가가 되고 싶었으나 공증인이었던 아버지의

뜻에 따라 법률을 전공한다.


그의 문학가로서의 삶은 세 명의

사람과의 만남에서 큰 영향을 받는다.


첫 번째로는 로마 철학자 키케로다.

그가 남긴 글들을 읽고 문학의 세계로

빠져들어 평생 업으로 삼는 계기가 되었다.


두 번째는 청년시절 만나 깊은 사랑에

빠졌던 연인 라우라와의 만남이다.

사랑했던 연인을 일찍 떠나보낸

아쉬움과 강렬한 인상이 끊임없이

그의 사랑시에 등장하며

창작시의 원동력이 되었다.


그러나 그의 삶을 궁극적으로 의미 있게

한 마지막 만남은 아우구스티누스의

고백록과의 만남으로 말년의 페트라르카

문학은그 책을 통해 새로운 꽃을 피우게 된다.


르네상스 문학을 이끈 3명의 인문주의자

단테, 보카치오, 페트라르카의 작품에는

모두 인연을 맺지 못한

사랑했던 여인들이 등장한다.


단테의 신곡에는 베아뜨리체가

보카치오의 데카메론에는 피암메타가

페트라르카의 칸초니에레에는

라우라가 등장한다.


"정확하게는 1327년 4월 여섯째 날 이른 시각/

나는 그 미로에 들어갔으나/

아직 출구를 찾지 못했네/

그 아름다운 두 눈에 /

나는 상처 입었으니/

약은 오로지 그녀뿐이라네/"


페트라르카의

사랑시의 일부분이다.


페트라르카의 연모의 대상은

유부녀였고 페스트병으로 일찍 떠났다.

단테의 신곡에 등장하는 베아뜨리체도

유부녀였고 일찍 떠났다.


페트라르카의 캬초리에레는

음률을 가진 최초의 서정시로

셰익스피어, 밀턴, 릴케, 보들레르도

그를 즐겨 인용했다고 한다.


펜을 쥔 채로 죽음을 맞이할 정도로

문학과 시를 사랑한 페트라르카의

시상과 문학적 깊이의 원천은

이루지 못한 한 여인에 대한 애달픈 사랑과

독서를 통한 깊은 성찰의 결과였다.


그러고 보면 사랑과 독서는

깊은 성찰의 대상이자

끊임없는 사유와 질문거리들을 던진다.


"어느 날 문뜩 미로에 들어갔으나

아직 출구를 찾지 못했네

그 아름다운 두 눈에

나는 상처 입었나니

약은 오로지 그녀뿐이라네"


캬아~~~ 내면의 심정을

이리도 담백하고 은유적으로

표현할 수 있다니,

상처 입은 치료약은 오로지 그녀의

아름다운 두 눈인데 그녀는 페스트병으로

저 세상으로 일찍 갔으니

그 애절함이 오죽하겠는가.


설사 이 세상에 있다 해도

그녀는 이미 유부녀인데 이를 어쩔꼬^^

이런 애절함이 페트라르카의 시에

그대로 녹아있는 듯하다.


울림이 있는 문학은 절대 이루어질 수

없는 주제를 붙잡고 늘어진다.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도 그렇고

내면을 성찰해서 올바른 인간이

되는 문제도 그렇고


그래서 끊임없이 사유하고

치열하게 질문해야 하나 보다.^^


Plato 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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