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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이 오늘 아침 한 一字를 휙 갈겨쓰고 사라졌다

by Plato Won


자연은 말이 없는 문필가.

여명의 빛으로 한 一字를 휙 갈겨쓰고 하늘에

띄우니.


자연은 말이 없는 행위 예술가.

여명을 도구 삼아 하나의 동작으로 휙~~~

옆으로 갈겨 획을 긋네


자연은 말이 없는 칸트.

여명의 빛으로 한一字를 휙 갈겨

나의 인식체계 속을 흔드니.


저 뜻이 무엇일꼬.


군더더기 달지 말고 한 가지 가치에

충실히 살아도 인생 바쁘다는 것 아니겠는가.


쫌생이 짓 하지 말고,

얄팍한 잣머리 굴리지 말고,

품은 한 가지 가치에 충실해서

살아가라는 뜻 아니겠는가.


자연은 말이 없는 문필가,

자연은 말이 없는 행위 예술가

자연은 말 없는 칸트


한 一字를 휙 갈겨쓰고

내 가슴에 던지고 사라지네.


자연이 내게 말을 걸어오네.


Plato 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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