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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머물러있지 않고 흘러흘러 역사를 바꾸기도 한다

by Plato Won
AP사진기자 에번 부치 作
부치 사진에 대한 또 다른 사유

"바로 그때 바로 그곳뿐이다.

기회는 두 번 다시 오지 않는다."


트럼프 피격의 결정적 장면을 포착한

AP사진기자 에번 부치의 말이다.


무수히 많은 실패가 있었기 때문에

거꾸로 한 번 온 기회를 놓치지 않고 역사적 특종사진을 포착했다는 에번 부치,


총소리를 듣는 순간 이것이 미국 역사에 기록돼야

할 중요한 사건임을 직감하고 바로 단상 앞으로

전진했다는 그는 "우리가 용감한 사람이 아니라

직업본성으로 뛰어나가 샷을 눌렀다"라고 말한다.


"정지된 이미지 하나가

가진 힘은 결코 변하지 않는다."


동영상이 넘쳐나는 시대,

정지된 사진 한 장은 그 순간을 그대로 멈추게 하고 그것을 우리가 응시하게 한다.


"사람들이 내 눈을 통해

세상을 보고 무언가를 느끼기를 원한다."


부치의 말처럼

정지된 플레임 속에는 엄청난 사유와 질문이 담겨 있다.


부치가 찍은 이번 사진으로,

트럼프는 총격에도 쓰러지지 않는 강한 지도자 이미지를 쌓아, 트럼프의 대선 구호인

마가(MAGA,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를 각인시켜

대선에서 절대 유리한 지형을 만들었다고

신문들은 평하고 있다.


그러나 나는 정 반대의 결과를 예상한다.


트럼프 위로 포착된 푸른 하늘

위에 또 다른 먹구름 하늘이 그를

짓누를 것으로.


이번 사진은 오히려 트럼프를 반대하는

유권자에게는 최고조의 응집력을 제공해서

그를 먹구름 속으로 사라지게 하는 트리거로

작용할 것으로 본다.


정지된 사진 한 장이

역사를 어떻게 바꿀지 자못 궁금해진다.


한 장의 정지된 사진은

만 가지 사유와 질문을 품고

우리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사진은 이미지가 아니라

사유를 자극하는 스토텔링이다.


부치의 트럼프 사진에

구름 가득한 하늘을 순차적으로 덧입혀 앵글에 담는다.


이것은 트럼프 사진에 대한

또 다른 스토리텔링이다.


정지된 한 장의 사진은

그 자리에 그대로 머물러 있지

않고 도도히 흘러흘러 역사를 바꾸는 힘을 가지기도 한다.



Plato Won


이 한 장의 사진이 시간이 갈수록 푸른 하늘이 먹구름으로 뒤덮이는 트리거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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