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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백한 푸른 점에 사는 창백한 지식인의 오류

by Plato Won
Photo by Plato Won


우리가 사는 지구를

'푸른 행성'이라 부른다.


우주에서 지구를 바라봤을 때 태양의 빛을 반사하는 푸른빛과 어우러져 지구의 바다와 흙,

구름이 조화를 이루며 푸른색을 내는 것이다.


미국 천체물리학자 칼 세이건은 푸른 행성인 지구를 '창백한 푸른 점'이라고 명명하며,


우주와 지구의 아름다움을

전하는 책을 섰다.

그 책이 '창백한 푸른 점'이다.


보이저 2호가 찍어 보낸 사진에서 지구는 우주라는 망망대해에 뿌려져 있는 먼지 한 톨만큼도

안 되는 작고 푸른 점에 지나지 않는다.


"그 작은 점을 대하면 누구라도 인간이 이 우주에서 특권적 지위를 누리는 유일한 존재라는 환상이 헛된 것임을 깨닫게 된다.


나는 이 작은 점을 보면서

'창백한 작은 점'을 더욱 소중히 보존하고 가꾸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들과 보다 긴밀하게 협력해야

한다는 각오를 다진다."


라고 칼 세이건은 기술하고 있다.


그러나 인류는 서로 긴밀하게 협력해야 한다는 그 명제를

전쟁과 침략, 약육강식의 논리로 그동안 역사를 풀어왔다.


"먼지 같은 저 작은 점 위에서

무수한 황제와 장군들이 저 작은 점의 극히 일부를 차지하며 아주 잠깐 차지하는 영광을 누리려고

죽인 사람들의 피를 생각해 보라.


저 작은 픽셀의 한구석

사람들이 같은 픽셀의 다른

한쪽의 분간하기 어려울 정도의 차이를 보이는 사람들에게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의 만행을 저지른 것을 생각해 보라."


우주에서 바라본 지구는

먼지 톨만큼 보다도 작은 존재인데,


그 속에서도 또 분간하기 어려울 정도의 사람들끼리 상상하기 어려운 만행을 저지르고 있다는 사실, 그것이 인류의 역사다.


우주에서 바라본 지구는 아름답고 신비로운 푸른 행성인,

왜 칼 세이건은 아름다운 지구를 '창백한 푸른 점'이라고

은유했을까?


푸른색은 지식을 가득 담은 '이성적 지식인'을 상징한다.


지식인의 영혼이 이성(Reason)

의 극단으로 치달아, 그 지식이 피도, 눈물도, 감정도 없이 창백해지면 상상하기도 어려운 극한의 일들이 일어난다.


우주 속 한낱 먼지 같은

지구에서 찰나보다 더 짧디 짧은 인생을 살다가는 인간의 영혼이 지식과 이성으로만 중무장한 채 창백해지면 인류의 미래는 창백하게 시들어가는 신세가

될 것임을 칼 세이건은 경고하고

있는 것이다.


창백한 푸른 점에 사는

창백한 지식인들이 편한 특권을 누리며 인류의 미래를 창백하게 만드는데 반기를 들고자 한다.


지식과 이성에도

박애와 배려심이라는 감성의 심장을 달아줘야 한다.


창백한 지구, 창백한 세상을

푸른 하늘처럼 맑고 청푸르고 드높은 이상으로 만들어나가야 하는 숙제가 우리 인류에게

주어져 있다.


Plato 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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