옳바른 삶에서 영혼의 안식을 얻는 유토피아인
3-3 토머스 모어 유토피아
by Plato Won Aug 27. 2025
유토피아인들의 사후세계관
(1) 우리의 장례식
하얀 국화꽃 사이로 피어오르는 향 연기,
굳게 다문 입술 사이로 새어나오는 한숨과 흐느낌,아예 목 놓아 울기도 하는 사람들,
덩그러니 놓여 있는 영정 사진 한 장.
우리에게 익숙한 장례식 풍경입니다.
고인을 떠나보내는 의식은
최대한 조용하고 엄숙하게 치러집니다.
의복을 격식 있게 갖추어 입고,
정해기진 절차에 따라 슬픔과 애도의 마음을 표현하지요.
(2) 유토피아의 장례식
하지만 유토피아의 장례식은 다릅니다.
죽음을 바라보는 시각이 우리와 다르기 때문입니다.
유토피아인들에게 죽음은 또 다른 탄생입니다. 그래서 그들은 죽음을 두려워하기는커녕, 오히려 기쁘게 받아들이지요.
유토피아인들은 고인이 생전에 선하게 살았다면 반드시 신의 부름을 받는다고 믿습니다.
그런 까닭에 장례식에서 기쁜 노래를 부르며 고인의 영혼을 신에게 맡기는 것입니다.
그리고 고인을 화장한 자리에 비석을 세워,
그의 행적을 삶의 귀감으로 삼습니다.
(3) 올바른 삶
여기서 중요한 것은
행복하게 죽음을 맞이한 고인의 태도를
즐거운 마음으로 언급한다는 점입니다.
고인의 바람직한 면을 회고하는 것이
그에 대한 최고의 예우이기 때문이지요.
또한 그들은 조상들의 영혼이
후손의 일거수일투족을 지켜본다고 믿습니다.
그래서 남이 보지 않더라도 수치스러운 행동을 하는 법이 없지요.
유토피아인들은
봉사에 힘쓰는 이웃들,
도덕과 평화를 수호하는 성직자들에게서
늘 선한 영향을 받습니다.
게다가 올바르게 살기 위해 스스로도 부단히 노력하지요.
그들이 추구하는 참된 행복은 정신적 쾌락이며, 그중에서도 최상의 것은
바로 ‘올바른 삶에서 얻는 영혼의 안식’입니다.
자 그럼 이제부터,
추상화를 통해 더 구체적으로 살펴볼까요?
(4) 추상화 이해하기
<그림 3-1 조각 그림>
눈을 감고 있는 사람,
그의 주위에 놓인 꽃송이들.
모자에는 긴 끈이, 그리고 그 끄트머리에는 꼬불꼬불한 장식이 달려 있습니다.
그림 속 주인공은 고인이고,
꽃은 조문객들이 바친 것이며,
모자 끈 끄트머리의 장식은
육체와 분리된 영혼을 상징합니다.
<그림 3-2 조각 그림>
고인이 누워 있는 자리에 관이 놓입니다.
관은 흔히 공포의 상징으로 여겨지는데,
이 관은 빛깔이 화사합니다.
게다가 알록달록한 고깔모자,
관 둘레를 수놓은 꽃송이 덕분에
생일파티에라도 온 것 같습니다.
이 독특한 풍경은
유토피아의 장례식을 상징합니다.
즐겁게 죽음을 맞이한 사람의 경우,
생일파티처럼 떠들썩한 장례식이 기다리고 있지요.
<그림 3-3 조각 그림>
모자 끈 끄트머리의 장식이
선홍빛으로 물들었습니다.
자세히 들여다보니, 태아의 모습과 닮았군요.
이는 죽음을 또 다른 탄생이라 여겼던
유토피아인들의 내세관을 나타냅니다.
그들은 생전에 올바르게 살았다면
누구나 사후 세계에서 영원한 행복을 누린다고 확신했습니다.
그런 까닭에 모두가 도덕과 양심에 따라
욕망을 절제하면서 건전하게 살아갑니다.
그래서일까요?
고인이 의연한 태도로 죽음을 맞이한 사실을 다함께 유쾌한 마음으로 회상하는 시간을 갖는 것.이것이 바로 유토피아 장례식의 하이라이트입니다.
이 과정에서 사람들은 덕을 실천하며 살아야겠다는 마음을 갖게 되지요.
이처럼 유토피아인들은
덕을 쌓고 서로 도와 가며 바르게 살면
내세에서 행복을 누린다고 믿었습니다.
반면, 다른 나라에는 유토피아인들과 달리
사후 세계를 부정하면서 현실의 쾌락만 좇는 사람들도 많았지요.
이 두 부류 중에서,
더 윤택한 삶을 살게 되는 쪽은 과연 어디일까요?
거기에 바로 우리가 찾는 행복이 존재하지 않을까요?
장자는 부인의 장례식에서 춤을 추었다고 합니다.동양의 장자 사상이나 서양의 유토피아에서는 죽음을 새로운 탄생으로 사유한 것입니다.
서양의 사후 세계관은 플라톤의 영혼회귀설로부터 출발합니다.
이승에서 지혜로운 삶을 살았다면
천국으로 가 이승의 10배인 천 년동안
행복한 삶을 누리다가 다시 망각의 강인
레테의 강을 건너 이승으로 회귀한다는
것이 플라톤의 영원회귀설이지요.
죽음은 끝이 아니라 또다른 시작이라는 생각에 이르면 지금 이 시간을 함부로 살 수가 없겠지요.
영혼회귀설를 믿는다면 이곳에서나 저곳에서나 지혜롭게 살아야 하는 이유는 분명합니다.
Plato W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