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모든 생명체는 공히 평등하다

3-3,다윈 종의 기원,다윈이 역사에 이름을 남기기까지

by Plato Won


(1) 한 젊은 생물학자가 보내온 편지


다윈은 『종의 기원』의 토대가 되는 내용을 모두 집필하고도 학계의 논란이 두려워 발표를 망설였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영국의 젊은 생물학자이자 탐험가인 앨프리드 월리스로부터

편지를 받고는 깜짝 놀라게 됩니다.


그 편지에는 그동안 다윈이 평생을 바쳐 한 연구와 흡사한 주장이 담겨 있었기 때문입니다.


월리스는 자신이 연구한 결과를 체계적으로 정리한 논문도 함께 첨부했는데, 그 또한 다윈이 20년간 정리해서 발표만 앞둔 원고와 거의 같은 내용이었습니다.


맬서스의 『인구론』을 읽고 영감을 받은 부분마저 놀라울 정도로 일치했지요.


다윈은 더 이상 출판을 미룰 수 없다고 판단했지만, 월리스를 제쳐두고 홀로 자신의 이론만 공개할 수는 없었습니다.


다윈은 월리스와 다투지 않는 길을 선택합니다. 자신의 원고 일부와 월리스의 원고를 함께 세상에 내놓기로 결정한 것이지요. 다윈의 겸손한 태도에 월리스도 그의 업적을 추켜세웠습니다.


1858년 다윈과 월리스는 공동으로 '자연 선택설'에 대한 생각을 발표했고,

그들의 논문은 같은 학회지에 나란히 실렸습니다.


이렇게 해서 누가 먼저 자연 선택설을 주장했는가를 둘러싼 논쟁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자연 선택설을 다윈의 이론이라고 기억합니다. 왜 동시에 발표를 했음에도 다윈은 역사적 인물로 남았고 월리스는 역사 속에 묻혀 버리고 말았을까요?


여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먼저, 다윈은 이듬해인 1859년에 자신의 이론을 집대성한 저서 『종의 기원』을 출판해 널리 이름을 알렸습니다.


또한 다윈의 진화론은 월리스보다 훨씬 더 방대하고 충실한 자료와 증거로 그 내용을 뒷받침한 반면, 월리스가 쓴 책들은 이에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지요.


무엇보다 두 사람은 '인간'을 보는 관점이 서로 달랐습니다.


다윈은 인간의 도덕적, 정신적 특성도 진화의 결과로 이해했지만 월리스는 인간의 영혼은 초자연적인 요소에 의해 형성된다고 믿었습니다.


결국 과학계에서는 다윈의 진화론이 주류로 받아들여졌고, 월리스는 다윈의 그림자에 가려져 명성을 크게 얻지 못했습니다.


(2) 『종의 기원』 들여다보기


『종의 기원』의 원제는 ‘자연 선택을 통한 종의 기원, 즉 생존 경쟁에서 유리한 종족 보존에 관하여’입니다.


1872년 출간된 6판에서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종의 기원(The Origin of Species)’으로 제목이 바뀌게 되지요.


다윈은 출간 후에도 여러 차례 원고를 수정하며 내용을 계속 보완해 나갑니다.


그래서 오늘날 우리가 읽는 『종의 기원』은 6판을 기준으로 번역된 책이 많습니다.


하지만 초판의 역사적 가치와 그것이 진화론에 미친 영향이 재조명되면서

초판에 대한 번역과 해석이 다시 이루어지는 추세입니다.


『종의 기원』 초판은 총 14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6판은 초판 이후 제기되었던 문제들을 담은 별도의 한 장이 추가되어 총 15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다윈은 1장에서 당시 유행하던 비둘기의 육종 사례를 언급합니다.


당시 영국에서는 육종을 통해 특이한 모습의 비둘기 품종을 만들어 내는 것이 엄청난 인기를 끌고 있었습니다.


지금이라면 다소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겠지만, 당시 사람들에게는 이 책이 최신 유행을 활용해 자신의 이론을 펼친

무척이나 파격적인 과학서로 받아들여졌습니다.


이후의 각 장에서는 자연 선택의 증거를 다양한 예시와 함께 제시하며, 명확하고 논리적으로 내용을 전개해 나갑니다.


다윈은 이 책에서 새로운 진화의 메커니즘을 통해 기존의 과학을 뛰어넘어 수많은 생물의 기원을 명쾌하게 설명해 냈습니다.


(3) 진화론의 진화


다윈은 『종의 기원』을 발표하며 ‘진화’ 대신에 ‘변화를 동반한 계승(descent with modification)’이라는 표현을 사용합니다.


‘진화’라는 단어가 처음 등장한 6판에서도 이 표현은 맨 마지막 단락에 오직 한 번만 나올 뿐입니다.


다윈은 수많은 변이 가운데 살아남는 변이는 더 우수하기 때문이 아니라

주어진 환경에 더 적합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진화에는 방향성이 없다고 생각했기에, 그 과정이 더 나은 방향으로의 발전을 가리키게 될 것을 우려했습니다.

진화라는 단어가 대중화된 것은 허버트 스펜서를 비롯한 다윈 이후의 생물학자들에 의해서이지요.


현대인들은 다윈의 진화 이론을 '다윈 혁명'이라고 부릅니다.


다윈의 의도와는 별개로 그의 주장이 진화의 개념을 혁명적으로 바꾸었고, ‘생명체는 창조된 것이 아니라 오랜 기간을 걸쳐 진화된 결과’라는 생각의 진화를 불러왔기 때문입니다.


이는 다윈의 사상이 과학사의 진화를 뛰어넘어 인간의 인식 체계를 송두리째 바꿔 놓은 혁명이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4) 추상화 이해하기



자, 이제 그림을 보면서 다윈이 밝혀낸 생명체의 비밀에 한발 더 가까이 다가가 볼까요?


자연의 뿌리로부터 수많은 생명체가 퍼져 나가는 형상입니다.


가로로 길게 뻗은 뿌리들은 장구한 생명의 역사를 상징하고, 하늘 위로 뻗은 뿌리들은 생명체의 다양성을 나타냅니다.


마치 물음표의 형상처럼 보이기도 하네요.

『종의 기원』은 생명체를 향한 다윈의 위대한 질문으로부터 시작되었음을

의미합니다.


동서를 가로지르는 나선형의 띠는 생명체의 유전자 DNA 구조입니다.


오랜 시간이 축적되면서 생명체는 자손에게 약간씩 변이된 형질들을 물려주고, 그중 생존에 유리한 형질만이 뿌리를 뻗고 살아남는 모습입니다.


생물체의 성공적인 변이가 다양한 종의 기원이 되는 셈이지요.


흔히들 네 발로 걷는 원숭이의 모습에서

두 발로 걷는 사람의 모습으로 변하는 과정을 형상화하며 진화를 설명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를 뒤집어 표현한 것은 진보를 진화로 잘못 받아들이는 오해를 지적하기 위해서입니다.


대다수는 더 성숙하고 완전한 상태로 발전해 나가는 것을 진화로 착각하곤 합니다.


다윈은 분명 ‘진화에는 방향성이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인간과 원숭이가 하나의 뿌리에서 갈라져 나왔을지는 몰라도 서로 다른 진화의 과정을 거쳐 지금의 모습을 갖춘 것이지,

결코 원숭이가 사람이 되거나 사람이 원숭이가 될 수는 없습니다.


이처럼 다윈은 진화에 대한 인류의 관점을 획기적으로 바꿔 놓았습니다.

그리고 자연과 생명체에 대한 새로운 인식도 가져다주었지요.


인간의 진화와 더불어 우리가 살아가는 삶의 터전은 계속해서 변화해 나갑니다.


여기서 생명의 띠는 지구의 축적된

시간을 상징합니다.지구가 중력의 법칙에 따라 돌고 돌면서 장구한 역사가 흐르는 동안 생명체의 종들은 그토록 단순한

기원으로부터 아름다운 진화를

거듭해 왔습니다.


그리고 생명의 장엄한 진화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자연과 사람이 어우러져 만들어 가는 아름다운 세상.사람도 그저 자연과 공존하는 하나의 종일 뿐입니다.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모든 생명체가 평등한 존재임을 우리는 기억해야 합니다.


Plato 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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