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이 전세계적인 코로나 펜데믹 속에서 방역과 경제 성장 두 마리 토끼를 잡으며 두드러진 도약을 하고 있다. 베트남 통계청에 따르면 베트남은 전년대비 2.91% 성장을 기록하며 아세안 국가 중 유일하고 전 세계에서도 몇 안되게 성장한 국가가 되었다. 세계은행, IMF, 아시아개발은행과 같은 국제기구는 물론 S&P, 피치와 같은 글로벌 신용평가사, 각종 해외 은행들 모두 베트남의 향후 경제 성장 가능성을 매우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해당 기관들의 의견을 종합해보면
1) 베트남이 코로나 위기를 선제적으로 잘 관리했고
2) 성공적인 방역 덕분에 코로나 펜데믹 속에서도 수출을 늘려 중국을 대신할 글로벌 생산 기지로서 역량을 보여주었으며
3) 방역 뿐만 아니라 적절하게 공공재정을 늘리며 경제 위기를 대폭 낮춘 베트남 정부의 뛰어난 위기 관리 능력이 돋보였고
4) 이로 인해 외국인 투자자들이 안심하고 투자 활동을 지속적으로 이어갈 수 있게 되었다
라는 것이다.
이 때문에 베트남은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밖에 없으며 특히 미국 민주당 바이든 정부와도 미중 갈등은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글로벌 생산 기지 중국의 대안으로서 베트남의 위상은 더욱 강화될 것이라는 전망들이다. 특히 영국의 싱크탱크인 경제경영연구센터 CEBR은 2035년에는 ‘아시아의 네 마리 용’이라 불리던 대만 (21위)과 ‘아세안 최대 경제국가’인 태국 (29위)을 물리치고 베트남이 세계 19위의 경제 국가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난세에 영웅이 나온다’라는 말 그대로 전세계적인 위기 속에서 베트남의 역량이 스포트 라이트를 받으며 스타 탄생을 예고한 것이다.
게다가 절묘한 타이밍인 2020년 8월 베트남-EU FTA가 발효되고 관세 99%가 철폐되면서 중국을 대신할 글로벌 생산 거점 베트남의 매력이 더욱 높아졌다. 베트남의 주요 수출 품목인 핸드폰, 신발, 섬유의류의 수출 금액이 대폭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데 대부분 베트남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의 생산 물량이다. 베트남 기획 투자부에 따르면 베트남-EU FTA 발효로 베트남 GDP의 4.6%, EU 지역으로의 수출 금액이 2025년까지 42.7%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또한 EU에서 탈퇴한 영국과도 2020년 12월 31일 FTA도 성공적으로 체결해 브렉시트 리스크도 해결하며 베트남 정부의 신속한 위기 대응 능력을 다시 한 번 보여주었다.
미국을 비롯한 유럽의 서구권 투자자들이 베트남 경제 전망을 밝게 보는 가장 크게 보는이유 중에는 베트남 정부에 대한 인식의 전환이 있다. 서양 뿐만 아니라 한국에서도 베트남 정부가 공산당 정권이다 보니 같은 공산당 정권인 중국처럼 폐쇄적이고 배타적일 것이라는 선입관이 있었다. 하지만 이번 코로나19 펜데믹 속에서 베트남 정부는 감염자 동선과 확진자 숫자, 대응 방안을 공개적이고 빠르고 실시간으로 전국민에게 메시지를 전달했고 성공적인 방역을 이루었다. 코로나19 확산 초창기 감염자 숫자를 조작하고 은폐했다는 의심을 받고 있는 중국 정부와는 확연히 다르다는 것을 분명히 보여준 계기가 되었고 중국을 대체할 진정한 ‘포스트 차이나’국가로서의 모습을 전세계에 각인 시켜주었다.
지난 10년 동안 베트남은 ‘황금알을 낳는 시장’으로 평가 받아 왔는데 특히 한국 기업들의 절대적인 사랑을 독차지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한국이 베트남 제 1위의 투자국’이라는 부분에 자랑스러워하는데 이 지점에 대해 냉정하게 살펴보면 향후 베트남 시장의 성장 가능성은 더욱 분명해진다.
KOTRA 호치민 무역관의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33년간 (2008년 1월 ~ 2020년 12월) 베트남에 투자한 국가들의 누적 투자금액 기준으로 상위 10위 국가 중 아시안 국가들이 9개를 차지하고 있다. 5위를 차지한 영국령 버진아일랜드는 조세회피처인데 한국을 중심으로 한 아시아기업들의 세금을 피하기 위해 우회적으로 투자한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아시아 국가가 투자한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이 통계를 해석하기에 따라서 내용이 판이하게 다를 수 있는데 부정적인 측면에서만 보면 그동안 베트남을 황금알을 낳는 시장으로 보아왔던 것은 ‘아시안 국가들만의 단편적인 생각’이었다.
하지만 이를 긍정적으로 해석해본다면 ‘그동안 아시아 국가들만의 투자만으
로도 베트남은 매력적인 투자처였지만 이제는
1) 미중 갈등의 최대 수혜국으로서 중국을 대신할 새로운 글로벌 생산 기지가 되고 있고,
2) 코로나 펜데믹을 극복하고 EU와 FTA도 체결하며 본격적인 서양 투자금이 몰려든다면
더욱 성숙된 시장으로 거듭날 수 밖에 없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미중 갈등과 코로나 펜데믹이라는 크나큰 위기가 역설적으로 베트남 시장이 더욱 매력적인 투자처가 될 수 밖에 없는 근거와 이유가 되어 버렸다.
미국과 유럽 자본이 베트남을 본격적으로 공략을 한다면 베트남 투자 1위의 한국 기업들은 어떻게 대응을 해야 할까?
<생산수출업체, 유능한 현지 직원의 소중함을 알아야 한다>
중국에서 베트남으로 생산 기지를 이전하는 글로벌 기업들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는데 베트남을 생산 기지로 삼고 있는 한국 기업들은 인재 유출에 대응해야 한다. 유럽과 미국 기업들은 한국 기업에서 훌륭한 경험과 잘 훈련 받은 관리자급 직원들을 영입하려 할 것이니 유능한 인재는 과감한 급여 급여 인상과 인센티브를 내걸고 지켜야 한다. 한국 기업들은 유능한 현지 직원의 소중함을 간과하는 경우가 많다. 베트남 현지에서 근무하는 한국인 관리자들은 훌륭한 현지 직원의 소중함을 잘 알지만 본사에서는 사람 개개인 보다는 시스템에 의해 운영되어야 한다며 아무리 훌륭한 직원일 지라도 파격적인 급여 인상을 용납하지 않는다. 베트남이 매력적인 시장이고 성실하고 잘 배우는 훌륭한 원석 같은 인재들은 많지만 잘 가공되고 가꾸어진 유능한 관리자는 드물다. 오랜 시간에 걸친 경험 속에 만들어진 현지인 인재들을 다시 육성하는 데에는 많은 시간이 걸리고 그만큼 글로벌 기업과의 경쟁에서 어려움에 처하게 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소비재 기업, 중산층 고객에 집중하라>
베트남은 중국과 더불어 한류의 발생지이고 아직까지는 소득 수준이 낮은 신흥국이다보니 한국 제품이면 무조건 팔린다고 오판하는 기업들이 많다. 분명 베트남 사람들이 한국 음식을 좋아하고 K-Pop, K-Movie와 같은 한국 콘텐츠를 좋아하는 한류는 있지만 한류의 인기가 판매를 보장해주지 않는다. 수 많은 기업과 국가 기관들이 Made In Korea를 강조하기 위해 ‘K-OOO’를 붙이고 직원들에게 한복을 입혀 홍보를 하고 있는데 현지 소비자들에게는 식상하거나 오히려 볼품 없는 제품을 한국산이라는 이유만으로 팔려고 하는 부정적인 이미지만 쌓인다. 이제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베트남 중산층을 대상으로 프리미엄 제품을 판매하고 ‘Korea’, ‘K-OOO’없이 보편적인 감성과 감각적인 디자인, 매력적인 품질로 시장을 공략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