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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에 주간경향에 <반도체에 진심인 베트남> 에 대한 이야기를 준비하며 아세안 반도체 강국인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자료를 찾다가 우연히 인도네시아 관련 내용을 보게 되었습니다. 인도네시아가 왠 반도체??
자카르타 포스트의 2022년 11월 기사에 따르면 영국 국제 무역부, 영국 국방 및 보안 수출 국장 (Director of The United Kingdom’s Department for International Trade, UK Defence and Security Exports ) Mark Goldsack이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에게 ‘인도네시아에서 반도체 생산을 할 것’을 제안했다고 합니다.
영국에 반도체 기업이 인도네시아에 진출하고 싶어 하는 것도 아니고 게다가 과학기술부 장관도 아닌 국방&안보 담당자가 이런 말을 할까? 반도체를 ‘안보적인 측면’에서 바라보네?’ 이런 생각을 하면서 자료를 더 찾아 봤습니다.‘반도체’를 안보 측면에서 바라보고 있는 것을 알수 있는 부분은 유럽에서도 알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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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년 6월 인텔은 독일에 반도체 제조 공장 2곳을 짓기 위해 330억 달러를 (원화 43조원) 투자하기로 했고 이에 독일은 100억 달러를(13조원) 지원 해주기로 했습니다. 독일 투자를 발표하고 며칠 만에 폴란드에 46억 달러(6조원), 투자 계획을 발표했고 이탈리아와도 46억달러 규모로 투자 계획을 잡고 이탈리아 정부와 협의 중입니다. 인텔은 아일랜드에 180억유로 (26조원)을 투자한 상태에서 22년 아일랜드에는 120억 유로 (13조원)을 추가 투자했습니다.
그러면서 인텔은 자신들의 홈페이지에 ‘Expanding Leading-Edge Manufacturing Capacities for ‘Made in Europe’ Chips ('Made in Europe' 칩을 위한 첨단 제조 역량 확장)이라고 표현했습니다. 비용과 생산 효율 측면에서 적합하지 않은 유럽에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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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 집중된 생산 시설이 코로나 펜데믹으로 인해 공급망에 차질을 빗게 되자 공급망 불안정은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되는 심각한 문제가 되어 버렸습니다. 게다가 반도체처럼 차량, 전자제품 뿐만 아니라 군사 무기에도 필수인 핵심 부품이 공급되지 않게 되었을 때의 위협도 느끼게 된 것이죠. 그래서 유럽은 자신들의 ‘블록 내에’ 안정적으로 공급해줄 반도체 생산 라인을 서둘러 준비하게 된 것입니다.
게다가 미국은 글로벌 공급망이 집중되면서 빠르게 성장하다 못해 미국을 위협한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중국의 생산 시설을 아세안과 유럽으로 분산 시키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사실 그간 유럽은 중국 때리기에 소극적이었는데 자신들에게도 위협으로 다가오자 동참하게 된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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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국전문 외교 잡지인 <The Diplomat>에서 ‘대만에 집중된 반도체 비중을 줄여야 한다’ 라고 언급합니다. 과학기술 잡지도 아니고 경제 잡지고 아닌 미국 우파 보수 성향의 <The Diplomat>에서 이런 말을 한다는 것은 의미하는 바가 크죠.
전 이 부분을 보면서 미국이 대만을 버릴 준비를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시진핑과 바이든이 회담을 하고나서 미국은 ‘하나의 중국을 존중한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했고 중국은 당분간 대만을 공격할 일은 없다고 했습니다.
대만에 집중된 반도체를 아세안으로, 인도로, 유럽으로 분사 시켜서 중국과 대만을 두고 한 판 붙어도 반도체 공급망에 문제가 없을 때까지 서로 시간을 미루어 놓은 것이 아닐까. 이웃의 위기가 자신들에게는 기회인 이들이 있죠. 바로 동남아 국가들일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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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아세안에 반도체 투자를 적극 지원하겠다는 데에는 아세아에서 중국의 영향력을 차단하기 위함도 이유 일 것입니다. 아세안 국가들이 경제적으로 중국의 도움을 많이 받고 있거든요. 미국이 반도체 지원을 해준다고 하면서 아세안의 각 국가들의 성장을 도와주겠다고 합니다. 하지만 앞서 말한대로 중국에 집중된 공급망을 분산 시키려는 의도도 있구요.
경제적인 측면에서는 다양한 나라로 분산해서 반도체 산업을 투자하는 것은 효율적이지 않지만 앞으로 닥칠 것으로 예상되는 리스크를 감안하면 절대 비효율적이지 않다는 생각이겠죠
삼성과 하이닉스가 더 성장하고 전세계에서 비중을 차지하는 부분이 더 많아져야 할 것 같습니다.
우리의 평화를 위해서라도요